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七十古稀에 合氣道 初段을 허락 받으며.. 김포 청파도장 정석래

1.마음가짐의 프롤로그 / 검도에의 入門

당나라 두보의 시에 人生七十古來稀란 말이 있습니다. 인생칠십은 고래로 드물다는 뜻이지요.
이는 당나라 또는 그 시대의 이야기이고 요즘은 百歲古來稀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린 세월의 빠름과 덧없음을 인생무상-흔히 풀잎의 이슬과 같다는 표현을 비유적으로
사용합니다만, 불연 돌이켜 보니 세월의 무상함이 또는 지나온 삶의 궤적이
햇빛에 금방 사라지는 이슬과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不惑과 知天命,그리고 耳順을 뒤로하고 지금은 아량과 어긋남이 없는 종심(從心)의 나이에
도래했으니 이제 삶의 가치는 지금부터 찾아야 되는 것 아닌가 합니다.

인생 칠십부터!!!
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40대초 1993년 검도를 접했습니다.
초대 대통령 경호실장을 역임하시고, 대한검도회를 창립하신 범사9단 서정학선생님의 지도와
서민석 사범의 사사를 받았습니다.
그건 행운이었습니다.
선생님으로 부터 검의 理法과 운용- 공방의 이합,타돌의 기회,存心, 중심공략, 세매와 교검,
간합의 極意등을 수련을 통해 배움의 기회를 갖었습니다.
흔히들 劍道를 혼과 찰나의 예술이라 하지요.
그것은 劍의 근본이 도(刀)에 의한 진검승부의 정신이 내재되어 있기에 그러합니다.
현재 25년째 수련중이며 머지않아 6단에 도전하려 합니다.
검이란 무도를 하면서 수많은 사람과 대련과 시합을 통하여
상대의 존중과 배려, 극기(克己)와 禮를 배울 수 있었다는 것이
본인의 삶에 큰 행운이었던 같습니다.

2.합기도(Aikido)를 알고 벗하게 되다.

4년 전 마포사무실에서 劍道와 居合道(이아이도)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이런 글을 보았습니다.
“劍의 원리를 이용-한마디로 검을 들지 않고 하는 검술이 合氣道이다(aikido)”
검을 들지 아니하고 검술을 한다? 이거 사기성 농후한 fake news 아닐까?
어떻게 검술을 체술로 표현한단 말인가? 호기심이 動하여 aikido 도장을 검색하던 중
반갑게도 집 근처 김포 풍무동에 소재한 청파도장(엄창식 도장장)에서 배움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윤대현 회장님의 도장이 본인사무실 지근 거리에 있음을 나중에 알았지요. 아이고야!
허나, 엄창식 도장장님을 겪어보니 과시 윤대현 선생의 제자로구나 하는
검도의 gaeshi waza의 기분을 느꼈다 할까요? ㅎㅎ ]

그렇게 해서 청파도장의 문을 두드리게 된 것이 어언 4년 전.
저의 內子가 하는 말 – 당신 운동을 하나만 하시지.
내일모래 70되는 사람이 무슨 놈의 또 다른 운동을 하냐면서
정신이상 취급(?)도 받고 몸에 무리가 가서 천수를
누리지 못할 거라는 등등 의 걱정의 언사들…
저는 이말을 뒤로하고 검과 합기가 무슨 연관이 있는가?
그 주제 파악을 하고자 합기도에 입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劍과 合氣의 아름다운 Harmony를 이루기 위해
검도는 주 2회, 아이키도는 주 3회 수련을 하고 있습니다.

