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는 스포츠인가? 무도인가?

지난 9월 다카사키시(高崎市)에서 열린 합기도 국제회의(12th IAF Congress in Takasaki, 26 Sept – 3 Oct 2016)가 열렸을 때 유럽에 한 대표가 스포츠와 무술이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하는 이야기를 했다.

그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IOC 종목과 친근한 관계를 갖는 것이 좋다는 의미에서 했던 말이지만 스포츠와 무도를 구분 짖고 있는 선생들에게는 좀 언짢은 얘기가 될 수 있는 말이었다.

나는 함께 경청하고 있던 선생들 중에서 한마디 하지 않을까 살폈다. 내가 나설만한 자리는 아닌 것 같았다. 그러나 선생들의 표정을 보니 논쟁하고 싶지 않다는 듯 했다.


사실 스포츠와 무도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무도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참가하는데 의미를 두면 스포츠고 죽고 사는 것을 다루면 무도라고 하는 말이 있다. 즉 생명을 다루는 것이 무도라면 이기고 지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스포츠라 할 수 있다.

무술의 진짜 싸움은 점수가 아닌 목숨을 취하는 것이다. 기술은 생명을 지키는 법과 죽이는 법만 존재한다.

 

무도와 스포츠는 양쪽으로 갈라지는 기찻길처럼 똑같은 형태의 움직임을 취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지향점이 다르다. 스포츠나 무도가 같다고 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형태만을 보았기 때문이다.

유도와 검도 예를 들어보자면 무술이었던 유도는 올림픽 종목에 들어가면서 스포츠가 되었다.

 

유효, 절반, 한판으로 채점식 경기룰이 만들어 지고 선수들이 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 이기는 것 보다 더 중요하게 되었다.

처음에 씨름처럼 잡고 시작하던 것이 먼저 잡히지 않으려고 치중하는 모습에서 처음 가노 지고로(嘉納治五郞) 선생이 보였던 옛 형태는 없어지고 마치 도복 입고 하는 레스링처럼 변해 버렸다.

 

그 원인을 살펴보면 올림픽 종목으로 선택되면서 회장을 비롯해서 관련 임원들이 외국인으로 형성되고 유도를 무도로 남기고자 했던 일본 선생들이 거의 모두 빠지면서 유도는 스포츠가 되어 버렸다.

일본 검도인들이 올림픽에 검도가 들어가는 것을 꺼리는 이유는 앞서 있는 유도가 충분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검도가 무도 다울수 있는 것은 오직 한판으로만 결정 짓는 경기 룰에서도 나타난다.

만약 검도가 IOC 종목이 되면 유도처럼 유효, 절반, 한판으로 바뀔수 있고 기검체(氣劍體) 일체의 채점 방식은 공정성을 위해 펜싱이나 태권도에서 보듯 전자호구가 채용되고 나면 검도도 태권도나 펜싱과 별반 다르지 않게 변할 수 있다.

 

평생을 따를 스승은 없어지고 보수를 받고 일하는 트레이너만 남는다. 지도자의 나이는 어려지고 평생 무도를 실천하는 노(老)선생들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결국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력은 사라지게 되고 오직 승자와 패자만 있는 경기만 난무하게 될 것이다.

 

기술은 가벼워지고 고난도의 화려한 재주에 환호성을 보내게 될 것이다.

시합에서 승리를 하였다고 해도 결코 승리의 기쁨을 외치거나 자랑으로 여기지 않는 일본 검도가 스포츠로 바뀔지는 의문이지만 정신적인 것을 강조하는 무도가 서양 사람에게 그저 스포츠의 일종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검도를 스포츠로 생각하는 외국 선수들이 시합에서 승리한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승리에 대한 우월감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을 많이 보았다.

무도와 스포츠는 그 진지함에서 차이가 난다. 내가 최고다 또는 내가 제일 강하다거나 잘한다고 하는 말은 무도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오직 스포츠에서만 나올 수 있는 이야기다.

가볍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얘기다. 스포츠와 무도는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그 무게감이 다를 수 밖에 없다.

합기도(Aikido)는 무도다. 처음 합기도를 창시했던 우에시바 모리헤이의 생각은 어땠을까 살펴 봐야 한다. 그는 과연 합기도를 스포츠로 생각했을까?

 

창시자의 말과 글 그리고 그의 기술에서 아무리 살펴보아도 스포츠는 아니다. 생명을 지키기 위한 깊은 통찰만 있을 뿐이다.

스포츠와 일치되는 것은 세계평화에 대한 공감대 뿐이다. 따라서 처음 시작 글에서 유럽인이 스포츠와 무도가 다를 것이 없다는 말은 처음부터 틀린 것이다.

 

그러나 무도와 스포츠라는 서로 다른 길을 가는 두 갈래 기차 길에서 양쪽을 연결해주는 버팀목과 그 위에 합기도라는 기차가 서있다.

마음 가짐에 따라 무도 혹은 스포츠로 균형을 유지하며 달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보지만 과연 합기도와 검도(Kendo)가 그 균형을 지킬 수 있을까?

 

무도는 무술의 연마를 통해 인격의 완성을 목표로 한다.

유도의 IOC 가입의 결과와 스포츠가 되기를 꺼리는 검도를 보면서 무도와 스포츠를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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