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우(杞憂)-종목지정과 관련해서

MBC충북 방송에서 방송

이른바 한국형 합기도를 내세우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대표적인 논리 오류가 있다. 合氣道의 한국어 발음과 일본어 발음이 ‘합기도(Hapkido)’와 ‘아이키도(Aikido)’이므로, 자신들이 무술이 ‘합기도(合氣道)’라는 고유명사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해오고 있다.

우슈와 무술을 예로 들면서 한자가 같지만 다르다는 주장은, 고유명사와 보통명사에 대한 기본적인 문법상식조차 없는 무지에서 나온 억지다. 누차 예를 들었지만 ‘柔道-유도-주도’, ‘劍道-검도-겐도’에 대해서는 억지를 쓰지 않으면서, 합기도에 대해서는 역사왜곡과 아울러 억지 주장을 펴는 것은 더 이상 이해하기가 어렵다.

일반 사람들이 혼동하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단체와 종목의 구분이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예를 들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전통무예진흥법(이하 무진법)」에 따라 ‘종목’을 지정하는 것과 대한체육회에서 ‘단체’를 지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대한체육회는 IOC와 같은 국제조직에서 승인하고 있는 종목의 단체를 우선 관리한다. 대한체육회가 새로운 종목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무진법에 따라 문체부에서 종목을 지정하면 대한체육회는 그 종목을 대표하는 단체를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종목 지정이 안된 상태에서 합기도와 아이키도가 다르다고 주장하는 것은 단체가 다르다는 것일 뿐 종목이 다르다는 것이 아니다. 만약 종목이 다르다면 이름도 바뀌어야 한다. GAISF, IWGA, AIMS 등에서 인정하는 국제합기도연맹의 合氣道가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과연 문체부가 合氣道(Hapkido)를 한국전통무예로 종목지정을 할 수 있는지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도시락을 의미하는 벤토(弁当)라는 단어를 거부감없이 써왔다. 이후 국어순화운동에 따라 벤토는 사라지고 ‘도시락’이 자리를 잡은지 오래다. 비록 동일한 대상을 부르는 방식이 다를 뿐, 그 대상이 변한 것은 아니다.

合氣道는 기본적인 한자지식이 있으면 누구나 합기도라고 읽는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초창기 국제합기도연맹 한국지부였던 명재남 회장의 단체에서도 합기도와 아이키도를 구분하지 않았다.

2001년 당시는 거의 100개에 가까운 단체들이 난립하며 서로가 한국형 합기도의 본산이라고 주장하던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이에 정통 합기도를 기반으로 하는 한국합기회(회장 윤대현)는 불가피하게 글로벌하게 통용되는 ‘아이키도’를 단체명에 넣었다.

그것을 빌미로 모 단체에서 ‘아이키도’와 ‘합기도’는 다르다고 주장을 하며 소송까지 걸어왔다. 종목 명칭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려면 주장만 펼칠게 아니라 증거도 있어야 한다. 정부기관에서 승인하는 단체라고 주장했으나 단체와 종목은 전혀 다른 별개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소송을 걸어 왔던 곳에서 상대측 변호사 비용까지 부담해야 했다.

종목 지정은 곧 있을 「무진법」에 의해서 결정될 예정이다. 合氣道(합기도, 아이키도)는 이제 한국전통무예가 될 지, 아니면 외래무예가 될 지 곧 결정될 것이다. 과연 역사왜곡과 말장난으로 전통무예가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제라도 독자적인 명칭으로 시도를 해보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한편으로는 창시자 혹은 계승자가 자신의 무술에 대한 아이덴티티를 실기로 증명해야 하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기우(杞憂)지만 성실하게 땀흘려 온 다른 무술인들마저 몰염치한 사람들로 몰리는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란다.

GAISF 국제행사인 2019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에서 합기도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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