合氣道 쟁점 묻고 답하기(1)

이번 편에서는 合氣道 관련 쟁점을 Q&A 형식으로 풀어보려고 한다. 시작에 앞서 ①Q&A의 답변은 合氣道(Aikido)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필자 개인의 견해여서 앞으로도 수정·보완할 여지가 있다는 점, ②하지만 개인 견해라 하더라도 Q&A로 옮기기까지는 지금의 연구 수준 안에서 내용을 객관화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는 점을 밝혀 둔다. 바로 시작한다.

 


Q : 合氣道는 어느 나라 무도입니까?

A : 쉬우면서도 어려운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合氣道는 일본 무도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전통 무도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나의 명칭을 두고 입장이 나뉘는 것이지요.

 

본래 合氣道는 일본에서 우에시바 모리헤이(植芝盛平, 1883~1969)가 창시한 현대 무도입니다. 合氣道라고 쓰고, あいきどう라고 부르며, 合氣道를 처음 시작한 나라가 일본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는 일본어 발음을 따라 Aikido로 표기합니다.

 

合氣道를 우리말로 적으면 ‘합기도’가 되겠네요. 또한 合氣道의 일본어 표기 あいきどう, 영문 표기 Aikido를 소리 나는 대로 우리말로 옮기면 ‘아이키도’일 테구요.

 

즉, “合氣道=합기도=あいきどう=Aikido=아이키도”인 셈입니다. 여기까지라면 질문에 답하기가 쉬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설명한 合氣道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合氣道가 우리나라에 존재합니다. 이제부터 편의상 후자를 Hapkido라고 쓰겠습니다. 이 Hapkido는 우리나라에서 생겨나고 발전한 무도가 맞습니다. 사안이 복잡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합기도는 어느 나라 무도입니까?’라고 물으면 일본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한국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 것입니다. 답변 첫머리에서 ‘쉬우면서도 어려운 질문’이라고 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Q : 合氣道라는 이름 아래 서로 다른 형태의 무도가 존재한다는 이야기인데, 그게 가능한가요?

A : 상식이라면 안 되지만, 그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다.

 


Q :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요?

A : 저는 그 책임이 Hapkido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Hapkido계란 ①Hapkido를 국내에서 처음 지도한 사람으로 꼽히는 최용술, ②최용술의 무도에 合氣道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 ③최용술의 무도는 合氣道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그 이름을 계속해서 사용한 사람들 모두를 말합니다.

 


Q : 최용술이 누구인지부터 설명할 필요가 있겠는데요.

A : Hapkido계에서 Hapkido의 창시자, 최초 보급자로 꼽는 인물입니다. 1899년생이고, 1986년에 사망했습니다. 기록에 따라 1904년생으로 보기도 합니다.

 

최용술은 해방 후 대구에서 무도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본인이 소년 시절에 일본으로 건너가서 ‘대동류합기유술(大東流合氣柔術)’ 부흥의 조(祖) 다케다 소가쿠(武田惣角, 1860~1943)에게 대동류합기유술을 배웠다고 했습니다. 최용술의 제자들이 ‘선생이 그렇게 말했다’고 증언합니다. 최용술과 다케다의 이야기는 뒤에 다루겠습니다.

 

최용술은 본인이 가르치던 것을 주로 ‘야와라(柔ら)’라고 불렀을 뿐, 공식 무명(武名)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의 제자들이 최용술의 무도를 合氣道로 이름 지은 것입니다.

 


Q : 앞서 ‘②최용술의 무도에 合氣道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에게 혼란의 책임이 있다던 말과 연결되는데, 이것은 무슨 이야기인가요?

A : Hapkido계의 자료를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 최용술의 무도에는 공식 이름이 없었다.

– 1950년대, 일본에서 나온 『合氣道』 책을 본 최용술의 제자들이 合氣道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최용술의 무도에 合氣道라는 이름을 붙였다.

– Hapkido계의 원로 지한재(1936~ )는 본인이 국내에서 合氣道라는 이름을 처음 쓰기 시작했다고 증언한다. 그리고 지한재를 중심으로 合氣道라는 이름이 퍼지기 시작했다.

– 최용술은 본인의 무도는 合氣道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제자들이 본인 무도를 合氣道라고 부르는 것을 적극적으로 말리지는 않았다.

– 1968년 4월, 지한재를 총관장으로 하는 ‘대한합기도협회’가 결성되고, 같은 해 5월 장충체육관에서 ‘대한무도회 전국합기도통합 제1회 전국시범대회’가 열렸다. 여기서 최용술이 Hapkido 道主로 추대되었다.

 

참고로, 최용술의 제자들이 보았다는 책 『合氣道』는 1957년(昭和32년)에 일본에서 출간되었습니다. 合氣道 최초의 서적으로, 창시자 우에시바 모리헤이(植芝盛平)가 감수하고 그의 아들 우에시바 기쇼마루(植芝吉祥丸, 1921~1999, 合氣道 2代 道主)가 썼습니다. ‘이 책에서 合氣道라는 이름을 따온 사람’과 ‘지한재’가 동일인이라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최용술의 무도를 우리나라 사람들이 合氣道로 칭하기까지의 과정에 지한재가 큰 영향을 주었다고 짐작할 수는 있습니다.

 


Q : 여기서 한 번 끊고 가겠습니다. “일본에 合氣道가 있었다. 훗날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리지널 合氣道와 관계없는 최용술의 무도에 合氣道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뜻이 맞습니까?

A : 그렇습니다.

‘최용술의 무도에 合氣道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은 원인 제공자, ‘최용술’과 ‘최용술의 무도는 合氣道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그 이름을 계속해서 사용한 사람들’은 방조자라는 의미에서 이들 모두에게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비상식적인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한 것입니다.

 


Q : 이 문제는 뒤에 다시 다루기로 하구요.

그렇다면 ‘오리지널’이라고 표현한 合氣道라는 이름을 일본에서는 누가 제일 먼저 사용했습니까?

A : 다소 민감한데다, 딱 부러지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Q : 이유는요?

A : 우선, 일반적으로 그리고 국제적으로 우에시바 모리헤이(植芝盛平, 지금부터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우에시바’로 쓰겠습니다.)가 合氣道를 창시했다고 하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앞으로 이어질 내용에 오해가 생기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合氣道라는 이름을 누가 제일 먼저 사용했는지 정확하게 대답하기 어렵다고 한 이유는 여기에 몇 가지 주장이 대립하기 때문입니다.

 


Q :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A : 이해를 돕기 위해 우에시바의 생애, 그리고 財團法人 合氣會(재단법인 합기회, AIKIKAI, 이하 합기회)가 출범하기까지의 과정부터 가능한 간략히 소개하겠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