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항(拮抗)’ -윤대현 칼럼-

서로 버티어 대항한다는 뜻이 길항(拮抗)입니다. 일반인들이 호신술이라고 알고 있는 합기도(Aikido)기술은 나게(기술을 펼치는 사람)와 우케(기술을 받는 사람)가 길항 작용에 의해 주고 받는 과정에서 서로 반대적인 기술 효과를 성장 시켜가는 운동입니다. 아래 사진은 우케가 엑스트라처럼 몸을 날리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스로 날아가는 엑스트라

기술을 받는 우케의 길항 작용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손도 닿지 않았는데 나가 떨어지는 중국 사이비 무술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치니까 나가 떨어진다고 보는 사람도 있을지 모릅니다. 실제로 쳤을때 사진에서 보듯 몸이 공중으로 뜨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과장된 거짓입니다. 이런 것을 호신술이라고 하면 안됩니다.

공격하면 피하거나 막는 것이 상식

공격이 들어오면 피하거나 막는 것이 상식입니다. 내가 던지려고 하면 상대는 저항합니다. 치면 막는 것처럼 말입니다. 상식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기술이 길항 작용을 합니다. 만약 합기도 기술이 살짝만 움직여도 날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 상식적이지 못한 것이 되어 버립니다.

아이키도 즉 합기도 훈련은 끝까지 저항하는 상대의 길항을 이용해 던지거나 제압하는 운동입니다. 저항하는 상대를 던지는 유도와 다르지 않습니다. 유도와 합기도는 같은 유술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검의 이치에 따라 완력을 쓰지 않고 상대를 다치게 하지 않는다는 안전에 대한 의식입니다.

길항 / 상대는 가볍게 당하지 않는다.

만약 합기도 기술이 길항이 없는 단순히 보여주기식 기술 나열에 불과하게 되면 연속적으로 펼치는 운동에 대한 훈련의 효과가 없게 됩니다. 합기도가 유도나 태권도 같은 타 무술에서 그런 운동 효과를 얻으려 하게 되면 호신술은 하나 마나하는 장식품이 되어 버립니다. 그것은 합기도장에 가서 합기도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유도나 태권도를 배우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합기도를 제대로 이해 하려면 먼저 기술에 길항이 걸리고 있는 지를 살펴야 합니다. 위 엑스트라 사진처럼 나게(던지는 자)가 폼을 잡으면 우케(받는 자)가 스스로 점프해서 떨어지고 있다면 그것이 거짓 기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눈속임하는 것이 됩니다. 그런 것이 나쁜 것인지, 좋은 것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것은 그렇게 보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우케는 마지막까지 저항해야 한다.

상대가 기술을 펼치면 스스로 점프하며 낙법하고 있는 모습과 마지막까지 길항 하다가 던져지고 멋지게 일어나는 것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여지게 됩니다. 던지는 사람(나게)은 반듯하고 안정된 자세로 다음을 준비하고, 날아가는 사람(우케)은 스스로 몸을 날리는 것이 아니라 길항하고 멋진 토비 우케미(깃털수신)로 반듯하게 돌아옵니다.

길항 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반대적인 효과를 성장시키는 운동이 합기도 입니다. 합기도는 지거나 이기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합을 하지 않습니다. 던졌다고 해서 이기는 것이 아니며, 던져 졌다고 해서 지는 것도 아닙니다. 기술을 펼치는 사람과 기술을 받는 사람 모두 자신의 역할이 있고 그것을 얼마만큼 훌륭하게 해결하는 지가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아이키도는 성장하는 과정을 평가하는 운동입니다. 시합을 하여 순위를 정하는 상대 평가는 하지 않습니다. 상대적인 평가를 하게 되면 약자는 항상 패배자가 되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합기도를 만유애호라고 하는 이유가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추석 명절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가끔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케의 힘에 나게가 제압되고 있을때 입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습니다.
윤대현
국제합기도연맹(IAF) 한국대표 아시아합기도연맹 한국대표 (사)대한합기도회 회장 국제합기도연맹 공인 6단 신촌 본부도장 도장장 국제합기도연맹(IAF) 공인사범 도장연락처: 02-3275-0727 E-mail:aikido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