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은 2024년부터 무비자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18년도부터 회사 업무로 중국 출장을 가던 저는, 중국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자 아내에게 중국을 보여주고 싶어서 지난 주석때 중국 칭다오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출장으로 다니던 중국을 언젠가 꼭 자유여행을 가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업무출장을 위해 톈진으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칭다오 맥주 한 캔을 주문한 후, 칭다오 상공을 지날 때 마셨던 기억이 있네요. 그 정도로 칭다오는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였습니다.
그런데 아내와 다녀온 칭다오 여행의 만족도가 너무 높아, 이번 신년 휴가때 두 번째로 칭다오행을 택했습니다.
첫번째 방문 때는 칭다오에 아이키도 도장이 있는 줄도 몰랐으나, 재방문을 위해 여러가지 자료를 찾아보다 보니, 칭다오에도 아이키도 도장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여행 경험에 의하면, 여행 중 아이키도 도장을 방문하여 현지의 회원들과 함께 수련하고 식사를 하면, 여행의 기쁨이 수십 배 올라간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때는 칭다오에서 꼭 아이키도 수련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바이두 지도를 통해 칭다오의 합기도 도장 "清心禅合气道(청심선합기도)에 연락을 드렸습니다. 중국의 포털인 바이두에 청심선 도장에 대해 검색하면, 칭다오 도장이 산둥반도 지역의 본부도장이며, 칭다오와 웨이하이. 옌타이의 총 3곳에 아이키도 지부도장이 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물론 기사에 오류가 있었는지, 웨이하이에는 아이키도가 없고, 칭다오와 옌타이 두 곳에 아이키도 도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저희는 1월 1일 새해 첫날에는 칭다오 도장을 방문하고, 1월 9일에는 옌타이 도장을 방문하기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清心禅合气道(청심선합기도)
위치: 山东省青岛市崂山区中韩街道金光丽园-1号楼
산둥성 칭다오시 라오산구 중한가 진광리위안 1호관
도장장: 샨샹위(单翔宇단상우)
교련(지도원): 장쇼와이(张帅장솔)
청심선 합기도는 칭다오 지하철 2호선 랴오양둥루(辽阳东路요양동로)역에서 내리면 약 15분 정도 걸어갑니다. 역에서 내려 디디추싱(중국 택시 앱)을 부르면 1500원 정도로 갈 수 있을테지만, 걸어가는 도중에 지형이 굉장히 다이나믹하고, 중간에 재미있는 조형물도 있으니, 걸어가 보셔도 좋겠습니다.
방문하기 전에 충분히 알아보았다고 생각했지만 내심 걱정한 것은 사실입니다. 왜곡된 한국 합기도가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 한국에서 아이키도를 수련하는 입장이라 더욱 그러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도장에 들어서는 순간 그런 걱정은 깨끗하게 사라졌습니다. 제일 먼저 벽에 걸려있는 아이키카이 단증이 눈에 들어왔고, 정갈하게 대나무로 만들어진 카미자 등, 첫 인상부터 '제대로 된' 아이키도 도장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매트도 일본식 다다미 매트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다다미 매트 치고는 꽤나 푹신한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수련 방식은 한 기술당 러닝타임을 길게 잡는 치요다구 아이키카이의 수련 스타일이었는데, 한 기술의 러닝타임이 계속되는 동안 수시로 파트너를 바꾸고, 또 쉴 사람은 자유롭게 쉬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가지는 확실했는데, 바로 "아이키도를 제대로 수련하고 있다!" 는 느낌이었습니다.
벽에 걸려있는 사진들 중 샨 도장장님의 신주쿠 세계본부 방문 사진이라든가, 아이키도 고단 선생님들과 촬영한 사진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샨 도장장님은 산둥반도 유일의 단급 심사위원이며, 2021년에는 중일 문화교류에 증진한 공로로, 주 칭다오 일본 총영사관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습니다.
https://www.qingdao.cn.emb-japan.go.jp/itpr_ja/11_000001_00874.html
그리고 샨 도장장님은 영어와 일본어까지 구사하실 수 있고, 회원들도 영어가 가능한 분들이 많아, 저의 부족한 중국어 실력에도 불구하고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수련 후, 인근의 식당으로 이동하여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한상 가득 차려놓고 마음껏 먹는 중국식 식사 문화의 즐거움이 가득했습니다.

