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다음 목표를 향해

2023년은 내 무도 인생에 큰 획을 그은 한 해이다.

아이키도를 시작하면서
“승단, 행사참가, 무도여행… 뭐든 매년 한 가지 이상 목표를 세우고,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해내자!” 다짐하고 쉼 없이 달려왔다. 하지만 4년여간 지속된 코로나 사태로 이전처럼 운동을 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쉬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그렇게 나의 다짐도 허울뿐인 다짐이 되어 버리는 듯 했다.
2022년에 들어서며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어가는 움직임이 보이고 2023년부터는 이전처럼 국내외에서 갖은 무도 행사가 열리기 시작했다.

그럼 나의 목표도 다시 세워야겠지!
지난 4년간 못했던 것까지 2023년 한 해 열심히 달려보자.

목표 1_가토리 마치다 행사 참석
목표 2_아이키도 4단 승단 도전
목표 3_가토리 교사면허 도전
목표 4_아이키도 4단 & 가토리 교사면허 부부

그렇게 2023년. 나의 도전이 다시 시작되었다.

– 중략 –
(가토리 면허 후기이므로 목표 1, 2에 대한 내용은 생략합니다. 참고로 둘 다 목표 달성!!)

목표 1_가토리 마치다 행사 참석

목표 2_아이키도 4단 승단. 너무나도 기뻐하는 그녀…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도장은 승단 후 가토리 입문을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나의 경우, 초단 허락을 받고 곧이어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가토리 입문을 뒤로 미루었다. 임신-출산-육아의 과정을 거치며 못해도 최소 2~3년은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을 텐데 입문만 먼저 하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사실 나의 딸은 0세때 이미 뱃속에서 나와 함께 초단을 허락받은 최연소 승단자(?)이다. 하하)


최연소 초단

그렇게 몇 해를 보내고 2015년 다시 운동에 복귀하면서 나의 가토리 수련도 시작되었다.
승단을 할 때까지만 해도 후배였던 회원들은 어느덧 모두 승단을 하였고, 가토리 역시 목록과정의 카타는 다들 외운 상태였다. 나는 이제 시작해야 하는데 다들 100m 앞서 달려가고 있었다.
아이키도도 그렇지만 검술 역시 파트너가 필요한 운동이다.
지금에서야 ‘파트너의 실력이 어떻든 수련 과정에서 배울 것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때까지만해도, 이제야 카타를 외우는 나와 같이 수련하는 게 상대에게 폐를 끼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컸다.

‘나와 파트너가 된 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나와 함께 수련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정말 열심히, 미쳐야겠구나.’

수련시간 외에도 틈만 나면 영상을 보고.
카타가 쉬이 외워지지 않아 수첩에 적어도 보고.
집에선 신랑(당시 가토리 목록) 붙잡고 연습하고.
승단심사 준비(이때는 항상 미치므로!!)를 제외하고 그때만큼 미쳤던 때가 있었나 싶다.
왜?
늦게 시작한 만큼 빨리 따라잡아 동등하게 수련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그때 만약 ‘늦게 시작했으니 내가 못하는 게 당연하지. 적당히 하자’라는 마음으로 수련에 임했다면 지금의 성취를 이룰 수 있었을까.
그렇게 난 먼저 달리기 시작한 후배들을 따라 달렸고, 그보다 더 앞서 계신 선배님들의 가르침을 받으며 가토리 수련을 이어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참 운이 좋았다.

(2022년 기준) 3명의 교사면허, 10명의 목록, 열심히 하는 후배들.
제주도장은 가토리 수련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교사면허 세 분은 각기 확연히 다른 스타일로 가토리를 표현하기에 다양한 검리, 움직임을 배울 수 있고,
언제든 도장에 가면 다수의 목록이 수련에 참여하고 있기에 만족할 만큼 땀 흘려 훈련할 수 있으며,
열정을 가진 후배들이 있기에 한 시도 게으르지 않고 정진할 수 있었다.

2년에 한번씩 참여하는 스가와라 선생님의 마치다 행사는 또 어떤가.
전 세계에서 모인 고수들과 같이 검을 맞대고 훈련하면서 자칫 자만과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나를 채찍질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기도 하지만, 7일 정도 소요되는 해외 행사에 함께 참가하는 열정적인 도장 식구들이 있다는 것 또한 무도의 길을 걸어 가는데 있어 참 행복한 일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런 저런 좋은 운이 겹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좋은 기운으로
2016년에는 목록을,
2023년에는 드. 디. 어 교사면허를 허락받았다.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다.
교사면허를 받았다고해서 끝이 아님을 알기에.
이제야 면허가 될 준비를 마쳤을 뿐이라는 것을 알기에.

“더욱 열심히 해서 후학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어 주시기를 당부합니다.”
교사면장을 전달하며 문영찬 지부장이 한 말이다.

목표 3_가토리 교사면장을 받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나를 인정해주신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은 제자.
나를 이끌어주신 선배님들께 부끄럽지 않은 후배.
무엇보다 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이로써 나는 2023년 이루고자했던 4가지 목표를 모두 이루었다.
목표했던 바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지만 신랑과 함께 이루어낸 4번째 목표가 무엇보다 뜻깊다.

목표 4_송경창-김시연 아이키도 4단 & 가토리 교사면허 부부

“아이키도를 맘껏 하고 싶어서 지도원과 결혼했어요.”
“아이키도는 제 평생무도예요.”

라고 부르짖어왔지만 진정한 평생무도가 되기 위해서는 나 혼자만의 생각, 나 혼자만의 행복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안다.
가족의 도움이 필요하고, 더 나아가 가족 모두가 같이 한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이 어디에 있을까. 앞으로는 이렇게 하나하나 우리 가족이 만들어갈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노력해야지.

그래, 다음 목표는 “아이키도 4단(이상) & 가토리 교사면허 가족”이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