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가 추구하는 기술

세종문화회관에서 합기도 검술과 장술을 연무하는 모습

합기도(Aikido) 기술의 특징은 검술과 같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타이밍’입니다. 그리고 상대의 힘을 흡수하여 자신의 힘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상대의 힘과 내 힘이 합쳐지면 상대는 스스로의 힘으로 당하는 것처럼 되고 맙니다. 상대의 공격을 방어할 때도 상대의 치는 속도에 타이밍을 맞추어 공격의 방향을 바꾸거나 흘려 보냅니다.

힘이 부딪치지 않게 합니다. 상대보다 느슨하게 받거나 강하게 받으면 힘이 부딪치게 됩니다. 합기도는 완력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힘이 없어도 된다는 뜻으로 오해하면 안됩니다. 파도를 타듯이 상대와 나의 힘이 일치되어 움직이는 것입니다. 치고 들어오는 상대의 공격에 대해서도 서로 부딪치거나 밀고 당기는 것처럼 힘을 쓰지 않습니다.

힘으로 부딪치는 것을 피하는 것인데 검술에서 공격하는 검과 방어하는 검이 서로 부딪치는 것을 피한다는 뜻입니다. 상대가 정면을 공격해 왔을 때 강하게 막는 것이 아니라 공격의 타이밍과 일치시켜서 흘려 보내거나 방향을 바꿔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만약 모든 상황을 힘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면 힘이 센 자가 이기는 것이 되어 기술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호흡던지기 연무모습

검술이 그런 것입니다. 옛날 무사들이 터득한 검술의 원리를 현대에 와서 유술로 재 탄생시켜 놓은 것이 합기도 입니다. 따라서 합기도는 격투기처럼 시합에서 이기기 위한 공격적인 타격기를 연습하지 않습니다. 힘이 부딪치지 않는다는 대 전제 하에 호흡력이라고 하는 힘의 사용법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완력에 의존하지 않는 기술적인 조화에만 신경을 씁니다.

따라서 완력을 키우는 시합을 위한 훈련은 하지 않습니다. 이기고 지는 것에 마음을 두지 않고 매 순간 조화롭게 펼치는 기술에 전념하며 빠른 공격에 대해서도 타이밍을 맞추는 기술적인 표현에만 힘을 씁니다. 호흡력은 단순히 들숨과 날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씨름에서 삿바를 잡고 동시에 일어나기 위해 호흡을 맞추며 힘을 쓰는 거와 같습니다.

즉 호흡력이란 상대의 힘을 파도처럼 이용해서 자신이 의도한 방향으로 보내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합기도라는 것은 순식간에 다가오는 위험으로부터 임기웅변으로 상대의 힘에 맞추고, 스피드를 포착하는 타이밍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운동입니다. 또한 공격하는 상대까지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윤리의식은 합기도가 공격적인 타무술과 구분되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합기도 창시자의 기념관

1940년대 중반에 전쟁이 한창이던 일본에서 평화의 무술로 합기도가 처음 소개가 되었을 때 파괴적인 힘을 앞세운 기존 무술들만 봐왔던 일본인들이 합기도 창시자 우에시바 모리헤이가 보여준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고 ‘저 운동은 여자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얏잡아 보았습니다.

하지만 힘이 약한 여성이 강한 남성을 쉽게 제압하는 것을 보고 새로운 무술의 장이 열렸음을 이해하게 되면서 급속도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합기도는 수련의 깊이가 깊어질 수록 자세는 아름다워지고, 움직임은 자연스럽고, 투쟁적인 마음이 사라지며, 바르게 걷는 것처럼 흐트러짐 없이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아도 최고의 기술이 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평화의 무술로 전세계에 빠르게 전파되면서 현대스포츠로 대중화된 것이 합기도입니다. 수많은 사이비 종교가 탄생한 것처럼 이름만 도용한 유사한 합기도가 우후죽순처럼 나타났지만 위와 같이 처음 합기도를 만든 창시자의 정신과 기술를 정확히 이해하고 가르치는 곳은 흔하지 않습니다.

합기도 세계본부 수련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