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도장 지도자 강습회 참석기. 부제 ‘반 보의 기적’

지난주말 4월 27일. 신촌 본부도장 지도자 강습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윤대현 선생님께서 지도하시는 본부 강습회는 매년 있어왔지만, 특별히 이번 강습회부터 ‘지도자 강습회’ 라는 명칭으로 행사가 개최되었습니다. 대한합기도회에 새로 가입한 지부도장이 있어, 이번부터는 신규 도장장 안내와 교육을 겸하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3시에 시작하는 본부강습회 시간에 맞추어 신촌에 도착했겠지만, 이번에는 윤대현 선생님께서 신규 도장장들에게 어떤 내용으로 교육하시는지가 더 궁금했기 때문에, 저는 오후 1시에 맞추어 본부도장에 도착하여 함께 신규 도장장 교육을 받았습니다.

대한합기도회에 신규 입회한 오산도장의 김판중 도장장님

“아이키도가 유도와 다른 점은, 검을 사용하는 사무라이들의 유술이라는 점입니다.”

윤대현 선생님께서는 아이키도의 기술적 특징을 이렇게 정의하셨습니다. 격투가 출신인 윤대현 선생님께서는 어떤 종목의 유술이든 상대방의 공격을 가정하지 않는 형태를 취하는 것을 납득할 수가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언제든 주먹에 얻어맞을 수 있고, 언제든 칼에 찔릴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엇서한손잡기와 한손양손잡기도 상대의 검선을 벗어난 위치에서 잡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이키도가 유도와 다른 점은 무기를 사용하는 사무라이들의 유술이라는 점입니다." 명쾌하게 정의를 내리고 계시는 윤대현 회장님.
“아이키도가 유도와 다른 점은 무기를 사용하는 사무라이들의 유술이라는 점입니다.” 명쾌하게 정의를 내리고 계시는 윤대현 회장님.

제 경우, 신규 도장장 교육에서 말씀하시는 내용은 모두 한번 이상 들어본 내용이었습니다만, 다시 한번 정리해서 들어보니 다시금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내용들이었습니다. 본부도장 벽에는 여러가지 기술표와 커리큘럼이 붙어있는데, 신규 도장장 교육은 본부도장 벽면을 훑으면서 도장을 한바퀴 빙 돌게 되어있었습니다. 고류에서 출발한 나기나타와 야리, 보 등이, 현대무기인 ‘장杖’ 으로 진화하는 내용도 흥미로웠습니다. 언제나 풍성한 윤대현 선생님의 이야기 보따리를 듣는 것 만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였습니다. 전국의 도장장님들은 대부분 다 알고 계실 내용이라도, 한번쯤 최신버전의 윤대현 선생님의 신규도장 교육을 다시 받아보셔도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강습회에는 신규도장 교육 직후, 대한합기도회 지도부 연무도 편성되어 있어, 풍성한 내용이 참가자들을 반겼습니다. 주목할 점은 검술 관련 연무였습니다. 작년에 가토리 신토류 목록을 취득하고 난 후 다시 가토리와 북진일도류 연무를 보니,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전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각 연무자들이 무엇을 새롭게 이해했는지에 대한 부분도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대한합기도회 지도부 – 야마노우치 타스쿠 연무
대한합기도회 지도부 – 방재석 연무
북진일도류 연무
대한합기도회 윤대현 회장 연무

그리고 강습회 정규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이키도는 부딛히지 않습니다. 충돌하지 않습니다. 서로 싸우지 않습니다.

이것은 아이키도가 제창하고 있는 캐치프레이즈입니다만, 아이키도는 이러한 삶의 철학을 말로만 주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어떻게 하면 더욱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매일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고민이 기술적 표현의 진화로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기의 흐름気の流れ이 이번 강습회의 테마였습니다. 전체적인 아이키도 기술의 흐름 중, 일관되게 나타나는 기술적 흐름의 단절. 혹은 끊어짐과 관련하여, 작은 반 보의 타이사바키를 적용함으로서 이러한 기술적 단절을 크게 줄이고 상대방과의 연결점을 개선할 수 있다는 원리였습니다.

기의 흐름(키노 나가레)이라는 매우 큰 주제 앞에서, 반 보의 타이사바키를 넣을 수 있느냐 하는 아주 간단하고도 단순한 부분이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쉬는시간에 윤대현 선생님께 “오늘의 주제는 ‘반 보의 기적’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라고 말씀드렸더니, 반 보의 기적이라는 부제를 매우 마음에 들어 해 주셨습니다. 이 반 보는 자신의 기술이 상대방에게 잘 먹히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초심자들, 혹은 조금 더 매끄러운 연결점을 추구하는 유단자들에게 커다란 팁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평소에 몇번씩 이 반 보를 사용하고 있었음에도, 스스로 기술정리가 되지 않아 모르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혹은 자연스럽게 이 스텝이 나오는데, 사용해도 되는 것인가 기술규정에 부합하는 내용인가 고민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내 삶의 태도에 있어서 이 반 보를 나가도 되는 것인지, 아니면 이 반 보를 물러서도 되는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 모든 아이키도가들에게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매일매일 땀흘려 수련하는 우리들의 아이키도 드라마에서도.
매일매일 이어져 나가는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에서도.

아주 작은 반 보의 걸음이 아주 큰 기적으로 펼쳐지기를 기원해 보았습니다.

멋진 강습회 지도해 주신 윤대현 선생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