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의 무술 합기도(Aikido) 수련의 핵심

MBC에 소개된 조화의 무술 합기도

처음 한국에서 합기도가 전혀 다르게 전달된 이유는 합기도가 요구하는 기술과 수련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문 ‘合氣(합기)’ 라는 글의 의미는 기(氣)가 합하는 것이다. 그것은 우주,자연과 하나가 되고 혹은 상대와 내가 하나 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술적으로는 조화를 뜻하는 것으로 정신적 의미는 평화와 사랑이다.

처음 합기도의 탄생 배경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에 의해서 그저 호신술 정도로 이해해 버렸다. 이전에 태권도에서 하는 호신술이 합기도의 호신술과 다를게 뭐가 있냐는 논쟁을 일으키는 것을 보았다. 어떤 지도자는 합기도는 태권도 호신술을 똑같이 따라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한 사람도 있었다. 기술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틀린 이야기가 아니다. 왜냐하면 합기도 대회를 보면 태권도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사이비 합기도를 말한다. 

합기도는 태권도와 호신술이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태권도에서도 똑같은 호신술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한국에 알려진 합기도는 명칭만 다를 뿐 지도하는 것은 태권도와 별반 다르지 않다.

태권도와 유사한 합기도 경기

일본에서 시작되어 2차 세계대전 이후 빠른 속도로 전 세계인에 알려진 오리지날 합기도인 아이키도(Aikido)는 합기(合氣)라는 글자가 의미하는 형태를 가장 정확하게 기술적으로 철학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무술이다. 그것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하나를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전쟁이 끝나고 살상 위주의 옛 무술은 심신(心身) 통일과 강인한 육체를 위한 건강 운동으로 변화하며 스포츠가 되었다. 현대의 스포츠란 안전을 기반으로 규칙이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평화로워지면서 오히려 폭력적인 전투 무술들이 인기를 끌면서 로마시대 경기 장면을 연상시키고 있다.

실전에 매우 뛰어나다고 하는 것일 수록 위험이 동반된다. 하지만 그런 위험을 선전하는 곳은 볼 수 없다. 숨기고 있는 것이다. 만약 실전에 뛰어나다는 투기종목에서 이 무술을 배우면 죽을 수도 있고 평생 남을 상처를 갖게 될 수 있다고 선전하는 곳을 보았는가? 그런 무술은 운동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가해자가 될 수 있고 둔한 사람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강자 독식의 승부세계

무술 종목을 선전할 때 위험성을 얘기 한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우리 무술은 매우 위험합니다!” 라고 한다면 그것이 아무리 실전에 뛰어나다고 해도 머뭇거리게 될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서양 스포츠에 매몰된 무술이 이전의 투쟁적인 정신을 그대로 유지한체 순위 경쟁을 하는 스포츠로 바뀌고 있을 때 합기도는 세계평화를 위한 진정한 화합에 길을 제시하고 있었다.

정통합기도 즉 아이키도는 전후(戰後) 인간 존중에 대한 윤리성에 기반을 둔 평화의 무술로 정착하게 된 무도(武道)이다. 합기도의 모든 기술은 다툼이 없는 조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처음 배우는 기본기술인 제1교의 예를 들자면 기술을 펼칠 때는 기술을 받고 있는 상대와 기술을 펼치고 있는 나의 두 중심(단전)이 하나의 일치된 꼭지점을 향해 나아갈 때 저항을 제거할 수 있다.

만약 그런 기술적 조화가 없게 되면 상대는 저항하게 되고 기술을 펼치는 사람은 강한 힘을 쓰게 된다. 상대의 팔이 경직되면서 저항하고 있다면 강한 힘에 의해 상대는 부상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수도를 세워서 짜르듯 누르는 것을 기술(칼넣기)이라고 말하는 지도자가 있다. 그것은 태권도 호신술에서도 똑같다. 태권도는 치고 차는 것이므로 경직된 그런 표현이 틀리지 않지만 합기도에서는 잘못된 것이다.

저항할 수 없도록 이끄는 제1교,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기술로 알려져 있다.

던지는 기술에서도 똑같다. 특히 사방던지기는 서로의 중심이 하나의 일치된 지점을 향하고 있지 않으면 긴장을 일으키면서 저항하게 되고 어깨나 팔에 부상으로 이어진다. 그런 현상은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나타난다. 서로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거나 다른 말을 하고 있다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또는 굴복시키기 위해 언성이 올라가거나 아니면 다른 어떤 힘을 사용하게 된다.

합기도(Aikido)에서는 그런 경직된 저항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제압이 되면서도 혹은 던져지면서도 당하는 자(者)가 스스로 이해가 될 수 있는 움직임으로 나타나 상호간 조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합기도는 상대를 굴복 시키기 위해 강한 완력을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저항을 일으킬 수 없게 함으로서 안전하고 완벽한 제압이 가능케 되는 것이다.

사이비 합기도 지도자들은 그런 긴장과 저항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힘으로 제압해 버리므로 해서 크고 작은 부상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아이키도를 똑같이 흉내 낸다고 해도 기본적인 정신과 적용되는 기술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깊이 있는 접근과 발전이 불가능하다.

합기도 수련은 심신(心身)을 통일시키는 하나의 수양(修養)으로 여기고 좀 더 나은 자신을 향한 수련을 평생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합기도를 호신술 운동 정도로 바라보는 이들은 그러한 수양의 의미를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 나은 자기발전을 위한 꾸준한 수련을 하지 않는다.

내가 처음 일본에 수련하러 갔을때 고단자나 단체장들이 기분이 내킬 때나 나와서 한번 수련하는 것이 아닌 정해진 매 타임마다 빠지지 않고 지도하며 수련하는 것을 보고 놀랐던 것이 이런 것이었다. 합기도(Aikido)는 기술이 숙련되고 발전되어 갈 수록 평화를 사랑하며 다툼이 없는 조화로운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도 변함없는 수련을 하고 있는 합기도 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