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6급, 신촌본부도장 회원)
1년이란 시간을 돌아보니 정말 금방이다. 엊그제 쭈뼛쭈뼛 도장의 문을 두드린것 같은데.
코로나 전에 우연히 아이키도 연무를 직접 보게 되었고, 마음에 들었다. 자연스럽고 간결하고 또 단정한 그런 느낌이 좋았다.
수련은 도장장님이 시범을 보이면 수련생들이 짝을 이뤄 따라 해보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눈앞에서 보았던 자연스럽고 단순한 기술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아, 난 움직이지 못하고 망부석이 되는 때가 어찌나 많은지.
간신히 팔을 움직이고, 힘도 써보지만 어림없다. ‘손을 이렇게 했나? 이쪽 다리가 나가야하나?’ 간단한 동작에 이렇게 헤매는 것은 내가 복잡해서 인가보다.
오랜세월 베어온 나의 자세, 태도, 생각들도 아이키도 모드로 전환이 필요하다. 허리는 반듯이 세우고, 당당하게, 힘을 빼고, 집중하고, 집착하지 않고.
그에비해 상대방의 기술에 당하는 역할을 할때는 마음이 편하다. 신경쓸게 적고 상대의 기술에 맡기면 되니까. 그렇게 기술에 걸려 한바탕 넘어지고, 구르다보면 금방 숨이 차고 땀이 난다. 어느새 몸도 마음도 가볍고 개운하다. 특히, 무겁던 잡생각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서 좋다.
1년을 부지런히 부상없이 잘 다녔다. 도장가는 길에 커피숍안의 여유로운 풍경은 매번 큰 유혹이었지만, 잘 이겨내고 꾸준히 운동해서 뿌듯하다. 단순해 보이는 기술들이 얼마나 많은 거품을 걷어내야 하는지 까마득하다. 그래도 괜찮다. 매일 도장문을 나설 때는 조금 더 가벼워지고 즐거우니까.
박성준(48세)
– 서울시립대 건축 전공
– 강남세브란스병원 시설팀 차장 근무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