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으려고 시작한 운동” – 최찬

(19. 10. 29.자로 1백회 수업 참여를 달성한 회원께서 수련기를 써주셨습니다. 건강의 호전은 운동뿐만 아니라 의사의 지시에도 잘 따라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합기도를 통하여 건강과 즐거움을 찾았다니 고마울 뿐입니다. 내용 중 볼드체 처리한 부분은 도장장의 말을 잘 기억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어서 더욱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삼성당 도장장)

시작하며

키 175㎝, 체중 98㎏, 당화혈색소 8.3%. (6.5% 이상부터 당뇨병으로 판단. 출처 : 대한진단검사의학회) 2018-08-22 기준, 제 신체 상태였습니다.

2016년 11월에 받은 건강검진을 통해 당뇨병 판정을 받은지 약 2년이 되도록 체중과 혈당을 줄이고자 나름 노력했지만 불균형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약해진 제 몸은 쉽게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오지 않았지만 언젠가 제게 반드시 찾아올 것만 같은 합병증, 그에 따를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저는 이를 극복할 방법을 필사적으로 찾았습니다. 식습관도 바꿔보고 운동을 해보려 헬스도 해 봤지만, 꾸준히 하는 데에 실패했습니다.

특히 운동을 꾸준히 한다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재미를 붙이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던 차에 대학생 시절 재미를 붙이고 동아리 활동을 하며 꾸준히 했던 태권도를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다시 하기에는 제 신체적 상황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지속 가능한 운동을 찾아보기 위해 탐색의 범위를 태권도에서 무도로 확장하던 중 아이키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인천에도 마침 도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수련 시간이나 장소 등이 저로서 부담 없이 참여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2018년 10월 입회하여 수련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후기는 그렇게 시작한 어느 30대 남성의 아이키도 수련에 대한 소감입니다.

수련을 하며 느낀 점

지속 가능한 운동

우선 재미있습니다. 그렇다고 체력적으로 아무런 부담이 없는 운동은 결코 아닙니다. 쉴 새 없이 수신을 하며 숨이 차는 와중에 저도 이유를 모르겠습니다만 웃고 있습니다.

본업이 따로 있는 사회인들의 도장이다 보니 예기치 않은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회원님들은 물론이고 도장장님께서도 부단히 신경을 쓰십니다.

꾸준히 오래 운동을 하려면 다치지 않아야 합니다. 수련자 개인의 역량에 맞추어 안전과 재미가 함께 하니 자연스레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이 됩니다.

운동을 지속할 수 있다 보니 건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키도를 처음 시작했던 목표가 건강을 되찾기 위함이었던 제게 각종 지표들이 서서히 희망적인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참고 자료로 아래에 붙인 사진에 적힌 시기가 제가 입회한 2018년 10월과 기간상 차이는 있겠지만 그동안 신체상의 변화는 대동소이했기에 전, 후 모습을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운동 시작 전, 후의 체성분 변화 추이

운동 시작 전, 입회 후 1년 뒤

2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약을 처방받고 혈당을 확인하러 방문하는 병원에서 2019-09-24에 당화혈색소를 체크했더니 의사선생님께서 놀라셨습니다. 체중이 줄은 데다가 당화혈색소가 6.8로 많이 호전되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관리하면 된다고 하는 격려를 들으며 병원 문을 나서면서 일말의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체력만이 아닌 마음도 단련하는 운동

자신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걸 평소보다 더 구체적으로 체감하게 됩니다. 부족하단 걸 인정해야 이전보다 좋아질 수 있습니다. 스스로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발전이 있을 수 없죠.

더욱 나아지기 위해 통제된 위험에 수반되는 두려움을 마주합니다. 이에 적응해 스스로 극복해 앞으로 나아갑니다.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따라옵니다.

고통스러운 연속된 경쟁 속에 사람들의 마음이 피폐해져 갑니다. 반면 저는 그런 경쟁 속에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늘 상대적 우위를 점하려 애쓰고 인간관계를 수직적으로 생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런 성향이 결과적으로 의도와 관계없이 자기 스스로 적을 만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람 간의 대립은 자기가 상대방보다 우위에 있다는 생각 때문에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제게 아이키도는 특별했습니다.

승자와 패자의 명암이 극명할 것 같은 무도의 세계에서 아이키도는 시합이 없기에 누구나 부담 없이 함께 수련할 수 있는 세련된 운동입니다. 일상의 고통을 잠시 내려놓고 도장에서 함께 땀 흘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일상을 위한 재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물론 시합이 없다 해도 연무의 구성상 승자(잡기)와 패자(받기)의 시나리오는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키도에서 받기의 역할은 그저 당하고만 있는 것이 아닌, 넘어져도 바로 일어서고 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다음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체력소모가 많은 동작이니 자연스레 체력이 좋아지고 인내심도 향상됩니다.

마치며

자신이 이틀 전에 한 일, 어제 한 일이 쌓여 현재의 자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숨에 거창한 무언가를 이루겠다고 무리하지 않고 소소한 것 하나하나를 차곡차곡 쌓아나가면서 같이 수련하는 회원님들과 함께 발전해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그저 초심자로서 느낀 대로 늘어놓은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대한합기도회 본부 지도원. 인천 삼성당 도장장. 1997년 입문. 前 경찰대학 아이키도부 주장. 2013년 월드컴뱃게임즈 한국대표 인천시청역 1번 출구 도보 1분. 화목 21시, 토 10시. 문의 032-464-08340, AikidoKR@naver.com 블로그: http://AikidoK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