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나아가다
여러분, 삼가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2021년, 새로운 해가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제가 합기도의 길을 걷기 시작한지 처음으로 합기도 본부 도장에서 새해 맞이 수련을 하면서 새해를 맞이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인터넷으로 (신년 행사를) 영상으로 배포하는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지금, 올해가 더 좋은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해 코로나 신형 바이러스(COVID-19)가 전 세계로 확산하여, 많은 나라에서 경제와 생활에 전대미문의 위기를 초래했고, 그 위기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의 영향으로 많은 분들이 노동, 생활, 인간 관계의 방법 등을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도 합기도계는 공익재단법인 합기회본부(합기도 세계본부)를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수많은 강습회, 기념행사를 거행할 예정이었으나, 대부분 연기 또는 취소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고등학생, 대학생인 합기도 회원 분들의 소식이 특히 가슴 아팠습니다. 짧은 3~4년 간에 행해지는 연무대회가 중지한 것은 정말로 유감스럽습니다. 올해 3월에 졸업해 버리는 분들에게는, 올해 열리는 전국 고등학교 합기도 연무대회·전국 학생 합기도 연무대회에 참가할 기회는 없으니까요. 합기도만 아니라 작년의 무도·스포츠 대회의 중지 소식은 정말로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깨달은 것도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는 동안, 사람과의 인정과 만남이 이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긴급사태 선포로 본부도장을 쉬어야 했던 지난 두 달 동안, 제 몸에 베인 합기도 위주의 생활과, 전 세계 합기도 동포들을 생각하는 마음의 강함을 다시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원래의 생활 상황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만, 고개를 떨구고 있는 것 만으로는 아무런 진전도 없습니다. 앞을 향해 똑바로 걸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하게 생각합니다.
올해는 합기도 세계본부도장을 세운지 90주년, 재단 자격이 인가 된 지 80주년이 됩니다. 전후의 합기도의 기반을 확실하게 해 주신 깃쇼마루(吉祥丸) 2대 도주가 탄생한지 100년이 되는 해에도 해당합니다.
합기도는 개조 우에시바 모리헤이(植芝守平)옹이 일본 전통무술의 오의를 터득하여 더욱 엄격한 정신적 수양을 거쳐 완성한 현대무도입니다. 일본의 토양에서 탄생한 일본이 자랑하는 문화 중 하나라고 확신합니다. 본부도장이 창건된 이후 90년 동안 합기도는 깃쇼마루(吉祥丸) 2대 도주를 중심으로 한 선인들의 노력으로, 세계 140여개 국가와 지역으로 전파되었습니다. 이 동안, 일본은 전쟁이라는 괴로운 상황 속에서 빠져나와, 현재와 같이 되었습니다. 전시 중에는 물론 연습을 할 수는 없었고, 종전 후에도 2년간 정도는 피난처로 개방되어 있었습니다.
합기도도 전쟁 중 깃쇼마루 2대 도주가 중심이 되어 전후의 힘든 상황을 해쳐 나가면서, 국내 외로 크게 그 범위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현재 저희는 이 상황에서 합기도 본부도장의 90년 역사의 무게를 느끼고, 선배들에 대한 감사를 늘 간직하며, 새로운 한 해를 향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올해는 소의 해입니다. 가장 움직임이 완만하고 걸음이 느린 소의 해는 앞을 서두르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일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묵묵히 눈앞의 자신의 일을 해내는 것이 장래의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코로나로 힘든 상황이라 해도, 서두르지 않고, 힘든 상황에서 잘 생각하고, 사람과 사람이 서로 지탱하고, 마음을 합하여, 서로를 생각하며, 힘차게 걸어가는 해인 것은 아닐까요?
소가 걸어가듯 천천히, 확실한 걸음걸이로 역사를 이어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