合氣道에 대한 Hapkido의 딜레마

2019 세계무예마스터쉽 로고

 

오래 전부터 예견되어 왔던 일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무예마스터쉽이 처음 개최될 당시 종목 선정 과정에서 국제합기도연맹(IAF) 피터 골즈버리 회장을 충북도청에서 초청했다. 회의장에 참석한 피터 회장은 이시종 도지사가 입회한 회의석상에서 똑같은 合氣道(Aikido)라는 국제 통용 고유명사를 사용하고 있는 무술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일개 로컬 무술(Hapkido)이 명칭을 차용하여 동등한 위치로 참석하는데 대해서 불편한 심기를 성토하였다.

결과는 상기 대회에서 아이키도가 배제되었다. 운영단의 입장에서 태권도 다음으로 국내에 많은 청소년 회원을 가진 합기도를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한다. 인격향상의 교육적인 가치로서 무도를 바라보는 일본과 다르게 하나의 생계형으로 운영되고 있는 다수 한국 무술도장의 특성상 집단 항의를 예상한다면 불가피한 선택이라 여겨진다.

국내에서는 그렇다 할지라도 국제무대에서는 설득되지 않는 현실의 장벽이 있다. IOC산하 국제조직에서 Hapkido는 合氣道라는 명칭을 차용하고 있는 로컬 기반 군소 단체일 수 밖에 없다. 몇년 전 GAISF(국제 경기연맹 총연합회)는 회의에서 유사명칭에 대해서 제재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국내적인 행사로 열리고 있던 세계무예마스터쉽을 명실상부한 국제행사로 만들기 위해 이시종 도지사는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를 대회장으로 하고 전 UN 사무총장인 반기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윤리위원장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였다.  

반 위원장은 GAISF 관계자들에게 세계무예마스터쉽 행사에 대한 지원을 부탁하였으나, 최근 GAISF와 관련된 소식에 의하면 세계무예마스터쉽 대회의 종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2개의 종목으로 인해 보류되어진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하나가 Hapkido라고 전해지고 있어서 앞으로의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만약 Hapkido가 정식종목으로 인정되어 국제대회에 서게 된다면 같은 ‘合氣道’를 쓰는 2개의 다른 종목이 출전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합기도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한자 ‘合氣道’를 쓰지 않고 영문으로 Hapkido만 쓰면 상관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국제 스포츠계 특히 무술계에서 중국과 일본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그게 가능할지 의문이고, 우스갯소리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과 같다.

국내와 달리 국제 무대에서는 엇박자가 일어나는 것은 불보듯 뻔한일이기도 하지만, 아예 국제 무대에 등장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국술원, 용무도 등이 일찍 이런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은 발빠른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