[칼럼]기(氣)가 합(合)하는 길(道)

2012

위 글은 하와이 도장 50주년을 축하하는 기념축사로 보낸 글이다. 7년 전에 보낸 글인데 하와이협회 회장이신 쿠보 선생님께서는 이후에 세상을 떠나셨다.

합기도 즉 아이키도를 글자 그대로 해석해 보면 기(氣)가 합(合)하는 길(道)이다. 그 뜻은 조화로운 길 혹은 깨달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글자 그대로 합기도는 화합과 조화로움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하와이 도장 50주년 기념행사 축사를 통해 밝혔듯이, 인도의 간디와 동시대를 살았던 합기도 창시자 우에시바 모리헤이는 비폭력이라는 똑같은 생각을 가졌는지 모른다.

간디는 비폭력을 정치에서, 우에시바는 비폭력을 무술을 통해 실천했다. 정치와 무술 양쪽이 무대는 다르지만 상대를 이기기 위해 싸움을 펼치는 곳이다. 간디가 연민, 용서, 사랑이라는 영적 이상을 대규모 정치 투쟁에 적용했던 반면, 우에시바 선생께서는 그것을 개인적인 갈등에 적용하여 일련의 실용적인 동작과 상호훈련 방법을 개발함으로서 비폭력을 생활화 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합기도가 세계평화의 선도자로서 존경받는 간디와 동등한 가치로서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격 일변도인 다른 무술들과의 차별성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키도 도장을 찾아오고 그 가치를 인정하며 오랫동안 수련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고학력과 아울러 사회적 기반을 다진 이들이 많다. 이는 무술을 넘어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무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무술(武術)과 무도(武道)는 상술과 상도와 비교할 수 있다. 물건을 파는 기술만 있는 사람과 철학을 갖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테크닉만 있는 것과 철학이 함께하는 것은 다르다. 세상은 없는자와 있는자의 악순환 속에서 없는자의 스트레스가 폭력으로 나타날 때가 많다.

‘열 명의 친구를 사귀는 것 보다
한 명의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 열정과 신념으로 불같이 타올라 적을 무찌르며 끝나는 성공적인 세상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다. 폭력은 또다른 폭력을 끌어들인다. 우리가 비폭력을 생활화하고 무도라는 훈련을 통해서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는 타워처럼 몸을 바로 세우고 세상의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心)의 중심을 곧게 하여야 한다.

10년전 서울에서 강습회 지도를 하고 있는 하와이협회 회장 쿠보 7단 선생

*아이키도 수련은 www.aikido.co.kr ‘수련장 안내’를 참조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