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 승단을 준비하며-권오원 회원 수련후기

아이키도란 것이 있다는 것을 유튜브로 접하고 신촌도장에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처음 찾아온 것이 3년 전입니다.

첫날 많은 것이 인상적이었으나 특히 작은 체구의 여자분이 훨씬 덩치가 큰 남자분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던지고 제압하는 모습은 아이키도의 매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저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수련을 시작하였으나, 한의원에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진료를 마치자마자 저녁도 거르다시피 허겁지겁 도장에 오는 생활이 반복되자 몸이 점점 지쳐갔고, 환자를 우선으로 하여야 한다는 명분으로 스스로를 납득시키며 수개월만에 아이키도를 쉬게 되었습니다.

‘그래, 의술도 평생 닦아야 하는 수련인데, 사람이 한가지를 제대로 하기도 어려운데 두가지를 하려고 하다니.. 쉬는게 맞겠다..’

그렇게 수련을 쉰지 한달, 두달 때에는 몸이 편하고 뭔가 홀가분했습니다. 그런데, 세달, 네달 째가 되자 그리움이 샘솟는 것입니다. 선생님과 선배님들은 잘 계실까.. 몇달 배우지 않았지만 그새 배웠던 기술들이 제 몸의 피를 타고 다니며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마치 촛불은 초의 것이 아니다. 다른 초로부터 불을 건네받은 것이다. 그런 것처럼..

제 몸은 저만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몸에 스며든 기술과 가르침들이 마치 자석처럼 신촌도장과 서로 공명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쉰지 6개월만에 한의원을 정리하고 다시 수련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이렇게 초단 준비까지 무사히 오게 되었습니다.

아이키도를 해보니, 아이키도 자체가 그 무엇보다 훌륭한 의사입니다.

첫째로, 몸가짐을 바르고 반듯하게 하는 훈련.

상대방에 의해 던져지더라도, 던져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상대방이 어떻게 던지는지 마지막 순간까지 존중하며 지켜보는 마음의 여유. 그리고 던져졌을 때는 넘어졌다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땅에 잠시 닿았을 뿐, 바로 굴러서 일어서서는 그 다음 상황을 준비할 수 있는 생명력.

둘째로, 언제나 편안한 상태에 있는 훈련.

뭔가 힘이 들거나 힘을 주고 있다는 것은 무언가와 부딪히고 있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그 무엇이란 대상도 지금 힘이 들고 어쩌면 상처까지 받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편안한 상태에서도 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수련하다보면, 자연히 내 주변의 대상들도 같이 편안해지는 상생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셋째로, 내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훈련.

나 혼자서는 살 수가 없다. 기술을 배우더라도 선생님과 선배님들이 계셔야 하고, 기술을 펼치려해도 받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이 재미있는 아이키도를 하고 싶어도 소중한 도장이 있기에 가능하다.

원망보다는 감사를, 업신여김보다는 다정함을, 닫힌 마음보다는 열린 마음을 선택할 때 건강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음을 믿으며 이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신촌본부도장 권오원(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