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3년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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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23년전
1994년, 일본에서 고바야시 야스오 선생을 초청했을때 일입니다. 선생을 보좌해서 우치데시(内弟子)로 따라온 분이 바로 하타야마 켄고(畑山憲吾) 선생이었습니다. 그때도 7단이었고 지금도 7단이십니다. 합기도에서 8단은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실력을 말합니다. 9단은 입신(入神)의 경지로 즉 신(神)과 같은 경지에 들어간 것을 말합니다.

타야마 선생이 보좌로 왔을때 고바야시 야스오 선생을 모시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강습회가 끝나고 강원도에 여행을 시켜드렸는데 방이 여러개인 콘도에 모셨을때 우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밤이 깊어지자 잠을 청하기 위해 정해준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때 고바야시 선생 방으로 하타야마 선생이 먼저 들어가더니 이부자리를 깔았습니다.

이부자리 위로 고바야시 선생이 눕자 가슴까지 이불을 덥어드리고 물이 들어있는 주전자와 컵 그리고 수건을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놓아두고는 인사를 하고 조심스럽게 나오면서 소등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자가 선생을 어떻게 모시는지 처음 보았기 때문입니다.

나의 부친도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오랫동안 제자들을 가르쳐왔지만 나중에 보면 거의 술친구가 되어 형님,동생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당신이 평생 추구해온 것들이 가장 가까이 있던 제자들에 의해 가치가 더욱 높여지기 보다는 반대로 폄하되고 그동안 노력해 왔던 것들이 별것 아닌 것이 되어 버리는 모습을 보고 커왔던 나로서는 스승을 대하는 제자의 태도에 놀랐던 것입니다.

패션그룹으로 유명했던 주식회사 논노 회장을 가까이서 모시고 있던 나는 하타야마 선생을 소개하고 시범을 보여드렸습니다. 회장은 본사 매장에서 필요한 만큼 의류를 선물하겠다며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라고 했습니다. 값비싼 수입 양복부터 고급스러운 옷들이 많았지만 하타야마 선생은 가장 값이 나가지 않는 가벼운 티 한장을 골랐습니다.

내가 나서서 값비싼 것을 고르라며 말했지만 끝내 사양했습니다. 94년도 경에는 태국에서 트레이너를 불러들여 무에타이를 하고 있었을 때인데 무에타이 트레이너에게 선물로 옷을 고르라고 했을 때는 거의 박스로 담아갔었습니다. 하타야마 선생은 상대의 호의를 마음으로 받음으로서 고바야시 선생을 모시는 제자의 태도로서 스승의 품위를 떨어뜨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무에타이와 비교해서 나약하게 보이는 아이키도를 별것 아닌 것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을 때라 나도 모르게 아이키도 선생에게 여러모로 실례를 범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 70을 넘긴 하타야마 선생을 23년만에 다시 초청하여 모시고 예전에 아무것도 몰랐을 때 실수한 것을 사과드리고 새롭게 변한 우리의 모습을 보여드렸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4월 8일과 9일 하타야마 켄고 선생의 강습회가 즐겁고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