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을 마치면서

11월 세계무예마스터십 위원회 3차 총회 전날 긴급 연락을 받고 합기도 NF대표로 총회에 참석을 했다. AIMS 회장이며 GAISF 부회장인 스테판 폭스 씨로부터 GAISF 회원 종목인 합기도가 이번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행사에 참여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권유가 있었고 국제합기도연맹에서 그에 대한 회답으로 참가겠다는 결정이 있었다.

작년 11월 총회 참석했을 때 스테판 폭스 회장, 이시종 위원장(현 충북도지사)과 함께 기자들 앞에서 NF 대표로서 합기도 종목 참가를 기념하는 포즈를 취했다.

스테판 폭스 회장, 이시종 위원장과 함께 기자들 앞에서 기념촬영

이시종 위원장께서 폐회사에서도 언급했지만 저예산으로 치러지는 행사이다 보니 임원과 선수들의 경비가 일부에게만 지급되는 것 때문에 대다수 선수들이 자비로 출전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검도, 공수도 같은 메이저 종목이 참가하지 않았고, 유도는 카타(형)로만 하는 소규모 행사로 진행됐다.

합기도 종목도 국제합기도연맹에서 참가를 고심했던 것 같다. GAISF 회원 종목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장하는 스테판 폭스 회장의 권유를 받아들여 참가를 하기로 한것이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잡음과 혼선이 있었지만 8월 30일 개회식에서 성대한 모습을 보임으로서 성공적인 대회를 예측할 수 있었다.

각나라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는 개회식 모습

기술감독으로 도린 마르키스 루마니아 협회장이 결정되고 한국을 몇차례 방문하면서 행사에 대한 전반적인 지시를 하고 한국측은 행사 진행에 대한 소통에 문제가 없도록 도왔다. 책임자로는 윤낙준 이사가 통역은 성주환 지도원이 담당했다. 대한합기도회 회원들이 진행요원이 되어 행사를 도왔다.

8월29일 국제연맹 소속 임원과 선수들이 입국하여 충주 더베이스호텔에 모였다. 프랑스에서 크리스티안 티시에 8단이 제일먼저 새벽에 도착했고 이어서 네델란드에서 윌코 브리즈만 사무총장이 오고 기타임원들과 선수들이 속속 도착하고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케이 이자와 국제연맹 회장이 도착했다.

더 베이스에서 환영 모임이 있었다.

개막식은 상상했던 것보다 규모가 컸다. 공군기의 공중곡예와 밤 늦게까지 공연과 폭죽은 이번 대회의 규모를 예상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좀 아쉬웠던 점은 해외에서 온 합기도 참가자들이 환영파티에 모여 멋진 개회식을 관전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개회식 모습
개회식 모습

8월31일 건국대학교 체육관에서 크리스티안 티시에 선생의 강습회가 시작되었다. 5번이나 무릎수술을 해서 정좌로 앉지 못하는 선생의 독특한 인사법을 보여주었다. 행사를 준비하는 관계자들과 행사를 지켜본 관중들은 처음본 정통무도의 엄숙한 진행 모습에 놀라는 모습이 역력했다. 합기도에 대해 좀 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합기도 개조(開祖) 우에시바 모리헤이의 사진을 행사장 정면에 배치함으로써 연무의 경건함이 더욱 돋보였다. 개조의 가르침을 받은 야마구치 세이고 선생의 직계 제자인 크리스티앙 티시에 선생에게 지도를 받는 순간, 우리는 또 그 자리에 함께하고 있는 모두는 우에시바 대선생의 가르침을 직접 받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통은 대체로 도제 관계로 이어질 때 유지가 가능하다. 전세계 모든 합기도인은 개조로부터 사제지간의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그런 연결이 없는 것은 똑같은 모양을 흉내 내고 있다고 해도 정통과 구별된다.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변한다 해도 정통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크리스티앙 티시에 8단의 강습회가 끝나고 다음날 합기도연무대회가 진행되었다. 전국에서 모인 120여명의 한국 회원들과 해외에서 참가한 30여명의 선수들이 함께 만들어낸 연무회는 감동이 있었다. 윤대현 회장이 이끄는 대한합기도회 회원들이 처음 시작을 이끌었고 크리스티앙 티시에 선생이 마지막을 장식했다.

연무의 큰 틀은 체술과 검술로 이어졌다. 합기도는 검술의 원리가 체술로 나타나는 무술이다. 따라서 그 독특한 움직임은 매우 섬세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힘있게 나타난다. 합기도는 시합을 하지 않기 때문에 경기결과나 순위에 구애 받지 않는 특징이 있다.

연무는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대회 참가한 다른나라 선수와 조를 이루고 지시하는 기술을 보여야 하거나 아니면 자유기술을 보여준다. 이것은 승과 패로 승리를 도출하는 것이 아닌 맞서 연무를 표현한 당사자들이 스스로 실력을 가늠하는 시스템이다. 파트너를 정하고 약속된 기술로 영화 촬영하듯 연무를 보이는 것은 실력을 가늠하는 대회가 되지 않는다.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저예산으로 진행되다보니 해외에서 실력있는 선수들이 많이 오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고 특히 한일간의 정치적인 불안으로 일본에서 참가하지 못한게 아쉬웠다. 또한 한국에서 치러지는 행사임을 감안해서 좀 더 많은 한국 선수가 출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집행부의 규정이 허락치 않았다.

국제행사를 통해서 알 수 있었던 것은 처음 개조가 만들어 놓은 기술체계가 국가에 따라 선생의 자질에 따라 각양각색의 색깔로 바뀌어 버리는 것을 이번과 같이 세미나를 통해서 바로 잡아주고 좋은 것을 나누면서 솎아주는 것이 국제조직의 역활이라는 것을 알게해 주었다. 또한 행사 내내 여러나라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즐겁게 수련을 할 수 있는 것 또한 합기도만의 특징이다.

프랑스 크리스티안 티시에 8단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크리스티안 티시에 선생의 연무는 보인이의 눈을 의심케 할 정도로 자연스럽고 힘이 있었다. 검술과 체술 그리고 장술 연무를 깔끔하게 보여주는 선생의 나이는 70세이고 키는 한국인 평균키보다 작았다. 그런 선생이 행사 당일 만난 훨씬 키가 크고 무거운 장신의 선수를 하나도 꺼리낌없이 날려버리며 제압하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번 행사는 대체로 유럽인들의 기술 흐름을 현장에서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참가한 회원들 또한 즐거워 했다. 몇개월 동안 준비위원으로 가장 고생이 많았던 윤낙준 이사에게 감사를 표하며 바쁜 직장일에도 제일 먼저 통역을 도맡아준 성주환 지도원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행사를 열 수있도록 허락해준 IAF 케이이자와 회장 이하 임원들에게도 감사하며 운영요원으로 도와준 지도원들이 고맙고 충주까지 먼거리 마다하지 않고 참가해준 제주도를 비롯한 각지역 회원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끝으로 무술인들을 위한 국제적인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룰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한 이시종 위원장과 집행부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이시종 도지사(조직위원장)
9월6일 폐회식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