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 도장장 소개와 관련된 기사

무예신문에 올려진 기사 http://www.mooye.net/22047 

 

<어린시절 아버지와 함께. 1970년>

1.합기도와 인연을 맺은 계기

저는 태권도 관장의 아들로 태어나서 어릴 적부터 아버지 태권도장이 놀이터가 되어 성장했습니다.

이후 국제태권도연맹(ITF)에서 세계태권도연맹(WT)으로 바뀌는 시점에서 아버지 도장에 합기도를 도입하면서 저의 어린 시절은 태권도와 합기도가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한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선수로 시합에 출전하고 여러 도장에서 시범을 보이곤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학교에서 꽤 알려진 사범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무술이란 잘 싸우는 파이터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쉼없이 운동했습니다. 태권도 조교로 군생활을 마친 저는 전역과 동시에 격투기 선수로 각종 대회에 출전하여 전국신인왕전 우승, 챔피언전 우승, 85년 격투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었습니다.

<1985년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격투기 참피온전에서>


이후에 ‘바람의 파이터’ 최영의 총재에게 반해 극진공수도에 전념하기도 했습니다. 도쿄에서 열린 극진공수도 시합에 출전하고 북해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까지 출전하기도 했습니다. 
최영의 총재가 한국에 왔을 때 강남의 에메랄드호텔 연회장을 빌려 80여 명의 격투기 사범들을 불러 최초이자 마지막 환영파티를 열었습니다. 그때 극진공수도장을 전국에 확산시키자는 의견을 냈으나 최영의 총재는 태권도와의 마찰을 원하지 않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고인이 되고나서 극진공수도 조직이 나눠지면서 그 제자들에 의해 한국에 도장이 퍼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극진공수도에서 격투기로 눈을 돌려 1992년부터 전국적인 대회를 개최하기 시작했습니다. 실력 있는 격투기 선수를 만들기 위해 매진하면서

무에타이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후 격투기 사범들을 데리고 태국 무에타이 캠프 훈련에 참여하면서 적극적으로 도입하였습니다. 한국을 세계에서 8번째로 무에타이 국가로 태국에 가입시켰습니다. 지금은 무에타이가 세계적인 무예가 되었지만 그때만 해도 무에타이가 생소했을 때입니다. 그렇게 저는 대한무에타이협회 초대 회장이 되어 대회를 개최해 왔습니다.

대한무에타이협회를 설립하다.


2.합기도는 어떤 무예인가

어릴 때부터 접해왔던 한국합기도는 세미격투기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태권도처럼 시합을 하고 유도처럼 던지기를 하고 있지만, 더 강한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시시한 무술 정도로 여겨지고 있었습니다.

1988년 대만에서 합기도 교류를 하자는 요청이 있었고 우리는 관장과 사범, 유단자들을 데리고 대만에 갔습니다. 그리고 교대로 시범을 보였는데 대만측 시범에서 여지껏 보지 못했던 전혀 다른 모습의 합기도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여성과 나이 많은 분들이 나와서 검술과 함께 부드러우면서 힘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동작을 보였습니다. 그 당시 저는 격투기에 전력하던 때라 그들의 시범이 신기하기는 했지만, 격투기 시합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시시한 무술 정도로 여겼습니다. 그때 나는 왜 ‘合氣道’라는 똑같은 이름을 사용하면서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격투기를 하면서 한쪽으로는 해외 자료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찾아보니 최용술 선생이라는 분은 자신이 일본에서 야와라를 배웠으며 다케다 소카쿠 선생에게서는 강습회에 딱 한 번 참여했다는 정도의 기록만 있었습니다. 야와라는 ‘맨손유술(柔術)’의 별칭으로 ‘부드럽다’는 뜻으로 불리고 있었는데, 일제시대 때 경찰과 군인에게 다케우치류 유술을 가르치면서 ‘야와라’라고 했습니다. 대동류합기유술은 야와라라고 하지 않습니다.

일본유술의 특징은 검술을 했던 사무라이가 검이 없을 때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하는 유술입니다. 유술에서 던지기와 굳히기 기술을 가져와 현대스포츠로 재탄생된 것이 가노지고로우가 만든 ‘유도’입니다. 검술은 경기를 위주로 하는 현대검도로 재탄생되면서 유술을 빼버렸고, 유도는 검술을 제외시켜 버렸습니다. 검술과 유술을 모두 흡수한 무도가 합기도입니다.

<영화의 한 장면>
<검술을 연무하는 모습>

옛 검술과 유술을 그대로 수용하되, 고류 형태의 검술과 유도가 채택하지 않은 옛 기술 및 대동류합기유술을 현대에 맞게 재정립하면서 탄생시킨 것이 합기도인 것이죠.

