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한국에서 합기도를 한다는 것

한국에서 합기도를 한다는 것

한국에서 ‘아이키도’만큼 알리기 어려운 운동이 없는 것 같다. 아이키도가 곧 합기도(合氣道)라는 것은 전 세계 무술계나 학계에서 상식이지만, 한자문화권인 한국에서는 오히려 잘못 알려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광복 이후 쥬도(柔道)와 켄도(劍道)는 이미 일본과 국내에 수련생이 있었기에 자연스레 유도와 검도로 정착할 수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출발이 늦었던 아이키도는 그만큼 국내에 소개된 시기도 늦을 수밖에 없었다.

10여 년 이상 지속된 국교 단절은 아이키도의 국내 보급에 당연히 걸림돌이 되었다. 한편 대구를 중심으로, 야와라(柔)를 수련한 최용술 선생이 자신의 무술을 보급하였다. 문제는 그 무술을 배운 제자들이 ‘합기도(合氣道, Hapkido)’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작금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지적재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시기였기 때문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국교가 정상화되리라 예상을 못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오랜 기간 합기도(Hapkido)는 중국과 일본 무술의 다양한 기법들을 짜깁기하면서, 주류가 된 태권도나 경찰 무도로 자리 잡은 유도와 검도와의 차별성을 갖기 위해 나름 노력을 하였다. 그러나 70~80년대 홍콩영화의 붐에 편승하여 단체와 도장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가 점점 시들해졌다. 이유는 그 내부에서 잘 알고 있을 테니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아크로바틱, 유소년, 국수주의, 무한 나열 등의 이미지가 강한 동명(同名)의 무술이 나름 국내에 퍼져있는 상태에서, 정통 합기도 즉 아이키도를 소개하고 보급하는 것은 사실상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 이와는 달리 해외는 일찍이 일본의 합기도세계본부에서 검증된 제자들을 파견하여 처음부터 제대로 보급하였기에, 철학과 기술에 변질이 없고 잘 전달되었다는 사실이다. 정통 합기도를 배우기 위해 일본을 오가며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너무나 부러운 일이었다.

대한합기도회는 정통 합기도를 제대로 소개하고 보급을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동영상과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잘못된 정보의 습득으로 혼란을 겪고 있거나, 한 단계 기술 도약을 위해 노력하는 수련생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아래 영상들은 아이키도를 알리기 위한 영상 메시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