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조직이 왜 중요한가?

國際合氣道連盟(국제합기도연맹)
大韓合氣道會(대한합기도회)

 

 

 

 

 

 

 

 

조직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다. 오늘은 기술적인 것과 관련해서 조직이 하는 일을 소개하고자 한다.

무술의 전수를 목적으로 운영하는 도장이 있고, 같은 교학체계와 철학을 공유하는 도반과 제자들이 만든 도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이른바 협회 혹은 연맹이라 부르는 법인이 있다.
교학체계의 모범 역할을 하는 본부도장이 없거나 그 역할을 못하는 법인이라면 시합을 주관하는 흥행사 내지는 무술계의 적폐 단증장사치에 지나지 않는다.
본부도장은 그 기능과 상징성 때문에라도 불편한 환경을 감수하고 그 위치를 오래 지켜야할 필요가 있다.

합기도는 세계본부도장이 있다. 그것은 국기원처럼 상징적인 곳이 아니라, 매일 다다미에 땀방울이 스며드는 살아숨쉬는 곳이다. 전세계 합기도 수련인들에게는 메카와 같아서 훌륭한 대선생들의 지도를 받음으로써 자신이 비워야할 것과 채워야할 것을 익히는 곳이다. 당연히 세계본부 지도자들은 합기도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실력도 없이 명함만 뿌리고 있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매일 같이 도복을 입고 제자를 양성하면서 아울러 선배의 가르침을 구하는 분들이다.
(사)대한합기도회는 매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생들을 초청하고 있다. 수 십년 경험을 되돌아 보건데, 그 중에서도 단연 세계본부도장 선생들의 지도가 가장 인상깊었다.
모든 선생들은 나름 특별함을 가지고 있지만 단연 세계본부 선생들의 지도가 압권이었다.

수련자 입장에서는 여러 훌륭한 선생을 접할 기회가 많으면 많을수록 성장의 속도는 빨라진다. 개인이 세계 각지, 하다못해 일본을 다니는 일도 쉽지 않다. 나아가 일개 도장의 형편으로 선생을 초빙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그러나 도장과 수련인구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선생들을 모실 수 있는 역량이 생기고 협회가 그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경우에 따라 덩치를 키우지 않고, 하나의 도장으로 일정 규모만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곳도 있다. 실제로 대동류합기무술의 사가와 유키요시 선생은 그가 가진 특별함 때문에 조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때문에 기술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고 제자들은 선생의 기술을 타인이 함부로 평가하는 것을 피해 아직도 모든 것을 비밀로 하고 있다.
사가와 유키요시 선생 입장에서는 조직을 키우면 교학의 질이 담보가 되지 않고, 오히려 더 어지러워질 것을 염려하신듯 하다. 고류(古流)의 특성을 감안한 결정이라 생각하기에 그 뜻은 마땅히 존중해야 한다.

 합기도는 현대무도다. 검도와 유도에 이어서 합기도가 현대 무도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근대화된 교육과 조직 시스템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기술은 누구나 노력만 하면 성장할 수 있도록 오픈되었고 여러 선생들의 다양한 지도 프로그램이 열려있다. 그래서 어느 한 개인 역량의 한계를 시스템이 뒷받침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검도와 유도에 이어서 합기도가 현대 무도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근대화된 교육과 조직 시스템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10여 년전 이가라시 카즈오 선생으로부터 실력만큼이나 조직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해하지 못했었다. 단증이나 발행하는 조직이 왜 중요하다는 것일까?
수십개의 협회가 존재하지만 정작 세계적인 지도자를 만들어 내는 조직은 없었다. 엉터리가 판을 치는 토양에서 나는, 조직의 중요성을 이해하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일개 도장단위로는 세계 유명 선생들과 교류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교류없이는 당연히 성장도 뒤따르지 않는다. 결국 우물안 개구리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프랑스를 선두로 해서 유럽은 이미 이런 과정을 거쳐서 세계적인 지도자들을 다수 배출해 내었다. 그 결과 세계무대에서 종주국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다 갖추고 있다.
개인 도장의 역량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조직은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발판이 된다. 이는 조직의 수장을 위한 일이 아니라, 젊은 지도자를 제대로 양성할 수 있는 토양이 되는 것이기에 발전에 발전을 거듭할 수 있다.

대한합기도회는 세계본부도장 및 여러 나라의 유명선생들을 초청하여 회원들의 다양한 실력 향상에 이바지하고 있다. 금년 9월에는 충주에서 열리는 세계무예마스터십에 각 국가를 대표하는 다양한 합기도 선생들이 초청되어 기량을 나누게 된다.

 

합기도는 GAISF 회원종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