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무지, 활인검 그리고 합기

합기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는 다쿠앙(沢庵) 스님의 '부동지신묘'
합기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는 다쿠앙(沢庵) 스님의 ‘부동지신묘’

 

다쿠앙(沢庵)

『고류검술과 아이키도』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야규 신가케류(柳生新陰流)는 도쿠가와(德川) 가문의 검술로 전국시대 말에서 에도시대까지 가장 유명한 검술 유파이다.

야규 신가케류의 류조(流祖)인 야규 세키슈우사이 무네요시(柳生石舟齊宗嚴)와 그의 아들인 무네노리에 대한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다쿠앙(沢庵)스님이다.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먹을때 항상 나오는 절인 음식인 단무지를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다쿠앙 스님은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손자인 도쿠가와 이에미츠(德川家光) 3대의 스승이기도 하다.
다쿠앙 스님의 검소함에 대한 재미난 일화가 있다.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미츠(德川家光) 3대에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를 주겠다고 하여 오랫동안 그를 기다리게 했다.

몹시 허기가 진 도쿠가와 이에미츠는 배가고파 화를 냈고 그제서야 다쿠앙 스님이 밥과 단무지를 가져왔다. 기다리다 허기진 도쿠가와는 밥과 단무지를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다쿠앙은 도쿠가와에게 배가 고프면 무엇을 먹어도 맛있다고 가르치며 도쿠가와의 사치스런 생활에 대해 나무랬다고 한다. 그리곤 그의 가르침을 잃어버리지 말라는 권유로 그가 만든 절인 음식인 단무지를 보면 다쿠앙을 기억하라고 가르쳤다.
우리가 알고있는 단무지가 바로 닥꽝(다쿠앙)이다.

도쿠가와 이에미츠에게는 두명의 스승이 있었는데 하나는 다쿠앙 스님으로 정신적 가르침인 불법(佛法)을 가르쳤고 야규타지마(柳生但馬)는 검술을 가르쳤다.

야규타지마도 다쿠앙 스님으로부터 정신적 영향을 받아 검술에서 최초로 활인검(活人劍)의 기초가 세워지게 되었다.

미야모도 무사시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 다쿠앙 스님은 일본에서 최초로 합기(合氣)를 설명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런 영향인지는 모르나 미야모도 무사시가 쓴 오륜서(五倫書)에는 화(和)의 장이 있고 합기(合氣)를 화(和)로 설명하는 글이 있다.

다쿠앙 스님의 글은 일본의 모든 무사들에게 무술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 꼭 알아야 하는 필독서가 되었다.

에도시대와 들어서 기토류(起倒流)가 처음으로 기술속에서 합기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합기는 최고의 무사가 되기 위해서는 꼭 습득해야 하는 기술이다.

미야모도 무사시에 대해서 전해진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무사들에게 검술을 가르칠 사범을 뽑는 시험에서 미야모도 무사시가 나왔는데 무사시를 이기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뽑혀야 할 사람은 당연히 1등을 한 미야모도 무사시였으나 성주는 무사시가 아닌 2위를 선택했다고 한다. 그러자 측근이 왜 1등을 한 무사시를 뽑지 않습니까? 하자 성주는 2위를 한 자는 누구든 배우면 할 수 있는 기술을 하고 있지만 미야모도 무사시는 아무나 할 수 없는 기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미야모도 무사시는 합기의 극의(極意)를 터득한 자였다.

위에서 설명하는 인물들이 활동하던 시기인 전국시대와 에도시대까지는 검술과 유술 같이 기술을 구분하는 명칭이 없었다. 그냥 무술이었고 유파만 존재했다.

무술 속에는 검술과 유술을 모두 포함하고 있었던 것이다.

에도시대 후반 메이지 시대에 들어오면서 각유파의 이름 뒤에 검술과 유술이라는 명칭이 불리워 지게 된 것이다.

일제시대 때 ‘야와라’라고 불리던 무술이 다케노우치류(竹內流)였는데 유술로 알려진 다케우치류도 검술과 유술을 함께 수련하였다.

사람들에게 유술로 더욱 알려진 것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케우치류 유술로 불린다.
다케우치류는 경찰과 군인들에게 호신술로 가르쳐졌고 우리나라는 대구지역에서 많이 배웠는데 이유는 대구에 일본군 군사기지가 있었고 군사들 다수가 조선인이었기 때문이다.

합기도 창시자인 우에시바 모리헤이 선생은 기토류를 수련했다. 이후 대동류(大東流) 부흥의 조(祖)인 다케다 소가꾸 선생을 만나 대동류 유술을 배웠다.

다케다 소가꾸 선생의 기술을 지켜본 오니사부로가 그의 기술 속에서 합기를 알아보았다. 이후 우에시바의 권유로 대동류는 기술을 설명하는 ‘합기유술’를 붙히게 된다.

옛날 무사들도 최고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 합기를 익히려고 노력했고, 현대에 와서도 합기는 모든 무술인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 있다.

합기를 최초로 설명한 사람이 단무지를 만든 다쿠앙 스님이었고 그는 또 살인검에서 최초로 무형(無形)을 중시 여기는 활인검(活人劍)의 기본이념을 가르쳤다. 또한 최고의 무사가 되는 합기의 개념을 알려 준 스님이다.  그러한 역사의 기술적 흐름속에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우에시바 모리헤이의 합기도(合氣道)다.

국내 많은 합기도장들이 ‘합기’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합기도(合氣道)라는 이름만 도용해서 합기와 관련없는 전혀 다른 투기운동으로 만들어 버린 사이비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