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예마스터십(WMC)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이시종 위원장의 개회사

지난 6월 1일 충북도청 도지사 선거에서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가 당선되었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시종 도지사가 12년동안 충북도청을 이끌어 오면서 인재 부족 해소와 충북에서 무예올림픽을 창건해 무예 관련 콘텐츠산업을 이끈다는 기치 아래 ‘인재 육성’과 ‘무예마스터십’ 두 가지 사업을 벌여왔다.

이시종 도지사는 충주에서 태어나 청주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로 충북도청에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영월군수, 충주시장, 17~18대 국회의원, 민선 5~7기 충북도지사를 역임했다. 하지만 이번 지방 선거로 김영환 후보가 도지사가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김영환 지사는 “세계무예마스터십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라며 이와 관련된 도 예산과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에서도 두차례나 세계무예마스터십을 개최하여 왔고 차기 대회는 2023년 9월 울란바토르에서 100개국에서 선수들이 참여하는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앞으로 WMC(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의 예산과 인력 지원 중단이 되면 무예마스터십이 해체 수순로 이어지기거나 아니면 WMC를 원하는 다른 국가에서 수용하게 될지도 모른다. IOC가 피에르 쿠베르탕(Pierre de Coubertin)에 의해 1894년 프랑스 파리 의회에서 창설되었으나 스위스 로잔으로 본부가 옮겨진 것처럼 WMC도 옮겨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WMC는 유네스코(UNESCO) 상임자문기구로 승인되었으며 IOC 기구인 GAISF 회원으로 승인 되고 1975년 태권도에 이은 두번째 국제조직이 되면서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 이것은 지방 자치단체로서는 보기 드문 성과라 할 수 있다. 이런 사업이 정치적인 이유로 전임자의 사업 성과를 지워버리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물론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예산 투입에 비해 경제 유발효과가 미미하다는 시각과 참가하는 선수들의 수준과 해외 선수들의 입국 후 무단 이탈로 인한 불법체류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것으로 인해 그동안 세계무예마스터십에 쏟은 노력과 성과가 평가 절하되는 것은 더욱 문제가 된다. 김영환 지사가 밝힌 것처럼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는 있으나 폐지가 전제가 되어서는 안된다. 세계무예마스터십은 충북이 쌓은 자산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참석자들

9월 16일(월)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무예진흥 세미나는 임오경 의원, 이장섭 의원이 주최하여 무예진흥과 발전에 대한 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는 법안이 국회에 통과되고 10년이 넘도록 시행되지 않고 있는 전통무예진흥법과 WMC의 위기에 대한 내용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원점에서 다시 거론되고 있는 전통무예진흥법은 아직도 전통무예와 현대무예 종목도 구분되지 않고 있고 마치 폐지되기를 바라는 듯한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의 전통무예에 대한 무관심과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인해 결국 무예 플랫폼을 만들어 세계화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WMC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여있다.

IOC 산하 GAISF 스포츠 종목은 대한체육회에서 관리하고 전통무예는 WMC가 나서서 전국 무예도장을 관리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무예진흥 발전을 위해서는 WMC의 존재가 반듯이 필요하다. 현재 대한체육회는 무예를 관리할 만한 전문가가 없다. 합기도만 하더라도 이미 국제합기도연맹이 있고 GAISF 정회원 종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동 형태가 전혀 다르고 국제조직과 관련도 없는 합기도 단체가 정회원 종목이 되어 있다.

대한체육회에는 무예 전문가가 없다. 세계무예에 전문지식을
갖춘 WMC가 답이며 해외 이전을 반대한다.

만약 전국체전에서 시범종목으로 나오게 되면 전세계 무예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Hapkido(合氣道)와 Aikido(合氣道)의 명칭 문제가 국제적인 이슈가 되면서 한국무예에 대한 이미지 손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무예 지식이 없는 정부 관계자로 인해 근본도 없는 짬뽕무예가 정통무예로 탈바꿈하는 것을 막으려면 무예전문가가 이끄는 WMC와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

어렵게 마련한 전통무예진흥법도 폐지되어서는 안된다. 대한체육회에서는 전통무예를 관리하지 못한다. 잘못하면 한국인에 대한 세계적인 이미지가 나빠질 수도 있다. WMC 조직이 나타나면서 전세계 무예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무예관련 새로운 정책들이 나오고 있다. 무예와 관련한 정책이 정부 차원에서 스포츠와 무예를 구분하여 재검토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