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합기도 탄생은 무술의 혁명과 같다.

합기도는 평화의 무술이다.

합기도는 처음부터 ‘평화의 무술’이라는 타이틀로 시작된 운동이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당시 모든 스포츠가 순위를 경쟁하는 올림픽 규정에 맞추어 새롭게 탄생하고 있을때 순위를 거부하고 경쟁하지 않는 합기도의 탄생은 무술의 혁명과 같았다.

기존의 스포츠는 승자와 패자를 나누고 순위를 정하는 경쟁적인 구도 속에서 도전의식과 그로 인한 용기를 얻을 수 있다는 효과를 갖지만, 그 반대 급부로 패자를 만들어 낸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현대의 세상은 약탈로 살아가던 중세시대의 무법천지가 아니다. 조화로운 세상에 걸맞는 새로운 무술이 필요한 시기이다.

합기도를 평화의 무술이라고 하는 것은 승자와 패자로 부터 구속받지 않는 것을 말한다. 나를 자유롭게 하는 것은 물론 상호공존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다. 조화는 예부터 우리 동양의 정신이다. 합기도 창시자는 동양사상인 조화와 무위(無爲)를 무술로 완성시켜 놓은 천재적인 사상가이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시대를 초월하여 무술계에 혁명을 일으킨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그가 만들어 놓은 기술의 기본원리는 다른 무술과 구분되는 독창적인 형태를 완성시켰고 각 기술을 훈련하는 그 자체로 평화와 사랑에 대한 자기 완성을 이룬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합기도 창시자인 우에시바 모리헤이가 전쟁을 반대하고 이와마에 은거했을 때 이와마에 거주하고 있던 대한민국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英親王, 李垠 1897~1970)과 만남은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갈망했던 황태자의 마음이 합기도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으로 나타났다. 우에시바 선생은 그의 자서전에서 이은전하(李垠殿下)와의 각별한 만남을 자세히 기술해 놓았다.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운동으로서 합기도가 추구하는 정신에 감명을 받았을 영친왕의 모습이 떠오른다. 합기도를 ‘평화의 무술’로 세계 만방에 알리는 데 영친왕의 기여가 크다고 생각된다. 일부 몰지각한 자들에 의해 합기도를 일반적인 종합격투기 운동으로 격하시키고 있는 것을 보면 매우 안타깝고 슬퍼진다. 

합기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타격기나 이종격투기를 섞게 되어 합기도의 고유한 형태가 없어지게 된다. 합기도는 육체의 단련만큼 정신적인 완성을 추구하고 있어 인간성 향상에 기여하는 매우 뛰어난 운동이다. 남과 북이 분단된 한국에서 평화와 조화 그리고 하나되는 운동으로서 합기도 정신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      

지금 우리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해도 결코 합기도를 그만둘 수 없는 것은 합기도가 단순히 돈벌이를 위한 영업 수단이 아닌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의미있는 삶을 살아간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합기도는 겸손과 같은 예를 중시하는 아름다운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