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적으로 만난 아이키도>
아이키도를 만나기 전, 저는 국내 합기도를 하면서 이 기술로는 힘과 체격, 체력의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는 회의를 느끼며 진정한 기술이 무엇일까 찾고 있었습니다. 인터넷이 막 시작되던 시기라 무술 동영상도 검색해서 보면서 아이키도를 접했으나 처음에는 국내 합기도의 한 종류인 줄 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던 중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무술 교본과 아이키도 책을 입수하게 되었고, 이 책을 전해주신 분께서 국내에 아이키도 도장이 있다는 정보를 주셔서 서울대입구역 도장을 방문하여 윤대현 선생님께 입회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1997년 초단을 시작으로, 2024년에 6단 승단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28년간 이어진 아이키도 수련>
지난 시간 동안, 수련을 이어오는데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항상 다른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어려움을 넘어 수련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키도를 매일 수련하기 위해 수입이 적더라도 야근이 없는 회사를 다녀야 하다 보니, 생활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데도 이해해준 아내가 있었습니다. 윤선생님께서 서울대입구 도장을 이전하신 후 선생님께서 안 계시는 도장을 지키는 것이 정말 힘들었지만, 윤선생님께서 계시는 도장을 찾으며 배운 내용으로 수련 지도에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평촌에서 아이키도 클럽을 계속할 때, 주 1회 지도해주신 루퍼트 아킨손 선생님과 장소를 마련해준 윤준민 태권도 관장님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직장에서 대구 지사로 발령을 받았을 때, 주말에만 평촌 도장에서 지도할 수 있었지만 1년 6개월동안 근면성실하게 주중 수련을 지켜준 전상진 2단이 있어 아이키도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수련 장소가 갑자기 없어졌을 때에도 한겨울에 두 달 간 야외 수련을 하며 손등이 갈라져도 함께 해준 전상진, 최재우, 오장백, 신호섭 회원이 있었습니다.
검장 수련을 할 수 있는 층고 높은 공간을 찾지 못해 포기 직전, 마지막으로 가본 곳이 지금의 안양 오승도장으로,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을 때 코로나 사태가 터졌습니다. 어려웠던 코로나 3년간, 수련에 나오지 못하는데도 수련비를 입금해준 회원들이 함께 했기에, 안양 도장이 이 자리에 계속 있을 수 있었습니다. 6단 승단에 이르는 데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이어갈 아이키도>
금번 6단 승단을 맞이하여,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아이키도를 처음 배울 때, 윤대현 선생님께서 ‘기술을 알려주는데 감사할 줄 모른다. 당연하게 생각한다.’ 고 혼내신 일이 있었습니다. 이 말씀은 ‘범사에 감사하라(데살로니가 5장 18절)’는 성경 말씀과도 같은데, 그 당시 저는 ‘기술’에 대한 욕심에 마음이 급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한 마음보다, 기술을 알고 싶고 빨리 잘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선생님께 보였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초단을 받고, 2단을 받고, 더 많은 세미나에 참석하며 일교 하나 조차도 너무나 다양하고, 선생님마다 핵심이 다르신 것을 보면서 조금씩 겸손해지게 되었습니다. 한 번에 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으니 급하게 갈 것이 아니라 즐기고, 나를 변화시켜가자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알기 어려운 선생님의 기술이라도, 범사에 감사하며 수련하다 보면 언젠가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계속 정진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내’가 생각하는 아이키도는 무엇일까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수련해가고 있습니다. 6단 승단으로 한없이 기쁘고 감사한 마음을 기반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그 동안 아이키도를 해 오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였습니다만, 제가 겪은 어려움은 저의 스승이신 윤대현 선생님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선생님께서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앞서 가셨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닦아 놓으신 길을 선생님보다 쉽게 걸어온 것 같습니다.
많은 것을 베풀어주신 선생님처럼, 6단 지도자로서 함께 수련하는 후배들이 아이키도를 계속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고자 합니다. 아울러 보다 많은 사람이 아이키도를 알고, 함께 할 수 있도록 아이키도 저변을 확대하는 데에 더 많은 노력을 쏟겠습니다.
1996년에 평생을 함께 하고 있는 아내를 만났고, 같은 해 아이키도를 만났습니다. 저의 욕심일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40년은 더 같이 했으면 합니다. 앞으로 이어갈 아이키도 수련 여정에, 같이 수련해왔고 수련하고 있는 선후배님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