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가져온 대한합기도회와의 인연

이 동 민 교수

대한합기도회와 함께한 지 벌써 10년 하고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이키도 수련을 시작한 지 10년 반 만에, 그리고 초단 승단을 허락받은 지 5년 만에 2단 승단 심사에 응시하는 셈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한 도장에 10년이 넘도록 계속해서 다닌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하고, 무술 수련을 하면서 5년 반 만에 초단 허락을 받고 10년이 넘은 시점에서 2단 승단 신청을 한다는 이야기에 승단에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놀라워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대한합기도회와 10년이 넘도록 인연을 이어 가고 있으니, 그 기간이 결코 짧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한합기도회와의 인연이 주는 의미는 그저 오랫동안 끊김 없이 이어져 왔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돌이켜 보면 대한합기도회와 인연을 맺고 아이키도 수련을 시작한 것은, 제 삶에서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일은 제 삶을 근원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에 대한 극심한 콤플렉스가 듭니다.

무엇보다 아이키도 수련을 시작하면서, 윤대현 관장님께 제 내성적인 성격에 대한 칭찬을 들은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저의 내성적인 성격을 제가 가진 장점으로 재인식하게 된 그 때의 감동은, 수필 문학으로 재구성되어 제 첫 문집에도 실려 있습니다.

2018년 초단을 받을때

초단 승단을 허락받았던 2018년은, 비록 여러 가지로 부족함이 많기는 했지만 대학에서 전임교원 생활을 처음을 했던 해이기도 합니다. 학위를 받고 몇 년 동안 강사 생활을 하다가 처음으로 전임교원이 된 해에 아이키도 초단 승단까지 허락을 받으니, 그 기쁨은 비할 데가 없었습니다. 아이키도 수련을 꾸준히 이어가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고 중간중간에 수련을 많이 못 나온 적도 적지만은 않았지만, 아이키도 수련과 학술연구를 꾸준히 이어 온 보람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는 2018년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힘든 시간강사 생활, 대학원생 생활도 아이키도 수련을 하며 슬기롭게 잘 이겨낼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믿음이 듭니다.

어찌어찌 5년이나 미루어 오던 2단 승단을 하게 된 계기는, 올 초에 개인사로 어려움을 겪을 때 윤대현 관장님께서 이럴 때일수록 아이키도 수련에 전념할 필요가 있다며 승단 심사에 응할 것을 권유해 주셨던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아이키도 수련에 전념한 덕분에, 개인사, 커리어 문제 등으로 어려웠던 2023년 상반기를 어떻게 잘 버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외국 친구와 함께 수련후 기념사진

올해 8월 초에는 꿈에도 그리던 국립대학교로의 전출에 드디어 성공했습니다. 그 직후에는 몇 달을 고민해 오던 개인사의 어려움 역시 극적으로 해결되었습니다. 대한합기도회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직후 저를 30년도 넘게 괴롭혀 왔던 콤플렉스에서 해방되었고, 초단 승단을 허락받은 해에는 대학에서 전임 생활을 처음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단 승단 심사를 한 달 조금 더 앞두고는 정말로 가고 싶었던, 꿈에도 그리던 국립대학교 부임이 결정되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아이키도 수련은 그저 좋은 운동을 하는 수준을 넘어, 제 삶에 결정적인 변화와 발전을 가져 온 터닝포인트라는 의미라고 굳게 믿습니다.

대학을 옮기는 일이 생각 이상으로 바빠서, 승단 심사를 한 해 미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쁜 일은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닥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직장, 자리를 얻는 데 성공했다는 희열과는 별개로 직장을 옮기는 일이 만만찮게 바쁘고 힘들기는 하지만, 어쨌든 승단 심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아니, 제 삶에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가져다 준 아이키도 수련이라는 축복과 평생을 함께 하는 행운을 계속해서 누려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