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신술은 간합의 이해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간합(間合,Maai)

현직 일본 경찰들이 흉악범을 검거할 때 합기도(Aikido 사이비 합기도와 구분하기 위해 아이키도로 표시)보다 유도를 배운 경관들이 많이 다친다는 이야기가 있다. 피아彼我 간에 긴장을 유지하는 거리를 간합間合(まあい,마아이)이라고 한다. 또는 위험이 시작되는 경계를 간합이라고 하는데 검술에서 타이밍(合わせ,아와세)과 함께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기술이다.

유도는 근접 기술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여 간합 안에서 제어하는 기술이 위주가 되는데 반해, 아이키도는 간합을 유지하는 무술이다. 상대가 공격의지를 가지고 다가올 때 위험 감지로부터 시작하여 계속 간합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것이 아이키도이며 검술 또한 동일하다.

아무리 무술의 고수라 해도 간합 안에서 시도 되는 공격을 피하거나 막아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고 멋있게 포장하기도 하지만, 그 희생이 너무 크다. 만약 잡아야 할 범인이 칼이라도 들고 있다면 그 위험은 불을 보듯하다. 범인을 요행히 체포했다고 해도 경관이 당해야 할 위험이 너무 크다.

▲내가 검을 들면 귀신도 무서워 한다.

칼싸움은 극도의 공포를 수반한다. 전장에서 굶주린 맹수처럼 좌우를 살피지 않고 달려드는 무사를 상상해 보라. 생사를 초월한 눈동자는 핏발이 홍채를 관통해 있고, 맹수의 발톱 같은 시퍼런 칼날은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릴 것이다. ​서로를 죽고 죽이는 광기 넘치는 상황에서 평상심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만약 살인에 이골이 난 흉악범의 살기가 주도권을 잡으면 아무리 무술의 고수라고 해도 소용없게 된다. 따라서 간합 안으로 들어가 시작되는 싸움은 매우 위험하다. 유도는 간합안에서 잡고 싸우는 스포츠 경기가 강조되면서 아테미와자当身技라고 하는 타격기가 사라져 버렸다.

간합 밖에서 싸우는 현대무도는 검도와 아이키도가 유일하다. 검도는 세메攻め를 통해서 상대의 공격 의지를 읽어낸다. 상대의 간합을 읽지 못하면 손목 -검술에서 손목은 심장과 같다- 을 비롯해서 가까운 곳을 사정없이 난타 당하고 만다. 아이키도는 상대와 겨누는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의를 가진 상대가 접근할 때 세메로 공격 의지를 알아내는 검술처럼 미리 파악하고 대처하는 기술을 추구한다.

▲검술에서 손목은 심장과 같다.

아이키도는 간합 밖에서 시작하는 무술이다. 따라서 간합 안에서 잡고 시작하는 유도와 비교 했을 때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특히 검에 대한 대처가 부족한 유도(경기 위주 수련의 맹점)와 비교하자면 합기도는 검劍의 이치를 몸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몸으로 하는 검술’이다.

체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검술 수련자와 검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체술 수련자에게 그 의문의 실타래를 푸는 역할을 하는데 아이키도가 가장 뛰어난 무술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