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키도는 다른 곳에서 강함을 찾지 않는다.

아이키도(合氣道)는 무도이므로 수련 그 자체 만으로도 강해져야 합니다. 여기서 무도란? 굳셀 무(武)와 길 도(道)에서 알 수 있듯이 한문 그대로 굳센 길, 혹은 강한 깨달음으로 풀이 됩니다. 모두가 인식하는 것은 무도는 강한 사람을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무도는 각각의 특색과 함께 강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함이 없는 것은 무도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습니다.

대체로 오랜 역사를 거치며 새롭게 탄생하여 대중화에 성공한 현대무도는 그 종목마다 독창적인 특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디사이저와 같이 자기만의 특징이 없는 종목도 있습니다. MMA(Mixed Martial Arts)가 그런 것인데 경기장에서 1대1로 싸워서 이기기 위한 모든 투기술을 모아 놓은 것으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참고>: 신디사이저: 여러가지 악기 소리를 변조하거나 만들어 내는 악기, 정작 자신의 소리가 없다. 

투기 시합에서 보여주는 강인한 모습과 다르게 실제 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현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하게 펼쳐지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경험한 것을 얘기하면, 나는 아이키도를 만나기 전에 격투기 선수였고, 학창 시절에는 태권도 선수였고, 격투기 참피온에 극진공수도 대회까지 출전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당시 더 이상 강할 수 없었던 내가 처음 보았던 아이키도는 매우 부드러웠지만 약하게 보였습니다. “저게 뭐야, 저런 것을 배워서 강해질 수나 있겠어?” 라고 생각했을 정도 였습니다. 그때까지 내가 알던 합기도(合氣道)는 여러 종류를 섞어서 가르치고 있었는데 태권도와 유도는 물론 누구로부터 시작됐는지 모호한 쌍절곤까지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수련시간에 쌍절곤을 하고

그것은 합기도로는 강함이 없다고 생각하는 데에서부터 기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종목에서 사용하는 강한 기술을 가져오는 것을 말합니다. 처음에 야와라(유술)를 배웠지만 강함이 부족해서 타 무술에서 족술(발차기)를 가져와 섞음으로서 강해질 수 있었다고 하고 있습니다. 강해지기 위해서는 남의 것도 가져와서 섞을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습니다.

그래서 합기도를 ‘종합무술’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것은 반대로 타 종목의 기술을 빼면 그야말로 볼품없는 나약함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타종목을 가져와서 강해졌다고 하면 원래의 종목이 가진 특성은 사라지게 됩니다. 아이키도에다 경기를 위주로 하는 타 무술을 섞어 버리게 되면 아이키도만의 특징은 사라져 버리게 됩니다.

<참고>: 아이키도는 오리지날 합기도(合氣道)를 말하는 것으로 국내 알려진 합기도(合氣道)와 구분하기 위해 ‘아이키도’로 표기하고 있음.

고바야시 야스오(小林保雄)과 필자

처음 아이키도를 보았을 때 아주 쉽게 보였고 일주일 정도면 다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일본으로 갔습니다. 처음 만난 분이 고바야시 야스오(小林保雄) 선생 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고바야시 선생을 만나지 않았다면 과연 “내가 변할 수 있었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선생의 기술은 매우 부드러웠고 흥미로운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생각했던 나약한 운동이 아니었습니다.

기술은 허리우드 액션처럼 거짓이나 과장이 없는 자연스러운 것이었고, 깊이가 있어 결코 짧은 시간에 터득하기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약 아이키도를 신비하게 보이려 하고 사이비 신앙처럼 정신 승리로 포장이 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면 또는 시합처럼 투쟁적인 모습을 보였더라면 나는 결코 흥미를 느끼지 못했을 겁니다. 이제 나는 30년 이상을 아이키도 하나에만 전념하고 있고 많은 개선이 이루어 졌습니다.

해외 행사에 참가해서 장남과 함께 배우고 있다.

아이키도는 아이키도 다워야 합니다. 다른 것을 짬뽕처럼 섞지 않아도 “매우 강하고 훌륭하다!”라고 인정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고바야시 선생을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이미 태권도 5단에 격투기 참피온 이었습니다. 만약 고바야시 선생께서 강한 것을 보여주기 위해 발차기를 하고 유도나 중국무술을 섞어 보여주었다면 나는 실망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고바야시 선생은 오직 아이키도 하나로 감동을 주었습니다. 아이키도가 아닌 다른 종류를 섞어서 강하게 보이려 했다면 전문성이 없는 지도자의 자질을 의심했을 것입니다. 모든 무도 지도자는 자신이 하는 종목에 전문성을 가져야 하며 나처럼 강한 사람이 찾아 왔을 때 고바야시 선생에게 감동하고 흥미를 갖게 된 것처럼 할 수 있어야 자질을 의심 받지 않는 지도자가 되는 것입니다.

아이키도는 다른 곳에서 강함을 찾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