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지킬것이 없으면 아쉬울 것도 없다

합기도 도주가 수여하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단증
단위를 누가 주었는지 기록하는 ‘유단자증’ 5단부터는 가르친 선생이 보증인이 되어야 한다.

무엇을 가르치든 지킬만한 가치가 없는 것은 아쉬울 것도 없기 때문에 쉽게 건넨다. 기술도 마찬가지다. 비즈니스로 온갖 잡동사니를 가르치다 보면 앞에 스승이 가르치고자 했던 내용은 없어지고 가치나 의미가 없는 것을 가지고 세월만 보내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즈니스 마인드를 결코 무시할 수 없지만, 역시 무술계에도 넘지 말아야할 선이 있는 것이다.

선생은 양날의 칼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자신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한 가치를 아무에게나 주지 않고 지키려는 마음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이 세상에서 사라져도 다음 제자가 연결해서 이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지킬 것이 없다면 아쉬운 것도 없다. 따라서 증명서는 다음을 위해 주는 것이지 비즈니스로 넓히기 위해 주는 것이 아니다.

단증이나 사범 자격을 줄 때는 그렇게 다음을 생각하면서 준다. 만약 비즈니스만 염두에 두고 있는 선생이 있다면 일찍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좋다. 무엇이 소중하고, 어떻게 지켜나가야할 지를 모르는 사람이므로 스승이라 하기 어렵다. 오래전에 TV 드라마 『모래시계』가 큰 인기를 끌었다. 신인배우 이정재 씨가 검도 액션으로 주목을 끌자 갑자기 검도를 표방하는 도장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당시 아메바 마냥 사이비 검도 단체가 헤아릴 수 없이 생기더니 단증과 사범 자격증이 남발되기 시작했다. 올림픽 종목으로 더 이상 사이비가 발 붙일 곳이 없을 것 같았던 태권도 마져도 유사조직이 생기면서 자격증이 남발되는 것을 보았다. TV뉴스에서는 국기원 단증이 중국에서는 홈쇼핑에서 물건 구입하듯 살수 있다는 소문도 들었다. 어디든 돈벌 기회만 찾는 질나쁜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단증, 사범자격증, 목록(비전목록), 교사면허. 무술에서 받을 수 있는 이런 증명서들은 처음에 비즈니스를 위해서 만들어 진 것이 아니다. 스승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한 가치를 지키고 싶어하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가르치고 싶지 않다. 반면에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을 이어서 연결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때문에 다음을 이어갈 사람을 찾는다.

그 선택 기준은 선생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동소이하다. 처음부터 원하는 사람을 받으려고 하면 기본적으로 무술의 기골이 갖춰진 사람을 받아야 한다. 일본에 사가와 유키요시 선생은 제자가 되려고 찾아온 사람을 첫 만남에서부터 시험을 치르듯 매우 강한 기술을 펼쳐서 체력과 정신력을 확인하고 두 번째 왔을 때도 똑같이 했다.

그렇게 해도 계속 찾아오면 그때서야 “됐다!”하고 제자로 인정했다. 그런 선생의 뜻을 이어 받은 기무라 선생을 처음 뵈었을 때도 나 역시 똑같은 방식의 통과의례를 거쳐야만 했다. 단 한번의 수련으로 마치 온몸이 박살이 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세계 최강을 외치는 극진공수도 문장규 총재도 그의 제자다.

한편, 다수의 사람을 친절하게 받아들여 어느 정도의 기간을 두고 기능과 정신이 완전해 가는 과정에서 버티는 자만 가려내서 단계별로 단증을 주고 지도자로서 만들어서 다음을 이어가게 만든다. 두 가지 방법 중에서 비즈니스로 변질되기 쉬운 것이 다수를 모집해서 가리는 방법이다. 원래는 다수를 대상으로 모집을 해도 단계별 과정을 거쳐 완전한 지도자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어야 한다.

에도시대 단증을 처음으로 발행하기 시작한 호쿠신잇토류(北辰一刀流)의 뜻이 그런 것이었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을 살펴보면 비즈니스로 단증을 남발하고 자질없는 지도자를 만들어 놓으므로 해서 결국 한국 무술 전반에 걸쳐 자질없는 지도자가 진짜같이 행세하며 비즈니스만 횡행하게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정통한 조직이 중요한 것은 지키려 하는게 있기 때문이다.

국제합기도연맹(IAF:International Aikido Federation) 한국대표 (사)대한합기도회 회장 국제합기도연맹 공인 6단 신촌 본부도장 도장장 국제합기도연맹(IAF) 공인사범 도장연락처: 02-3275-0727 E-mail:aikido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