환대해 주시고 함께 손 잡아 주시고 맛있는 음식과 맥주 문화를 체험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첫날을 저희와 함께 보내주신 도장장님과 회원 여러분께 감사를 전합니다.
释心禅合气道(석심선합기도)
위치: 山东省烟台市芝罘区蓁山路蓁山花园15号楼(中正山庄附近)
산동성 연태시 지부구 진산로 진산화원 15동 (중정산장 부근)
도장장: 츠빙지에(迟秉剑지병검)
석심선 도장은 옌타이 시내 주거지역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청심선 도장의 분관입니다.
1월 1일에 청심선 도장을 방문 후 웨이하이와 옌타이 시내를 거쳐, 8일 뒤에는 석심선 도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석심선 도장의 일정상 함께 수련을 할 수는 없었지만, 옌타이에서 어떤 식으로 수련을 하고 있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오후 7시에 약속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저희는 6시에 출발했고, 한시간이면 넉넉하게 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7시가 훨씬 넘어서 도착했습니다. 옌타이는 칭다오와는 다르게 지하철이 없고, 우리나라와 같이 6시라면 러시아워가 시작된다는 점을 간과했습니다.
지 도장장님께서 "옌타이는 교통체증이 심하니, 일찍 출발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라고 미리 경고해 주셨는데 늦어지게 되어 너무 죄송했습니다.
늦게 도착했음에도 지 도장장님께서는 따뜻하게 맞아주셨습니다.
옌타이 도장은 현재 7명의 회원이 있고, 고정적으로 출석하는 회원은 2명 정도인, 한국으로 치면 '클럽'의 규모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 도장장님의 확신에 따라, 고정된 수련장소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도장' 이었습니다.
어떤 결심이 필요한지 익히 아는 저로서는 그 마음에 격하게 공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칭다오는 5.4 운동의 원인이 된 지역이자, 반일운동의 상징 같은 곳이지만, 의외로 칭다오시는 일본문화에 대해 개방적인 도시입니다. 청심선 도장의 경우에는 간판 뿐 아니라 여러 미디어를 통해 활발히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qingdao&no=25&page=1
그러나 옌타이는 매우 보수적인 지역이며, 일본문화애 매우 배타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 도장장님은 아직도 주변 사람들에게 "왜 하필이면 일본 무술을 하냐." 라는 핀잔을 듣는다고 합니다.
이 또한 저도 많이 겪어 본 일이며,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문화였습니다.
일본으로 아이키도 수련여행을 갔을 때는 종주국에 대한 존경심과 선생님, 선배님들께 많이 배워와야지 하는, 스가와라 선생님께서 늘 강조하시는 "향상심" 에 대한 마음이었다고 한다면,
비슷한 과거 역사에 기반한 사회적 분위기와, 그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도 신념을 가지고 아이키도를 꿋꿋하게 이어나가고 있는 사람들끼리만 통하는 "동지애" 는 중국의 아이키도에서 뼛속 깊이 느꼈다고나 할까요.
다들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함께 아이키도를 수련한다는 동지애로 가득 찬 사람들끼리
옌타이 볶음닭 식당에서 옌타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칭다오 맥주 등 다양한 술을 맛보며
언젠가 춘천을 방문하시면 춘천의 볶음닭인 춘천 닭갈비를 대접하겠다는 이야기.
그리고 중국과 한국과 내몽골 지역의 같은 제목 노래인 '인연'.
그리고 강남스타일을 함께 춤을 추며 부르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합기도를 통해 국경을 넘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우리가 일반 상식으로 알고 있는 중국은 폐쇄적인 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중국에서 아이키도를 하는 사람들은, 그 폐쇄적인 국가의 문화를 이겨내고 아이키도를 수련한다는 점에서 (아이키도 수련자들이 특히 그렇듯) 엄청나게 개방적이고 도전적이며, 타국의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탐구하는 분들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칭다오와 옌타이를 방문한 한국인 아이키도 방문수련자 제 1호에 기록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옌타이는, 체육시설업으로 등록하려 하니 시청에서 잘 받아주지 않아, 얼마 전 국제교류단체로 등록했는데, 저희가 방문함으로 인해 국제교류단체의 첫 실적이 만들어졌다고 기뻐했습니다.
이번 방문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다음에는 대한합기도회와 춘천도장 가족들과 함께 칭다오와 옌타이의 동료들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중국의 모든 합기도 동료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