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력을 쓰지 않는다. – 협(脇)을 이해하면…

굽혀지지 않는 팔을 이해하는 것이 아이키도 기술의 시작입니다.
발은 실무자처럼 바쁘게, 허리는 정승처럼 무겁게, 손과 팔은 깃털처럼 가볍게 하라고 강조합니다.
위 사진처럼 시연자가 팔에 힘을 빼고 펴 줍니다. 파트너는 위 사진에서처럼 팔굽을 아래로 당기고 손목을 위로 올려서 팔굽이 굽혀지게 힘을 씁니다. 힘을 빼고 서있는 팔은 굽혀지지 않는데 이때 손끝은 소방 호수에서 물이 쏟아져 나가는 것을 상상합니다.

손에 힘을 넣게 되면 팔이 딱딱하게 되고 강한 힘에 의해 부러지듯 굽혀지게 됩니다. 기(氣)는 마음이 가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생각이 바로 앞에 머물러 있으면 기는 거기까지만 작용합니다. 하지만 바다 멀리 지평선에 집중하면 아주 작은 오징어 잡는 배가 보일 것입니다. 우리 몸은 마음이 가리키는 곳까지만 힘이 작용합니다.

중단(정안)자세
중단(정안)자세

검을 잡고 서있는 자세에서 팔은 힘을 빼고 부드럽게 펴주어야 하는데 위에서 설명한 굽혀지지 않는 팔과 같아야 합니다. 힘을 뺀다고 해서 힘이 없는 게 아닙니다. 검을 잡고 있는 팔을 위로 올려보면 힘을 빼고 있는데도 올릴 수 없을 정도로 무겁습니다. 완력을 쓰지 않는 힘을 흔히 기라고 표현합니다. 딱딱한 힘과 다른 부드러운 힘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단전과 연결된 허리(腰)를 코아라고 말하며 힘이 집중된 곳으로 여기는데, 우리 몸에서 가장 힘이 많은 곳이 협(脇)이라고 하는 옆구리입니다. 중단 자세로 검을 들고 있을 때에도 양팔이 옆구리와 하나가 되어 있습니다. 아이키도에서 일교 운동이라고 하는 동작을 많이 연습하는데 이것은 검을 올렸다가 내리는 동작입니다. 이때 두 팔이 옆구리에서 분리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키도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이 힘을 빼라고 하는 것입니다. 앞에서도 설명 했지만 힘을 빼라고 해서 환자처럼 힘이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완된 부드러운 힘을 말합니다. 사실 이 힘을 빼라는 것이 아이키도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힘을 빼라는 것 자체가 번뇌(煩惱)에 해당합니다. 합기(合氣) 즉 아이키(合氣)는 그 번뇌로 부터 답을 찾는 것입니다.

위 그림의 일교운동은 손에 힘을 빼고 앞, 뒤로 체중 이동을 하는데 그 움직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으면 그냥 허리를 이용해서 힘쓰는 것으로만 생각하게 됩니다. 나이 90을 바라보는 노(老)선생이 힘 센 제자들을 자유자재로 콘트롤 할 수 있는 것은 긴장을 하지 않고도 힘을 쓰는 옆구리(脇)와 힘을 뺄 수록 강해지는 탈력(脫力)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힘이 없는 여성이 힘 센 남성을 멋지게 날려 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합기 즉 아이키도는 쉬운 운동이 아닙니다. 그것은 설명으로 이해 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생의 자질이 중요해 집니다. 완력을 이용하는 운동과 다르게 아이키도는 선생이 주는 느낌을 통해서 습득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일상 생활을 할 때에도 힘을 빼야 하는 이유는, 힘이 빠진 거 만큼 부드러워지게 되고 다툼도 없어지며 그만큼 스트레스도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탈력이 쉽지 않습니다. 속(心)에서, 겉(體)에서 힘이 빠지지 않습니다. 합기가 안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키도를 할 때 “어떻게 하면 힘을 뺄 수 있을까?”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