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합기도는 어떻게 가르치는가.

차력에 관심을 가졌던 학창시절 필자, 이때 이미 무술 사범이었다.

“합기도는 합기를 하기 위한 길이다!” 라고 설명해도 ‘합기’가 뭔지 모르기 때문에 이해를 못한다. 체육관장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나는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와 합기도를 배우고 가르쳐왔다. 군 복무중에는 태권도만 가르치다 전역했고 제대하고 나서도 사범생활이 이어졌다. 그 당시 내가 알고 있던 합기도는 태권도와 이름만 다를뿐 호신술을 조금 섞은 것 외에는 다를게 없었다.

무술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제2회 월드컴뱃게임즈’에서 태권도 시범을 보았는데 이전에 내가 알고 있던 합기도(Hapkido)를 닮아 있었다. 무술의 종류는 크게 시합을 하는 투기 종목과 그 외로 구분할 수 있다. 내 머릿속에는 무술은 오직 겨루기[組手]만 있다고 생각을 했고, 그 정점을 목표로 강해지려고만 했다. 그러던차에 시합이 없는 합기도(Aikido)를 만나고 나서 몹시 혼란스러움을 겪었다.

이후 관견(管見)을 벗어나 새롭게 무술에 대한 생각을 재정립하기 시작하였다. 지금 많은 합기도 사범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 합기도에 대한 정체성과 가치관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생계형으로 도장을 운영하다보니 유행에 따라 학생들이 좋아할만 한 것을 섞는 것이 자연스럽다. 결국 이름만 합기도 일뿐 종합무술에 불과하다. 초창기 제자들이 첫 단추를 잘못 꿰면서 쌓인 업보일뿐이다.

오래전부터 합기도계 내외에서 제기되어왔듯이 올바른 명칭과 기술 체계에서 타 무술과의 차별성을 찾는 길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그것 말고는 경쟁력을 갈수록 잃어갈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동네 합기도장이 유행에 따라 간판이 바뀌는 것은 자신이 하고 있는 무도에 대한 확신과 가치 기준이 없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합기도에 대한 정체성이 없으면 타 무술을 기웃거리게 된다. 합기도는 유술이며 타 유술과 구분되는 것은 시종일관 합기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합기는 호흡법이라고도 하며 중국무술의 경(勁)과도 결을 같이 하기도 한다. 선생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합기에 대한 느낌과 이미지는 비슷한게 많다. 특히 합기도는 검술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기술 설명을 할 때 검으로 모든 설명이 가능하다.

합기도의 핵심 기본기술인 ‘호흡법’

대동류합기유술의 다케다 소가쿠는 검술의 명인이었고 합기도 창시자인 우에시바 모리헤이는 검(劍)의 원리를 체술로 표현함으로서 기술적으로 완벽함을 보여주었다. 합기도 탄생에 있어서 그 두 사람의 기술적 영향은 절대적이다. 좌기(座り技)에서 하는 호흡법(合気上げ)은 다케다 소가쿠 선생의 트레이드 마크로 절대 빠질수 없는 기본 중에 기본이다. 그것은 우에시바 선생의 합기도로 이어지고 있다.

발차기를 하는 타격기에서 합기도로 바뀌면서 가장 어려워 하는 것은, 발차기와 펀치가 무술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수련생과 지도자의 편견을 깨는 일이다. 10년 이상씩 오래도록 가르치려면 정말 많은 지식과 실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오랜세월 배움으로 얻어진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합기도는 나이 많은 지도자들이 많다. 그것은 오래해도 무리가 없고 완성도가 높아지는 운동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합기도는 여타 무술과 달리 매스게임이 불가능 한 종목이다. 그것이 합기도가 가진 기술적 특징이기도 하다. 완력이나 힘을 사용하지 않는 합기는 형태가 없고 매우 감각적이라서 지도자마다 똑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어도 다를 수 밖에 없다. 군대에서 집단체조를 하듯 통일된 동작으로 보여주는 것은 합기도 성격상 보여질 수 없는 모습이다.

합기도 조직은 도주(道主)을 중심으로 실력과 자질을 갖춘 선생들이 조직의 기둥이 되고 있으며 그에 맞는 예우를 하고 있다. 여전히 정해진 시간에 후학들을 지도하고, 합기도 보급을 위해 세계 각지를 다니며 노력하고 있다. 그에 비해 국내는 국가 지원만을 기대하며 조직을 급조하여 단증과 자격증 발급에 더 치중을 하는 후안무치한 행동만 보이는 곳이 많다.

국내에서도 합기도의 올바른 자리매김과 건전한 무술 문화의 보급을 위해 대한합기도회는 묵묵히 그 역할을 다해 나가고 있다. 후학을 제대로 양성하고, 실력있는 지도자 배출을 통해 ‘평생무도’의 기반을 다져나갈 수 있게끔 도와 주고 있다.

합기도 기술은 검으로 모든 설명이 가능하다.
윤대현
국제합기도연맹(IAF) 한국대표 아시아합기도연맹 한국대표 (사)대한합기도회 회장 국제합기도연맹 공인 6단 신촌 본부도장 도장장 국제합기도연맹(IAF) 공인사범 도장연락처: 02-3275-0727 E-mail:aikido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