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합기도는 종합무술이 아닙니다.

합기도는 나와 파트너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운동이다.


합기도를 종합무술로 잘못 알고있는 사람이 많다. 합기도 도장에서 타격기, 그래플링, 무기술 등 전혀 관련성을 찾기 힘든 종목들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다 보니 발생하는 오해다. 이런 현상은 합기도가 첫 단추를 잘못 꿰면서 발생한 문제다. 최용술 선생으로부터 시작한 ‘야와라(柔)’를 제대로 배우고 전승하였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현대무술로 일가를 이룬 종목들은 대부분 온고지신(溫故知新)의 과정을 겪었고, 거기에는 뛰어난  인물이나 조직의 기여도를 배제할 수 없다. 유도의 가노 지고로, 공수도의 후나고시 기친, 주짓수의 마에다 미츠요와 그레이시 가문 등, 역추적해보면 그 탄생의 배경과 함께 기술의 뿌리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런 배경을 부정하고 왜곡하고 누락, 변질되면서 결국 후학의 발전을 가로막고 성장 대신 혼란만 가중시켜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과거 일본에서는 검술로 대표되는 무기술을 제외한 체술(유술)을 ‘야와라(柔)’라고 불렀다. 가노 지고로에 의해 유도가 유술의 대표가 되었고, 유도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유술을 정리하여 발전한 무술이 바로 합기도다. 유도가 학교와 군대를 시작으로 일본 사회에 널리 퍼지고 성장해서 도쿄 올림픽 개최라는 큰 흐름에 올라타면서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었다.
반면 합기도는 유도가 흡수하지 못한 검술과 고류의 기법들을 합리적으로 체계화하여 유도와 아울러 현대 유술의 두 축으로 자리잡았다(공수(Karate) 역시 체술 위주지만, 오키나와 유래이므로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합기도에는 개조(開祖) 우에시바 모리헤이 선생이 만든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기술의 원리가 있다. 아울러 철학적 종교적 기반이 탄탄하여 비록 현대무술로서 시합이 없으나, 교육적 사회적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합기도가 정치 종교 문화의 경계를 넘어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데는 인류애와 세계평화를 추구하는 만유애호(萬有愛護)의 정신이 수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합기도 지도자는 기술적으로 그 원형이 지켜지도록 노력을 해야하는 것과 아울러, 합기도가 추구하는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할 의무가 있다.

합기도는 자신은 물론 함께하는 파트너의 발전과 성장에도 기여하는 운동이다. 혼자서는 절대 성장하기 어려운 운동이 합기도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그래서 모든 합기도인은 성장을 위한 수행으로서 자신을 수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자신의 성장과 발전은 타인의 성장과 발전에도 기여하는 것이 합기도이기 때문이다.

합기도 창시자가 쓴 글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