검도용어에 事理一致란 말이 있지요.
칼이 내는 기술 하나 하나에 이론과 이치에 맞는 기술의 구현 표현이 있어야 한다는 뜻인데
이 용어는 合氣道에 더 합당한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절감하며 수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3.시련 그리고 극복

입관 첫날.
모든 武道가 그러하듯 3개월 동안은 기본자세, 보법, 수신, 기초적인 신체동작들
이런 것만 하리라 생각했는데 이런! 첫날에 수신법, 기초자세등을 배우면서
천지던지기, 일교라는 기술을 가르쳐 주셨다.
아니 벌써 기술을 가르쳐 주시다니? 의외였습니다.
그런 기술도 처음 해보거니와 기술이 들어가는 것도 신기함 그 자체였지요.
돌이켜보니 도장장님의 고차원적인(?) 교육기법
-기초연습과 기술 지도를 적절히 조화롭게 지도하시는 도장장님의 교육technic이
아니었나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렇게 2~3개월 지났을까? 머리에 어지러움 증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습니다.
진단을 받아보니 당장 운동을 그만두라는 소견을 듣고 나이가 많으면 체술 운동은(수신 때문)
몸에 부작용과 머리어지러움 증 유발할 수 있다고 해서 운동을 쉬게 되었습니다.
검도는 오래 운동을 해도 그런 게 없었는데 유술의 특성 상 나이와 연관되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萬事 의욕만 충일해 갖고 다 되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을 느끼며
4개월여 운동을 쉬었습니다.
그러나, 한편 나도 모르게 검도인의 자존감이 발동하여
“그래 다시 도전해보는거야, 할 수 있어.”
이런 다짐을 하고서 다시 도장에 등록
-도장장님이 수신지도에 각별한 신경을 써 주셔서 문자 그대로
slow and steady하게 수련한 바 지금은 거의 적응이
되어 정상적으로 수련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그렇게 또 몇 개월 수련 후 방정 맞게도 어느 날 수신을 멋지게(?)하려다가 허리가 삐긋.
다시 병원행 신세.
아! 검과 합기도 연관성의 주제파악을 하고자 수련에 임했건만
뜻한바 이루지 못한단 말인가?
절치부심 다시 6개월 정도 쉬면서 치료에 전념했습니다.
다행히 허리치료가 잘되어 또다시 도장 복귀. 시련과 극복의 과정이었습니다.
본인은 검도를 하며, 수없이 상대와 대련하면서 호면 속에 있는 자기와의 대화를 해 봅니다
너는 누구와 싸우고 있냐고? 아 그것은 눈앞에 상대가 아니더라고요..
바로 자신과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무도가 그러하듯이~~

4.에필로그
合氣-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검 대련 시 交劍이 재미있는 분이 있습니다.
이런 분은 칼 끝 대화가 재미있다고 합니다.
허나, 이쪽 세메에 물러서거나, 칼을 벌리거나, 자신은 맞지않고
상대의 격자만 노린다면 기가 전달이 안 되어 그런 칼은 재미가 없는 것이지요.
서로 기의 전달을 느끼며 교검해야만, 칼 끝 대화가 가능해, 재미가 있습니다.
합기도에서의 합기의 의미가 이런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武道의 금언 중에 百鍊自得이란 말이 있습니다. 수백 번 연습하며 터득한다는 말입니다만,
合과氣를 알기위해서 이제 저는 백력자득의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검도에서 초단의 의미를 수졸(守拙)이라 배웠습니다..
모자라나마, 지킬줄 아는 기본을 갖추는 단계라는 뜻인데
언감생심 저는 이제부터라도 합기도 수졸의 단계가 되도록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고자 합니다.
검도를 하면서 칼동작이 자연스러우며 기위 품격을 갖춘 칼의 동작은 아름답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기를 느끼며 중심과 간합의 자연스러움을 갖춘 그런 아름다운합기도를
하고 싶습니다
-빠르고 강함이 아닌
平常心是道를 마음속 좌우명으로 삼으면서…….

승단심사에 있어 수많은 조언과 지도를 베풀어 주신 엄창식 도장장님에게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또한 윤대현 선생님의 글을 종종 읽으면서, 많은 배움을 얻고 있습니다. 진정 감사드립니다.
10년 후, 80세가 되는 그 날, 지금처럼 합기도를 즐길 수 있을까? 있을 수 있겠지!
그런 꿈과 희망을 갖고 살아간다면~~ 아 이건 너무 멋진 인생인데. 지나친 욕심이 아닐까?
해보는 거지 뭐! 가벼운 미소를 저 하늘에 날려봅니다.

2019.9.30. 김포 청파도장 정석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