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키도를 다시 시작하며 -이범준

2004년 신촌도장 수련  전경

안녕하세요~ ^^

앞으로의 가야 할 길이 더 멀고, 이제 수련에 한 발 내딛은 현재진행형이만, 제 소소한 작은 경험을 같이 공유하고자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1. 아이키도(合氣道) 입문
2004년 2월에 국가고시 1차 시험을 치른 후에 신촌에 있는 아이키도(合氣道) 도장에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공부한답시고 하루 종일 앉아만 있어서인지 체력이 많이 저하되었기도 했거니와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건강한 변화’를 주고 싶어서 운동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도장장님에 대한 첫인상은 동네의 큰 형님처럼 푸근하고 듬직하며 믿음직하게 느껴졌습니다. 어렸을 때 오징어게임을 하고 놀 듯이 ‘깔깔’거리며 재미있게 수련하였습니다. 다소 무겁고 진지한 수련 시간에 혼자 소리 내어 웃다가 많이 지적당한 기억도 납니다 ^^;

2. 잠시…. 그러나 긴 세월의 외유
오전에는 운동하고 오후부터는 공부하는 나름의 즐거운 생활을 하던 차에 덜컥 1차 시험의 합격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해에 2차 시험을 치른 후에 내년에 있을 2차 시험에 전념하기 위해서 운동을 ‘잠시…..’ 쉬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때는 이 ‘잠시…..’가 너무나도 길어질 줄은 몰랐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아이키도

3. 다시 시작하는 아이키도
그로부터 세월은 흘러 18년이 지난 다음에야 ‘50대의 나이에도 예전처럼 운동할 수 있을까?’란 걱정을 하며, 2022년 1월에 다시 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역시나 삐거덕거리는 몸으로 제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움직이는 신체와 오늘 배운 기술을 운동 끝나자마자 잊어버리는 제 모습을 마주하게 됩니다. 꾸준하게 운동하고 계신 분들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많은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4. 열정을 마음에 담다
저에게 열정을 품게 만든 계기는 ‘전국합기도연무대회’ 였습니다. 연무장에서 멋들어진 동작을 보는 것 보다도, 투박하지만 복도에서 대기 중에 연무할 동작들을 떠올리면서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면서 연습하는 모습에서 기이한 열정이 제 마음에 전해져왔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아이키도 캐스트’에서 제가 잠깐 출연한 영상을 보았을 때는 제 모습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모든 분들은 다들 잘하시는데, 제 모습은 노인의 움직임으로 보였습니다. 저 혼자 ‘슬로우 비디오’로 움직이고 있었고, 같이 인사하는 장면에서도 꼭 저만 반박자 늦게 움직이고 있더군요.

5.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지다
제자들 곁에서 지켜봐 주시고 항상 그 자리에 계실 것만 같으신 도장장님, 사촌누나처럼 아침마다 살갑게 맞아주시는 신선생님, 세계본부 아이키도 스타일을 시전하시며 ‘오늘은 살아서 걸어 나가야 한다’는 긴장감을 가지게 해주시는 부도장장님, 편하게 대화를 건네주시고 강한 체력과 신사다운 매너를 보여주시는 김선생님, ‘술을 꾸준하게 매일 먹기 위해 운동한다’고 말하는 도장에서 사귄 친구인 배려 많은 봉선생님, 그리고 불현듯 오셔서 같이 운동하시는 유단자 선배님들과 저와 같은 초보자의 움직임으로 타산지석의 깨우침을 주시는 하얀띠 멤버님들…..
이 모든 분들과 같이 어우러지는 시간이 너무나 즐겁습니다.

윤대현 선생의 지도 모습

6. 윤대현 도장장님과 함께
그동안 운동을 계속하지 못한 아쉬움과 조금이라도 그 간극을 메꾸어야겠다는 열망으로 오전부와 5시부에서 2타임 운동하고 있습니다. 오전부에는 한국의 ‘아이키도 개척자’이시고 세계본부에서 인정한 ‘사범’이신 윤대현 도장장님께서 직접 지도하고 계십니다. 오묘하다고 할지 신묘하다고 할지 말로써는 표현하기 어려운 기술들을 보여주시며 매번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십니다. 윤대현 도장장님께서 오전에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가 황송할 따름입니다. 요즈음에는 체술의 원리와 같이 배우는 검술의 매력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오후 5시부에는 신선생님께서 특유의 부드러움과 활기참으로 친절하게 초보자들을 지도해주고 계십니다. 저의 부족한 기본기를 착실하게 쌓아가도록 많은 도움이 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같은 아이키도(合氣道)이지만, 운동하는 시간대가 달라지고 사람들이 달라지면, 또 다른 아이키도(合氣道)가 되는 모습에 어느 1타임이라도 빠지게 되면 아쉬울까봐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도장으로 발걸음을 향하고 있는 제 모습을 ‘오늘도 내일도’ 그려봅니다.

2023년 2월 7일
신촌본부도장 이범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