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합기도 단체의 무리수 – 『삼일신고』는 그런 게 아니란 말입니다! (8)

–  보 너 스 –

 

사이비 합기도와 『삼일신고』에 관한 이야기는 모두 마쳤다.

이번 글에서는 번외의 성격으로 사이비 합기도 교본에 나오는 내용 중 『삼일신고』를 뺀 나머지 ‘수련방법’과 ‘3대원리’가 어디서 온 것인지 간단히 짚어볼까 한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합기도교본과 지도자들에 의하면 (중략 – 『삼일신고』에 대한 내용) 수련방법은 원(圓)∙방(方)∙각(角)을 중심으로 성립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화(和)∙원(圓)∙류(流)를 합기도의 3대원리로 들고 있다(대한합기도협회 교본, 1987). 이러한 경향은 학문의 체계화를 이루고 있다는 학술논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 정용우 저, <<합기도와 호신술>>, 대경북스, 2011. p.16.

 

 

■ 사이비 합기도의 수련 방법 「원(圓)∙방(方)∙각(角)」

 

원○(圓)∙방□(方)∙각△(角)은 우리 민족 고유의 천지인(天地人) 정신에서 나온 것이다.

하늘을 형상화한 원○, 땅을 형상화한 방□, 사람을 형상화한 각△.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으로, 사이비 합기도 단체라고 해서 쓰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특별한 불만 없다.

 

 

■ 사이비 합기도의 3대 원리 「화(和)∙원(圓)∙류(流)」

 

처음에는 다른 무도 이론이나 종교 교리에서 가져온 것은 아닐까 의심했다.

내 배경 지식이 좁고 얕아서 「화(和)∙원(圓)∙류(流)」가 국내 사이비 합기도계 고유의 원리인지 아니면 다른 영역에서 차용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사이비 합기도를 다룬 국내 문헌 중에 최초로 「화(和)∙원(圓)∙류(流)」를 언급한 책이 무엇인지까지는 알아냈다. 국내 사이비 합기도계에서 ‘자타공인 최용술의 수제자’라고 평가하는 한풀의 창시자 김정윤 씨가 1962년에 쓴 『合氣術』이라는 책이다.

 

아래의 인용문은 2004년 한국체육학회지 제43권, 제5호에 실린 논문 「합기도에 내재된 和∙圓∙流의 사고」의 일부분이다.

 

합기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和∙圓∙流를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일까 현재까지 출판된 합기도 관련서에 예외없이 和∙圓∙流를 언급하고 있고, 이를 합기도의 근본원리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확한 설명이나 주해가 없어 이해하기 어렵고 막연한 설명뿐이다. 예를 들어, 이종민(1979)의 <<합기도>>에 의하면 “和는 상대의 힘을 거스르지 말고 행하는 것이며, 圓은 둥굴게 술기를 행하는 것이며, 流는 물과 같이 부드럽게 행하는 것”이라고 설명을 한다. 이 이외에 대부분의 합기도 서적에서 위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을 뿐, 더 이상의 설명을 찾아보기 어렵다.

(중략)

그러나 국내에서 합기도관련 최초의 서적이며, 지금까지도 대작으로 평가받는 <<合氣術>>(김정윤, 1962)의 내용을 보면 극의에 대한 설명이 확연함을 알 수 있다. 김정윤은 극의를 확연히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그래서 지난 8월 29일,『合氣術』을 찾아 국립중앙도서관에 방문했다.

도서관은 『合氣術』을 스캔해서 전자자료로 열람하고 출력도 할 수 있게 해 놓았다.

 

합기술 표지

합기술 - 발행일

목차(화의 원리)

목차(원과 류의 원리)

< 표지, 발행일, 목차-화(和)∙원(圓)∙류(流)의 원리 >

 

 

본문에서 「화(和)∙원(圓)∙류(流)」를 설명한 것은 옮겨서 쓰는데, 옛날 맞춤법을 그대로 살렸고, 한자는 필요한 것만 넣었다.

