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기]진짜합기도를 찾았다.

1986년 몸이 약했던 나는 어머님의 권유로 강원도 원주에 소재한 합기도 도장을 입회하게 되었다. 이후 1987년 초단을 승단하였다.

초등학교시절 기계체조 선수생활을 했던 터라 금방 시범단원이 되었고 승단도 무난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 시절은 차력과 보여주는 무술의 기술들이 주류를 이루었던 듯하다. 지금의 무도계도 30년이 지난 지금 별반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고등학생이었던 나이에도 차력을 하였고 아스팔트건 흙바닥이건 기계체조와 낙법을 했어야만 했고 그것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이 또한 지금도 별반 다름이 없다고 본다.

겨루기 시합도 많이 다녔었다. 엘리트선수도 아닌데 약을 먹고 사우나를 오가며 체중 조절을 해야했고, 학교 수업 또한 등한시 하게 되었다. 우승을 해도 뭐 크게 도움된 것도 없다. 그런데도 죽을 힘들 다해 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때는 다 그랬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뭐 별반 다를게 없다고 본다. 그렀다고 모든 것이 나빴다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 시절에 운동을 하며, 슬기롭게 사춘기를 잘 넘겼으며 대학 진학을 꿈꾸게 되었고 첫 도장사업을 시작하게 되어 미국시합도 7년 연속으로 나갔다 오기도 했기에 좋은 경험 또한 충분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나이가 점점 들어감에 합기도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이 정체성을 모르고 계속 떠돌아 다니고 있다고 늘 생각했다. 우슈의 병장기를 잘 가르친다는 충주의 관장님을 찾았고, 태권도 생체자격증과 사범자격증을 취득해 합기도 지도자들에게 태권도를 강의했으며, 유도 도장에서 유도를 배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대단했다. 그때도 나를 보고 여러지역의 관장들이 나를 이상하게 바라봤다.
뭐 지금도 많이 다르진 않다~~~.

그러던 중 오랜기간 꽉 막혀있던 것이 해소 되기 시작했다.
서점에서 온갖 합기도 관련서적들을 구입해 읽기 시작했고 이것보다 내가 더 잘쓰겠다고 생각한 것도 있었고, 첫장보고 그냥 버린것도 있고, 이 사람이 저사람것 보고 베낀 것 같기도하고 뭐 그저그랬다.
마지막 쯤 지금의 대한합기도회 회장님이신 윤대현 회장님의 “ 화의 합기도” 란 무술 도서를 보게 되었다.
다들 이상하리 만큼 자기 자랑을 하고 있었으나 선생님의 글은 그것이 아니었다. 그간 배우고 알아왔던 합기도의 역사며 기술체계가 다르게 설명되어지고 있었고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몇 번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직접 전화를 걸어 방문을 허락받았다.

그것이 가짜 합기도에서 진짜 합기도로의 첫 시작이 되었던 것이다.

합기도 6단 이었던 내가 관장, 사범을 지도하던 내가 다시 하얀띠를 메고 진짜합기도를 다시 시작 하게 되었다.
첫 경험은 죽을 수도 있겠다 였다. 당일 20년을 배우고 가르치던 손목 술기라는 것이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여성에게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참담했다.

차를 끌고 원주로 돌아가는 길에 온 몸은 만신창이가 된듯 했고 두손은 핸들을 잡기도 불편했다. 비는 안오는데 눈에서 눈물이 자꾸 흘러 차를 운전할 수 없어 만남의 광장에서 한참을 서럽게 울었다. 마음이 아팠다.

나는 바로 다음날 도장의 사범3명에게 통보를 했다. 나는 이제 진짜합기도(아이키도)를 할 것이다. 너희들도 함께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6개월만에 사범들이 모두 나를 떠났다. 고마웠다~~~ 지금은 다들 바쁘게 잘 살고 있다.

초단 승단을 허락받았을 때 집사람에게 가장먼저 알렸다. 힘든시기에 곁에서 지켜봐주고 허락해줘서 고맙다 라구요. 2단, 3단 승단을 허락받은 지금은 가장 큰 후원자가 되기도 합니다.

내년이면 진짜합기도(아이키도) 시작한지 만10년이 된다. 아직도 부족하고 배울것이 많다.

 

 

 

 

 

현재는 원주에서 도장도 운영하고 주 수입원이 되는 직장도 꾸준히 다니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한 무도를 하는 것이 아닌 진짜 무도를 찾아가는 정말 중요한 시기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올해 3회차까지 진행된 철도경찰대 호신.체포술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직무분야이기에 년 4회차 정기 교육이 있는데 올해시작으로 앞으로도 무도교관으로 지도하게 되었다.

기존에 늘 받아왔던 교육이라 생각한 직원들은 첫 회차 첫 시간에 다름을 직감했고 교육 집중도와 열의가 대단하다. 물론 함께 도와준 회원들의 공이 크다. 공격해오는 상대방도 보호하고 나를 보호한다는 만유애호의 뜻을 이해한 듯 했다.

내년 부터는 전국적으로 진짜합기도 보급과 교육에 즐거운 신호탄이 되리라 생각한다.

원주에 5번째 초단 승단자가 배출되었다. 10년 만의 결과다. 함께하기에 즐겁습니다.
진짜합기도를 알게 해주시고 같을 곳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신 윤대현 선생님께 항상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글을 마무리 합니다.

2018년 12월 1일

원주 오승도장 도장장 전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