합기도는 우에시바 모리헤이(植芝 盛平)라는 무도가에 의해 1940년대 일본에서 탄생한 무술입니다. 1976년 국제합기도연맹이 창설되면서 IOC 산하 국제스포츠 조직에서 정식종목이 되어 있습니다. 한국에는 1994년 창시자의 직제자인 고바야시 야스오(小林保雄) 선생을 초청하면서 기술이 정식으로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고바야시 야스오(小林保雄) 선생과 함께

현재는 세계본부 사범들의 초청과 한일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기술적으로 상당한 수준까지 발전되었습니다. 최근 정부에서 합기도를 체육시설업 신고 대상으로 지정했지만, 우리 대한합기도회 합기도는 신고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서 자유롭게 도장을 오픈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신고업 대상이 되어있는 한국형 합기도와는 기술, 역사, 철학 모든 면에서 다르다는 것을 정부 기관에서도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9년 충주에서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가 열렸을 때 합기도 종목은 국제스포츠 조직인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에서 인정하는 대한합기도회 합기도가 대회 정식 종목 단체로 참가했습니다.

합기도는 똑같은 한자 ‘合氣道’를 사용하는 2개의 전혀 다른 운동이 있다고 하지만, GAISF와 같은 국제스포츠 조직에서 인정하는 합기도는 대한합기도회 합기도밖에 없습니다. 결국 ‘한국형’ 합기도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아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름을 바꾸지 않는 한 GAISF와 같은 국제스포츠 조직에 들어가거나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GAISF(SportAccord)에서 개최하는 월드컴뱃게임즈


3.대한합기도회 현황(수련생, 지부 등)

국제합기도연맹에서 승인하는 한국 대표조직은 ‘대한합기도회’입니다. 전국에 30개 도장과 클럽으로 운영되고 있고 성인 회원만 약 50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매년 전일본합기도대회에 출전을 원하는 지도자와 회원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4년마다 열리는 국제합기도대회에도 참가하고 있습니다. 3년에 한 번씩 열리는 무예올림픽인 ‘월드컴뱃게임’에는 한국 대표를 파견하고 있습니다.

 합기도는 세계적인 운동으로 회원들간의 교류가 활발한 운동입니다. 합기도는 창시자에게 배운 여러 원로 선생들로부터 배움을 청하고 선배 지도자들로부터 배우는 것에 인색하지 않습니다. 만약 서로 담을 쌓듯 배움이 없다면 태권도를 가르쳐도 합기도인 줄 알고, 유도를 가르쳐도 합기도인 줄 알 것입니다.
벤치마킹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남의 것을 가져와서 자기 것이라고 우기는 것은 결코 칭찬할 만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살아있는 감각을 배우기 위해서도 선배 선생들과 교류가 활발하게 일어나야 합니다.
 대한합기도회는 그러한 마음으로 국내외 행사를 적극 개최하고 있습니다.

해외 여러 유명 선생들을 초청하여 배움을 이어간다.


4.합기도를 수련하면 좋은 점

누군가를 이겨야 하는 승리는 경쟁을 해야 하고 그것은 필연적으로 대립을 불러 집착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승률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는 운동은 지나친 경쟁으로 자칫 분노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성숙한 사람과 미성숙한 사람을 구분짓는 차이는 ‘폭력’에 있습니다. 이성적이어야 하는데 언어적이든 물리적이든 폭력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생각이나 의지를 드러낼 수 없는 사람이라면 그가 아무리 똑똑하다고 해도 성숙한 사람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합기도는 바로 이런 점을 기술적으로 표현하는 운동입니다.
‘공격하는 상대마저도 다치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창시자의 인간에 대한 연민은 강압적인 완력을 쓰지 않고 상대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제압하게 함으로서 폭력을 피하게 됩니다. 창시자는 합기도 정신을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합기도는 ‘사랑’이며, 만유애호(萬有愛護)의 사명을 완수하는 진정한 무(武)의 길(道)이다. 합기는 자기를 극복하고 상대의 적의를 없애는, 적 자체가 없도록 하는 절대적인 자기완성으로 향하는 길이다.”

합기도는 운동 이외에도 개개인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살면서 긍정적으로 자신을 개선할 수 있는 교육 방법으로 합기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합기도를 통해서 자신의 삶이 바뀌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아이키도 기술은 힘을 쓰지 않기 때문에 매우 부드럽고 역동적이며 현실적입니다.

합기도 창시자 우에시바 모리헤이


5.대한합기도회 향후 발전 계획

대한합기도회는 누구든 가입하고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조직입니다. 어린이에게는 운동 그 자체가 인성교육이 되며 다양한 신체활동을 통해 건강하고 바른 태도를 갖게 합니다. 성인들에게는 폭넓은 교류 활동을 통해 인간관계의 다양성과 풍요로운 환경을 제공합니다. 지도자의 자질이 향상됨에 따라 평생무도로서 삶을 마칠 때까지 수련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집니다. 그것은 전세계 지도자들을 살펴보면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그동안 대한합기도회는 조직의 확대보다는 지도자와 회원 개개인의 자질 향상에 신경을 더 써 왔습니다. 서두르고 있지는 않지만 차차 전국 지부가 형성되고 나면 IOC 종목으로서 세계무예마스터십 정식종목처럼 정부 체육기관에도 자동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6.아주 간단한 이력

합기도 6단
대한합기도회 회장
국제합기도연맹 한국지부 대표
아시아합기도연맹 한국대표
가토리신토류(香取神道流) 교수면허

저서:
<정통합기도>(1993),<아이기도>(1998), <화의 합기도>(2000), <고류검술과 아이기도>(2001)
<무도에 눈뜨다>(2010), <평생무도>(2014), <무도의 가치를 말하다>(2018), <가토리신토류 기술서>(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