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보고, 무엇을 배울 것인가?

합기도(合氣道,Aikido) 창시자 우에시바 모리헤이(1883~1969)

합기도는 개조라고 하는 창시자가 있다. 또한 합기도는 1976년에 국제합기도연맹(國際合氣道連盟)이 조직되면서 국제스포츠조직인 GAISF에 정회원이 되었다. GAISF 정식 종목인 합기도(合氣道,Aikido)는 공식적으로 우에시바 모리헤이(植芝盛平)를 창시자로 규정하고 있다.

일반 스포츠에서 창시자가 존재하는 종목은 드물다. 활쏘기나 말타기 등 옛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된 운동 종목은 특별히 누가 만들었다라고 할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택견처럼 옛 민속놀이가 무예가 된 것도 있다. 무형문화재로 전수되어지고 있지만 창시자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창시자가 왜 중요한가? 라는 물음에 대한 솔직한 설명을 해 주는 곳이 없다. 어떤 곳은 그냥 필요에 의해서 이용만 하는 곳도 있다. 창시자라고 하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만들었다고 하는지 제자라면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의 수제자들이 그로부터 무엇을 배워서 다음 세대에 전승하려고 했는지도 알아야 한다.

다케다 소가쿠, 대동류합기유술 부흥의 조

창시자는 있는데 그가 무엇을 만들었다고 하는지 모르고 혹은 지금 하고 있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의도로 창시자를 만들었다면 가짜 족보를 만든 것으로 사기나 기만에 해당 된다. 대동류합기유술하면 다케다 소가쿠를 말하지만 그를 창시자라고 하지 않고 부흥의 조(祖)라고 말한다.

그의 제자인 우에시바 모리헤이를 창시자라고 하는 이유는 새로운 무도 형태로 합기도(合氣道)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조(開祖)라 하고 처음 시작해서 알린 사람이라고 한다. 그가 만든 새로운 무도는 우열을 가리는 싸움(시합)을 하지 않는 평화의 무술이다. 동양적인 조화를 미덕으로 생각하고 부드러움을 표현한다.

인도에서 ‘국제복싱합기도연맹’을 만들었으니 가입하라는 메일이 왔었다. 살펴보니 사이비 합기도를 배웠는데 태권도를 비롯해서 유도, 검도, 중국무술 등 모든 무술이 포함되어 있지만 복싱만 없어서 새로 만들게 되었다고 선전하고 있었다. 이런 것은 창시가 아니라 표절 또는 도용(盜用)이라고 한다.

짝퉁<사진출처: 경향신문>

선생은 야와라를 배웠다고 말하는데 제자가 합기도라고 했다면 명칭을 표절한 것이다. 그 선생은 합기도 창시자가 될 수 없다.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 명칭을 사용했다면 그 제자들이 선생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었고 선생은 비즈니스를 위해 제자들을 이용했다고 봐야 한다.  

합기도는 검술을 기반으로 하는 유술이다. 창시자는 검술의 이해가 올바른 체술의 기본이 된다고 생각하고 무기술과 체술 양쪽에 중점을 두어 연구했다. 이때 고류검술인 카지마와 가토리신토류를 바탕으로 무기술이 연구 되어졌다. 이 시기에 창시자의 수련 상대가 사이토 모리히로(齋藤守弘)라는 제자였다.

창시자 사후 사이토 선생은 창시자로 부터 배운 무기술을 합기검(合氣劍, Aikiken)과 합기장(合氣杖,Aikijo)으로 정리해서 가르쳤다. 제자들이 조금씩 다른 표현을 하는 이유는 창시자가 세월에 따라 기술이 진화 하면서 표현이 조금씩 달라 졌기 때문이다. 초기 제자인 시오다 고조는 창시자가 카지마신류 검술에 심취했을 때 배운 제자이다.

창시자가 사이토 제자와 함께 검술 시범을 보이고 모습

창시자는 말년에 들어서 가토리신토류(香取神道流) 검술에 심취했는데 이후 제자들이 모두 가토리신토류의 자세를 취하고 있어서 창시자의 연구 시기에 따라 변한 모습을 알 수 있다. 창시자의 제자들은 만유애호에 대한 정신과 창시자가 만든 기술을 다음 세대에게 전승하고 있다.

그의 제자들은 창시자의 기술이 부족해서 타무술에서 기술을 가져오고 다른 것을 섞어야 한다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전에 영향을 주었던 무술과 확연히 달라진, 매우 획기적이면서 완벽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 링크에서 표시하는 것은 합기도 창시자의 년도별 제자들과 도제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알려 온 것도 합기도 창시자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이 훌륭한지 그리고 그가 만든 기술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유용한지? 알리는 것이었다. 좀 더 나은 나를 위한 개선이 필요할 때 누군가 보고 배울 수 있는 선생이 있다는 것은 행운과 같다.

창시자 직계 내제자인 고바야시 야스오(小林保雄) 선생으로부터 배움을 청하고 있는 윤준환 중앙도장장의 모습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