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道), 문(門), 선생(先生)-터키에서 아씀

이스탄불 대학 체육관에서 지도하고 있는 윤대현 사범

길 위에 서있다

2008년, 저는 터키(Turkey,투르키에)에 있는 이스탄불의 한 도장에서 선배(센바이)로서 어린이 클래스를 담당하곤 했었습니다.
어느 일요일 이스탄불 공과대학 체육관에서 아이키도 세미나가 있는데, 한국에서 선생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접하고, 도장의 어린이 클래스가 끊나기가 무섭게 세미나 장소로 달려 갔습니다. 하지만, 세미나가 끊나기 30분 전에야 겨우 세미나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수업에 참석하는 것은 불가능하였고, 그런대로 청중석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공개시연의 테크닉을 보고 첫번째 든 생각은 이러하였습니다. 이분께서는 보여주기식 시연을 하고 있지 않구나. 이분은 가르치고 계시구나!

항상 마음속에 기술적인 공허함을 가지고 있던 차에, 그분은 우리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시면서 기술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때 이 선생님에게서 꼭 배워야겠다고 스스로 마음먹었습니다.

필요하다면 한국에 도장을 찾아가야 할지도 모르지만, 이 선생님을 만나야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바로 그런 기회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메르베(MERVE)의 교환 학생 시절 국회 의사당 앞에서 기념 컷

길 위로의 초대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제가 다니는 도장 친구 메르베(MERVE)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메르베는 한국에 교환 학생 자격으로 가게 되었고, 한국에서 믿을만한 괜찮은 도장을 찾고 있다고 했습니다. 나는 망설일 것 없이 윤대현 선생님을 찾아 가라고 했습니다. 나는 윤선생님의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없었지만, 다행히도 멀리서 나마 진짜 아이키도 수업을 참관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메르베에게 윤대현 선생님 외에는 누구에게도 가지 말라고 이야기 해주었고, 가능하다면, 윤대현 선생님의 도장과 가까운 곳에 거처를 정하고, 반드시 그의 제자가 될 것을 권고해 주었습니다.

메르베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윤선생님의 도장에서 가까운 기숙사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도장에 입문을 하고 그의 제자가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윤선생님은 메르베에게 어떻게 알고 찾아오게 되었는지를 물었고, 메르베는 저에 대한 이야기를 윤선생님께 말씀드리게 되었습니다.- 터키에 아씀(ASIM)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윤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고 싶어하는지를…

선생님은 메르베에게 명확히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ASIM이 이곳에 오고 싶다면, 윤선생님의 문은 항상 열려있을 것이고, 그가 이곳에 오도록 해라!” 이 소식을 접하자마자 나는 망설임 없이 한국행 항공편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분을 만나기 위해, 그리고 그분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선생님과의 만남

당시에 나는 터키 아이키도 교육수준과 도장들의 파편화된 구조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고, 더 이상 터키에서는 양질의 아이키도 교육을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아이키도를 그만두려고 하던 차 였습니다.

이러한 복잡한 마음들을 정리하고 저 자신만의 안식년, 다시 말해 아이키도와 헤어지기 위한 마지막 여행으로 한국행을 택했습니다.
윤선생님의 수업에 참석할 때마다, 나의 놀라움은 커지고, 지식도 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에 대한 나의 동경은 나날이 커져만 갔습니다.

수업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힘의 사용이었습니다.
강하지만, 기술적으로 힘의 사용이 느껴지지 않는 것….

제가 알고 있고 그동안 터키(강하게 더 강하게)에서 배운 것과는 정반대였습니다.

나는 진리를 찾는 구도자의 모습이었다.

꿈만 같은 3주간의 트레이닝을 마치고, 터키로 돌아가야 할 때 였습니다.
그때 나누었던 윤선생님과의 대화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제게 고국으로 돌아가서 어뗳게 할 것인지를 물어 보셨습니다.
나는 선생님께 터키로 돌아가면 과거의 제가 알고 있던 그리고 잘못배웠던 아이키도와 결별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꿈 같은 3주간의 기회를 주신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을 제게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이 도장문은 항상 열려있고, 터키에서 아이키도를 그만두더라도, ASIM이 원한다면 이곳에 와서 언제든지 수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생님께서는 터키에 오셨을 때 잠깐이나마 터키 아이키도 도장들의 시스템을 보았고, ASIM의 아이키도를 그만두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합기도는 ‘길(道)‘ 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길 위에서 좋은 선생님들과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럼으로, 좋은 선생님들이 계시는 길 위에 있어야하고, 그 길 위에 서있을 때 비로소 아이키도를 발견할 수 있다고…

ASIM이 터키로 돌아가면, 오늘 나눈 대화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아이키도에 대한 방향을 찾았으면 한다고 마지막 당부를 하셨습니다.

터키로 귀국 후에 몇 달 간 도장에 나가지 않고, 윤선생님의 말씀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야 할 아이키도 방향을 찾았습니다. 마침내 저의 도장과 그룹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벌써 2023년이 2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귀국후 몇년동안 윤선생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고, 저희 도장에 여러 차례 초대하여, 저희 도장 그룹에도 선생님의 지식과 경험을 배울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윤선생님깨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저는 그 길 위에서 많은 휼륭한 선생님들을 뵐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이런한 기회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그 길은 저를 문 앞에 도착하도록 이끌었고, 선생님께서 그 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그 길로 가는 문이 항상 열려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이제 그 열려있는 문은 또 다른 길로 저를 인도합니다.

2022년 10월 15일에
터키에서 ASIM ERTURK

(번역은 알렉스씨가 도와주었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