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말글살이] “힘 빼” -김진해 교수 칼럼-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한겨레 [말글살이] 사설로 연재되고 있는 김진해 경희대 교수는 신촌합기도장(Aikido)에 유단자이다. 연구를 위한 휴가로 캐나다를 방문 했을 때에 우연히 합기도(Aikido)를 접하면서 매료되어 귀국 후에는 한국본부인 신촌도장에서 매수련을 거르지 않고 이어가고 있다. 김진해 교수가 합기도를 수련하고 있다는 것은 한겨레 사설 [말글살이]에서 자주 언급되면서 알려졌다.

5월25일 자 “힘 빼” 글에서는 합기도 수련에서 강조되는 힘을 빼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설명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꾸준히 무도를 수련하며 후학들에게 무도가 무엇인지 설명하며 지도하는 교수가 흔치 않다. 흔히 건강운동으로 단전호흡, 기공, 요가 같은 정적인 수련을 선호하는 교수는 많아도 땀으로 도복을 적시는 고된 수련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교수는 보기 어렵다.

1950년 도쿄 출생으로 도쿄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하고 현재 코베(神戶)대학에서 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우치다 타츠루(內田樹, Tatsuru Uchida) 교수는 일본의 가장 대중적인 사상가이자 합기도(Aikido) 사범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무도와 관련된 유명한 저서가 많다. 저서로는 ‘하류지향’ ‘스승은 있다’ ‘힘만 조금 뺐을 뿐인데’ ‘무도적 사고’ ‘어른이 된다는 것’ ‘침묵하는 지성’ ‘배움엔 끝이 없다’ ‘완벽하지 않을 용기’ ‘배움은 어리석을 수록 좋다’ 그 외에도 수많은 저서가 있다.

신촌본부도장

김진해 교수가 합기도 수련을 시작한 것도 우치다 타츠루 선생의 영향력이 크다. 유학 중에 합기도가 뭘까? 로 시작한 것이 이제는 합기도 수련이 일과가 되어 근 5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최근 글을 올리며 페이스북에 설명한 글이 있어 올려본다.

“뭔가를 잘 못 하면서 그 세계의 일을 언급하기가 부끄럽다. 특히 합기도(Aikido)처럼 ‘몸의 언어’를 있는 그대로 구현하는 무도에 대해 뭐라뭐라 말한다는 건 더욱 부끄럽다. 크게 깨우친 것도 없으면서 주변적이고 파편적인 가십거리로 이 무도가 추구하는 본질을 왜곡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앞선다.

다만, 우기고 싶은 건, 내가 운 좋게도(천만다행으로) 이 무도를 접하게 되었고, 이 무도를 수련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야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유연해질 수 있겠다는 마음이 있다는 거다(합기도Aikido를 못 만났다면, 지금쯤 권투도장에 가서 샌드백을 쉭쉭쉭 퍽퍽 치고 있으려나!?(그랬다면 내가 있는 공간에서 만나는 사람 중 몇 명은 적어도 세 대 정도의 훅을 맞았을 거다.ㅋㅋ; 나중엔 내가 맞겠지.)

(나는 아직 잘 안 되지만) 힘을 빼면, 더욱 유연해지고 포용적인 사람이 된다. 정말,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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