 

1) 제1절 화(和)의 원리

 

화(和)의 원리는 「상대편심신(相對便心身)에 합(合)하여 상대편을 패배로 유도하며, 자기는 승리의 위치에 두는 것을 극의(極意)로 한다」고 이미 말하였거니와, 화의 원리는 심신에 통일력(統一力)으로서 그의 뜻이 광범하고 깊은 원리이다. 그런고로 화의 원리는 상대편과 서로 대했을 때 자기가 상대편을 유리하게 합(合)하므로 승리의 비결이 나오게 된다. 여기서 상대편과 대립했을 때 공방(攻防)시 심신의 통일력을 가지고 상대편과 화(和)하는 조건을 들어 화의 원리로써 설명하면…(이하 생략)

 

2) 제2절 원(圓)의 원리

 

「둥글게 둥글게 하라」 이것은 합기술에 있어서 삼극의(三極意) 중의 하나이다. 합기술선생들은 제자들을 앞에 두고 둥글게 둥글게 하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것은 상대편공격에 있어서 방어할 때나 선수(先手)로써 먼저 공격할 때 상대편의 힘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즉 상대편의 힘을 직각으로 받지 않고, 자신이 받는 힘을 둥글게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중략)

이와 같은 여러 가지 기술들이 공격해 올 때 그것은 직선이나 곡선으로 공격하게 된다. 그 때 들어오는 상대편의 힘을 둥글게 둥글게 방어하는 데 상대편 힘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받고, 상대편동작과 어떻게 잘 화(和)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이다.(이하 생략)

 

3) 제3절 류(流)의 원리

 

류의 원리는 합기술의 중요한 극의로 인체의 힘 즉 기의 작용을 설명해 주는 원리이다. 힘은 사람에 따라 강약이 있으며, 힘쓰는 방향에 있어서도 각각 다른 방향을 사용한다. 즉 머리로써 쓰는 사람, 허리로써 쓰는 사람, 가슴으로 쓰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힘쓰는 수단에 있어서도 다르다. 힘의 이용방법에 있어서도 유도(柔道)나 공수도(空手道)나 역도(力道)가 각각 다를 것이다.

합기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힘의 이용방법에 있어서 타무술과 달리하고 있다. 합기술의 흐르는 힘은 사람의 힘이 물처럼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기의 힘을 내부로 집중시켜 힘을 이용하고자 하는 일점(一點)에 힘을 송력(送力)하겠금 하는 것이다. 즉 자기의 전력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는 것을 말한다.(이하 생략)

 

 

「화(和)∙원(圓)∙류(流)」의 유래를 더 파는 것은 그렇게 생산적인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쯤에서 정리하기로 했다.

 

 

■ 사이비 합기도의 인도 유래설∙불교 무술설

 

『삼일신고』는 그런 게 아니란 말입니다! (2)’에 나왔던 「마르스」와 지한재 씨의 인터뷰로 돌아간다.

 

질문자가 “합기도가 인도에서 유래했고, 불교 무술이라고 하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십니까?”라고 묻자 지한재 씨가 “누가 그런 소리를 합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립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맹세코 없습니다.”라면서 강하게 반발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합기도의 인도 유래설과 불교 무술설도 『合氣術』에 나온다.

 

인도+불교(3쪽)

인도+불교(4쪽) 수정

< 본문 3~4쪽 >

 

지한재와 김정윤 두 사람 모두 최용술에게 무술을 배웠다고 한다.

한 스승 밑에서 무술을 배웠다는데, 제자 하나는 그 무술이 인도나 불교에서 나왔다고 하고, 다른 제자는 그게 아니라고 한다. 이 무슨 해괴한 일이란 말인가.

 


 

이것으로 ‘『삼일신고』는 그런 게 아니란 말입니다!’ 본편은 모두 마무리했다. 후기(後記)로 돌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