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란?
최복규
동양무예연구소 선임연구원
서울대 체육학사
국내에서 흔히 합기도(合氣道)라 알려진 무예가 아이키도(Aikido)다.
1920년대 일본에서 창시된 신생 무술로 역사는 짧지만 지향하는 철학과 수련체계로 단시간에 전세계적 각광을 이끌어 냈다.
대다수의 무술이 폭력에 대한 저항을 표방하고 있다지만, 아이키도처럼 실제 기법속에 그같은 철학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무술은 찾아보기 힘들다.
무술이면서 상대를 가격하거나 억지로 제압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이러니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아이키도는 분명 철저하게 방어 중심적인 무술로 상대에게 치명적인 위해를 가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이키도의 창시자 우에시바 모리헤이는 일찍이 다양한 유파의 유술(柔術)과 창술, 검술에 통달했다. 그런 우에시바 선생이 오랜 수련끝에 도달한 결론은 무술은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것이 아니요 만물(萬物)을 사랑하고, 또 자신이 우주와 하나가 되는 경지에 도달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아(我)’와 ‘타(他)’를 조화시키는 것, 상대가 물리력을 통해 나를 해하려 한다면 그 물리력에 의해 자멸하게 만드는 기술이 바로 아이키도였다. 더 나아가 상대도 힘의 부질없음을 깨닫고 수양의 길로 들어서도록 하는 것이 아이키도 정신이다.
아이키도가 ‘기(氣)를 조화시키는 길(the way of harmony with ki)’로 불렸던 것도 다 이때문이다.
삶과 죽음의 극한 상황에서도 비아(非我)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잃지 말 것을 가르치는 아이키도는 철저하게 자기수양에 목적을 둔 무술이었다.
*상기 글은 2003년6월7일 문화일보에 실린 합기도 관련 글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