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를 걷는다는 것(박소희)

‘무도’가 이렇게 즐겁고 재밌는 것인줄 처음
알려준 것이 아이키도입니다.

정도를 걷는다는 것 _ 3단 승단 심사를 앞두고 (신촌 본부도장 박소희)

 

3단 승단심사를 앞두고 새삼 지난 시간을 돌아봅니다. 2008년 2월에 처음 아이키도를 만나고 지금까지 12년 6개월.

초단까지는 윤대현 선생님이 자주 말씀하시는 ‘신체조작의 즐거움’, 기술을 배우는 즐거움에 푹 빠졌습니다. ‘무도’가 이렇게 즐겁고 재밌는 것인줄 처음 알려준 것이 아이키도입니다.

2단 때에는 간합(間合)을 통해 평화와 조화를 추구하는 아이키도 정신을 새겼습니다. 기술에서의 간합만이 아니라 상대가 없으면 나 또한 의미가 없음을 알았습니다. 나와 함께 합을 맞추는 상대와의 관계, 조화와 거리를 생각할 수 있었던 기간이었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 제가 서울을 떠나 통영 도장에서 수련을 이어가고 있었기에 더욱 함께 수련하는 상대에 대한 고마움을 절감하고, 도장에서, 강습회에서 만나는 사람 하나하나와의 인연에 감사함을 새겼습니다.

다시 서울로 돌아와 신촌 본부도장에서 수련하며 다시금 그 관계의 중요성을 매일 깨닫습니다. 선생님을 가까이서 매일 뵙는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하고 감사한 일인지, 이끌어주고 도움 주는 선배님들 한 분 한 분이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지, 피곤하고 어려운 가운데도 함께 땀 흘리는 도우와 후배들은 또 얼마나 반갑고 기꺼운지. 특히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강조되는 요즈음에는 더욱 깊이 느끼곤 합니다. 이 모든 사람이 있어서 오늘의 제가 있을 수 있었고 내일의 제가 나아갈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2단이 상대와의 거리와 관계에 골몰한 시간이었다면, 3단을 준비하며 다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생각합니다.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언제나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기본, 기초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초단에서 기술을 배우고 2단에서 그것을 익혔다 생각했는데 배움을 더할수록 가장 기초로 돌아가야 하는 스스로를 발견합니다.

모든 것은 바른 자세에서 나오며, 올바른 구조를 유지한 채 힘을 빼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늘 스스로 바르게 서 있는가를 먼저 돌아봐야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어쩌면 이는 도장에서만이 아니라 삶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공자는 논어에서 ‘삼십이립(三十而立)’을 말했다 합니다.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고(오십유오이지우학 吾十有五而志于學), 30세에 능히 일어섰으며(삼십이립 三十而立), 40세에 유혹에 흔들리지 않게(사십이불혹 四十而不惑) 되었다…”로 이어지는 이 유명한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립’은 ‘기초를 이루었다’는 의미 혹은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해석합니다.

수련을 하며 이립(말 이을 而, 설 立)에 대해 오래 생각하였습니다. 바르게 스스로의 힘으로 올곧이 서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수없이 기초를 닦아야하는지를 말입니다. 또한 그렇게 단단한 초석 위에 비로소 올곧게 서고,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정도(正道)임을 깨닫습니다.

선생님은 언제나 기초와 기본을 강조하며 그것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심사를 준비하며 스승과 선배들이 미리 닦아 놓은 길(正道)을 따라 갈 때 저 또한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저 역시 후배들에게 그러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매 순간 몸과 마음의 바른 자세를 잃지 않아야 함을 생각합니다.

바른 길(道)을 걷고 또 닦아 나가는 것에 생각이 미친 이제서야 조금이나마 왜 합기도(合氣道)인지 알아나가는 것 같습니다. 매 순간 가르침을 주시는 윤대현 선생님과 함께 운동하는 선배, 도우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3단 심사모습
대한합기도회 사무국장 및 대한합기도회 중앙도장 도장장 2013년 러시아 월드컴벳게임즈 한국대표로 참가 세계본부도장에서 내제자 생활을 했음 ※ 중앙도장 위치 ※ - 서울시 동작구 사당로 28길 6 (3층) - 4.7호선 총신대입구(이수)역 9번출구 도보 3분거리 - 수련문의 : 02 - 3444 - 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