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 승단 심사를 준비하며 -이미연

이미연 2단 승단심사 모습

안양 오승도장에서 2단 승단 심사를 준비하고 있는 이미연입니다.

승단 심사 원서를 작성하며 보니, 2014년 5월에 아이키도를 시작해서, 벌써 9년하고도 몇 달이 지났습니다. 가끔 다른 도장 선배님들께서 어?! 아직 초단이었나?? 하실 만큼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만, 출산으로 1년 반을 쉬고도, 코로나로 만 2년을 쉬고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고 있기에 스스로를 격려하며 수련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일상이 변하고, 어려움을 겪은 것은 우리나라 전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상황이었지만, 특히 암 환자를 돌보아야 해서 도장 근처에는 얼씬도 못했었고, 지금도 종일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고 있다 보니 더욱 큰 변화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도장에 가지 못했던 2년 동안 체중은 늘었고, 디스크가 터지고, 어깨에는 석회화 건염이 생기고, 아이키도 덕분에 기적적으로 생겼던 아이가 초등학교에 갔으며, 40대 중반으로 달려가면서 일은 몇 배로 많아졌습니다. 스트레스는 계속 높아만 가고, 몸은 상해가고 있었는데, 2022년 드디어(?) 코로나에 걸리고 나자 행복한 마음으로 도장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즐거운 마음으로 도장에 가기 시작은 했는데, 오래 쉬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도장에 못 가는 기간 동안 열심히 수련하신 분들의 눈부신 발전에 놀람과 동시에, 정신도 몸도 기본적인 것 조차 기억하지 못해 손발이 따로 노는 자신을 바라보며 자괴감이 들었고, 조금 움직였다고 무릎이 아파 1개층 이동도 계단을 이용하지 못하고 엘리베이터를 타야 했습니다. 무릎 때문에 정형외과 교수님을 뵈었더니 뭘 했느냐? 하셔서 합기도요.. 했더니 너의 나이는 그런 운동을 할 나이가 아니다! 하지 마라! 라고 하시더군요. 80세 넘으시도록 멋진 모습 보여주시는 선생님들이 얼마나 많으신데.. 의사는 항상 하지 말라고만 하는 것 같습니다.

삐걱거리는 무거운 몸을 움직이기가 어렵긴 하지만 근력 운동도 하고, 자세도 바로 잡고, 기술 하나 하나 처음부터 다시 배워가며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헤매고 있으면 백 번도 가르쳐주신 존경하는 유현상 선생님과, 부족한 저를 여러모로 도와주신 안양오승도장 도우님들 덕분에, 요즘은 마냥 즐겁게 수련하고 있습니다. 워낙 몸으로 배우는 것이 늦고 작은 습관 하나를 바꾸려 해도 남들보다 몇 배 오래 걸리는 몸치라, 한참 부족한 제가 2단 승단 심사를 응시해도 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코로나 이후 도장에서 더 이상 뵐 수 없게 된 도우님들을 생각하며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 오래 쉬었어도, 다시 시작해서, 우리 같이 80살까지 함께 했으면 합니다!

작성: 안양도장 이미연(의사)

이미연 초단 승단 심사때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