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신문

실전이란?

대한합기도회 윤대현 회장
대한합기도회 윤대현 회장

 

실전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실제의 싸움’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 것을 사전까지 찾았냐고 할지도 모르겠군요. 그러나 실전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적다는 점에서 한마디 할까 합니다.

복싱을 배운 사람은 링 위에서 싸우는 것을 실전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검도를 배운 사람이 생각하는 실전은 손에 무기를 드는 것입니다.
사실 완전한 실전을 대비하려면 무에타이, 레스링, 유도, 검도, 복싱 등 배워야 할 것도 많아질 것입니다.

싸우지 않는 것이 가장 완벽한 호신술이라고 말하고 있는 아이키도(合氣道;합기도)에서는 실전이라고 하는 것이 기존의 격투기들과 차원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간단하게 말하면

‘무엇을 지킬 것인가?’

내가 지키려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입니다.
짧은 단도술을 익힌 강도로부터 내 가족을 지키는데 무에타이가 필요할까?
유도가 필요할까?
복싱이 필요할까?
아니면 검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만약 위 무술 중, 한 가지도 오랫동안 수련한 적이 없다면 집에 침입한 강도로부터 사랑하는 가족을 위험에 빠트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할지 모릅니다.
실전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저항도 못하고 소중한 것을 지키지 못한다는 생각은 틀린 것입니다.
무엇을 배워야 실전을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가족을 지킬 것입니다.

무술이 실전에 강하다고 말하는데 사실 시합에서 3분 3라운드를 싸우는 무술을 하고 있는 사람은 그 시합을 위해서 열심히 합니다.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실전입니다.

그리고 나이 때문에 혹은 여러 가지 이유로 더 이상 시합을 포기하고 현역에서 물러납니다.

그 사람이 생각하는 실전이라는 것은 젊었을 때 한 때를 말하는 것입니다.

무술도장에 성인들을 찾아보기 힘든 것은 무술이라는 것이 어렸을 때 한 때하는 운동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삶이란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를 말합니다.
태어나는 것이야 내 의지대로 할 수 없는 것이지만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마음의 선택에 달린 것입니다.

무엇이 되었든 끝까지 가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중도에 포기한다는 뜻이고 그런 것이 성인이 없는 한국 무술의 특징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설사 싸움에 약하다 해도 끝까지 추구할 깊이가 있고 노력할만한 가치가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입니다.

실전이란 무엇을 지킬 것인가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입니다.
습관적으로 편하게만 살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위해 힘든 것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하찮은 것일지라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전 생애를 통해서 완성도를 높여가는 장인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오래전에 격투기 참피온이 되었을 때,
링 위에서 내가 무엇을 위해 이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가?
순간적으로 스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결국 오래가지도 않을 욕심 때문에 죽어라 싸웠던 것입니다.

아이키도에서 실전이란,

몸과 마음의 온전한 기능을 위해 열심히 단련하는 것이고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새로운 환경에 두려움 없이 대처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건강을 위해서 혹은 자신의 사명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아이키도는 타 무술과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는 무도입니다.

<2012년 1월15일 윤대현 칼럼에 올려져 있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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