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키도 단위(段位)가 갖는 의미

승급심사 모습

아이키도는 중력과 같은 자연의 힘을 이용하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노인도근력이 약한 여성들도 잘 할 수 있다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우리는 자연의 일부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을 잊어버렸다. 물론 자연의 힘을 이용하는 방법도 잃어 버린지 오래고 배우지 않으면 이용하는 것도 모른다. 자연과 하나 되는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부단히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

어제 무엇을 먹었는지 잊었다 해도 먹은 음식이 체내에서 영양분을 만들어냄으로써 생명이 연장되는 것처럼 아이키도 기술 역시 하나하나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반복적으로 꾸준히 수련하다 보면 몸에 새겨지게 된다. 머리로 기억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 자연스럽지도 못할 뿐더러 실제 상황에서도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오직 부단한 수련으로 뼈 속까지 새겨 넣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아이키도 수련을 꾸준히 해야 하는 이유이다. 인스턴트 식품이 건강에 해롭듯이 짧은 시간에 성과를 내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자연이 진화하듯 수련으로 쌓여지는 변화는 자연스럽게 단위(段位)로 나타난다. 초단부터 4단까지 단위에 따라 어떤 수련을 해야 하는지 구분해 보면 다음과 같이 참고할 수 있다.

아이키도(合氣道) 단증

초단(初段)

초단의 핵심어는 ()’이다무수히 많은 사람을 잡아보고 수많은 경험을 통해 감()을 익히고 느껴야 한다위로는 스승과 선배들이 있고 아래로는 초심자와 유급자 후배들이 있다그들의 몸 하나하나가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그때그때 다른 기술이 들어가야 한다동일한 기술이 어떤 사람에게는 통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결국 초단에서 해야 할 일은 수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다자신의 도장에서 평소 수련을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강습회에 참여하여 다양한 사람들을 파트너 삼아 잡아보아야 한다스승의 손을 직접 잡아 감을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스승이 아니더라도 다른 선후배들을 많이 잡아봄으로써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그런 것들이 모이고 모여 ()’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2(二段)

2단에서 익혀야 할 핵심 단어는 차이()’유급자와 유단자의 차이 같은 기초적인 것에서부터 초단과 2단의 차이, 3단과 4단의 차이 같은 고도의 차이에 대해서도 눈을 떠야 한다또 힘을 넣어야 할 때와 빼야 할 때들어가야 할 때와 전환해야 할 때상대의 힘을 이용해야 하는지 받아내야 하는지강하게 나가야 하는지 부드럽게 다루어야 하는지기술의 차이타이밍의 차이타이사바키의 차이 등 모든 차이를 분별해내야 한다.

3단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의미가 있다.

3(三段)

3단은 일본어 발음에 ‘산단(算段)이라는 단어로 의미를 도출해 볼 수 있다. 3단은 아이키도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때라고 할 수 있다이 단계에 이르면 인생을 설계할 줄 알아야 한다계산할 ()’자를 써서 산단(算段)이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러한 것들은 모두 스스로 획득해야 하는 것들이다아이키도 수련을 하면서 3단이 되었다는 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인생을 되돌아보고 설계할 수 있는 내적인 힘을 길렀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3단은 다른 말로 삼단(參段)’이라고도 한다. ‘()’이라는 단어는 을 뜻하는 과 참여하다를 의미하는 으로두 가지 뜻과 발음을 갖고 있는 다의어이다이런 의미에서 3단은 인생을 관조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아이키도 인생이 입문에서 8단까지 있다고 했을 때 3단은 청년기에 속한다청춘을 인생의 황금기에 비유하듯 아이키도 3단은 아이키도 인생에서 가장 즐겁고 발랄한 시절이다그런 뜻에서 3단은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는 단계이며 적극적으로 삶과 사회에 참여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4단은 죽기살기로 수련하는 단이다.

4(四段)

4단은 다른 말로 사단(死段)’ 또는 사단(使段)’으로 표현할 수 있다아이키도 4단쯤 되면 기술에 대해서건 삶에 대해서건 한 걸음 물러서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뿐만이 아니라 죽음()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지성과 차분함을 길러야 한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그리고 어디로 가는가나의 삶은 무엇이며 어떤 의미가 있는가이 우주의 일원으로 태어난 나의 사명(使命내지 숙명(宿命)은 무엇인가하는 철학적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어느 정도 정립할 수 있는 단계가 4단이다사회와 역사에 자신을 투신하는 열정의 단계(3)에서한 발 물러서서 차분히 관조할 줄 아는 성찰의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이와 같이 단위가 더 높아짐에 따라 진리를 추구하는 구도자의 길과 같고 그것이 곧 무도를 수련하는 것(武道的 表現)으로 연결된다습관처럼 도장에 나와 수련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 행위 뒤에는 라는 개체를 뛰어넘는 인간 보편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정이 자리잡고 있다우리는 그것을 아이키도(合氣道)라는 무도를 통해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키도(合氣道)라는 무도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