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 창시자의 무기술 장술(杖術)

장술을 연무하고 있는 합기도 창시자

“우에시바 모리헤이는 700년에 한명 나올까 말까 하는 천재 무도가다.”

합기도 원로들이 말하는 창시자에 대한 평가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상황에서 거의 모든 무술들이 강력하고 파괴적인 것을 추구하던 때에 만유애호와 세계평화를 지향하는 합기도 탄생은 그 당시 가치관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고 냉소를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가 만들어 놓은 기술체계와 수련형태는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특별함이 있어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창시자의 기술에서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는데 하나의 기본기 형태가 수많은 변화와 응용을 일으키고 있어서 지도자의 성격과 능력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탄생하곤 한다. 분명 다른 카타(形 형)을 보여주고 있지만 창시자가 추구하는 원리와 기법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합기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처음 창시자가 가르칠 때는 어떤 고정적인 형을 만들어 순번을 정해서 가르친 것이 아니다. 제1교 ~제5교, 입신던지기, 사방던지기, 손목뒤집기, 호흡법, 호흡던지기, 천지던지기 등 기본기라는 각각의 틀(型 형)을 제시해 주기는 했지만 그 하나 하나가 수많은 변화와 응용을 일으킬 수 있게 되어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1960년대 옛 본부도장에서 창시자의 연무모습

그것은 다양한 공격에 대해서 적용하는 기술이 각각 다른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기본기 한 가지 만으로도 일관되게 모든 상황을 처리할 수 있게 적용되는 특징이 있다. 다양한 공격에 대해서 각각 적용하는 기술이 다를 경우 수많은 테크닉이 필요하게 되지만 하나의 기술이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면 굳이 많은 기술이 필요치 않다.

무기(武器)수련은 검술과 장술이 있다. 합기도에서는 훈련을 계고(稽古, 게이코)라고 표현한다. 그것은 옛 것을 존중하며 기억한다는 뜻이 있다. 검술을 계고하는 이유는 옛 형태의 검술에서 나타나는 오의(奧義 뜻:필살기)를 깨닫는 것이다. 새로운 형을 만들고 또 다른 유파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창시자가 장술(杖術)을 시범 보이면 그것이 순서를 정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몸에 베인 오의를 신들린 사람처럼 표현하고 있어 처음 보는 사람들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제자들은 창시자의 그런 움직임을 하나 하나를 재현해서 순서를 정하고 원리를 분석해 가르쳐주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31의 장과 22의 장이다.

도헤이 코이치 선생과 합기도 창시자
2대 도주와 사이토 모리히로 선생
<31의 장, 그림 해외 사이트에서 가져옴>

창시자의 수제자 중에는 철도 공무원이었던 사이토 모리히로와 철학을 전공한 도헤이 코이치 선생이 있었는데 창시자의 연무를 보고서 사이토 선생은 31의 장을 만들고 상대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도헤이 선생은 22의 장으로 만들고 대응하는 기술을 만들었다. 장 아와세(杖合せ)나 구미조(組杖)는 형을 구분지어서 상대하는 방법들이다.

국제적인 명성을 가진 가토리신토류 검술 선생이며 합기도(Aikido) 사범인 스가와라 테츠타카 선생은 사이토 선생의 31의 장을 8개로 나누고 분류해서 검(劍)과 장(杖)이 서로 대결하는 방식으로 검장합(劍杖合) 8개와 장합(杖合) 5가지를 만들었는데 검술과 장술의 오의를 터득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스가와라 테츠타카 선생에게 검장합을 배우고 있는 대한합기도회 회원들

“합기도는 창시자 우에시바 모리헤이를 보고 배우는 것이다.”

합기도 창시자의 철학과 그의 기술을 배우는 것이 합기도다. 만유애호에 대한 그의 정신과 합기도 기술이 어떻게 매치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그가 보여주었던 기술을 통해서 이해하게 된다. 31의 장과 22의 장을 그리고 상대연습을 계고(게이코)함으로서 창시자가 보여준 오의를 깨닫고 그와 하나가 되어간다.

2019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에서  장술을 연무보이고 있는 프랑스의 크리스티안 티시에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