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키도 수신(우케미) 강습회 개최

아이키도에는 나게와 우케가 있다.

나게는 기술을 펼치는 역할을 하고 우케는 그 기술을 받는 역할을 하며 서로 조화롭게 아이키도의 기술을 표현한다.

간혹 이를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케가 일부러 나가떨어지는 것 같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그것은 아이키도라는 무도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다.

아이키도는 상대와 접촉이 이루어지는 순간 상대의 사각지대로 파고들어 중심을 무너뜨린 후 상대를 안전하게 제압함으로써 상대에게서 싸울 의지를 없애고 대치 상황을 종료시키는 무도이다. 이 과정에서 타격을 통해 상대를 다치게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나를 공격하는 상대마저 안전하게 보호한다.’는 아이키도의 정신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상대와 조화롭게 연무를 하는 이 광경은 아이키도를 경험해보지 못 한 일부 사람들에게는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보이겠지만 아이키도인에게는 경이로움 그 자체다.

나게와 우케가 조화를 이룬 연무.

나게의 그 어떤 기술도 가볍게 받아내며 나게를 돋보이게 하는 우케.

과연 나도 그런 우케가 될 수 있을까?

 

지난 8월 11일.

(사)대한합기도회 사무국장이자 중앙도장 도장장인 윤준환 4단(이하 ‘사무국장’)의 “우케미 강습회”가 중앙도장에서 개최되었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우케미 강습회에 대한 기대를 안고 서울, 안양, 인천을 비롯해 저 멀리 대구, 제주에서까지 총 26의 회원이 참가하였다.

윤준환 사무국장은 우케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세계본부 우치데시 수업을 받을 때의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처음 세계본부에 갔을 때 힘이 넘치는 외국인들과 수련을 하면서 부상의 위험을 느낀 경우가 많았단다. 반면, 본인보다 왜소한 체격의 수련생이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이 가볍게 기술을 주고받으며 한 시간 이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수련을 하더라는 것이다. 그때부터 그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피며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하고, 그 어떤 강력한 기술도 가볍게 받아낼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를 이번 강습회에서 아낌없이 풀어냈다.

윤준환 사무국장은 화려해 보이는 수신은 우케가 일부러 그 동작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게의 기술 흐름에 맞춰 기술을 받는 과정에서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화려한 동작을 흉내 내려고 하기 보다는 기본기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수련을 위해서 사무국장은 나게는 중간에 멈추지 말고 끝까지 기술을 넣을 것. 우케는 힘을 빼 몸을 경직되지 않게 유지한 상태로 나게를 항상 주시하며 흐름에 맞춰 움직이되 더 이상 기술을 받을 수 없는 시점에서 수신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강습회 참가자들은 “항상 우케를 잘하고 싶다는 열망은 있었지만 평소 수련시간에는 우케미에 대해 잘 다루지 않아 어떻게 기술을 받아야하는지, 어떻게 연습해야하는지 제대로 알 기회가 없었다.”며 이번 강습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우케미 수련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7월 한국을 방문한 스가와라 시게루 7단 선생은 윤준환 지도원의 우케미를 보고 세계본부에서 내노라하는 우케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선생이 마음 놓고 자신의 기술을 펼칠 수 있었다는 건 그만큼 윤준환 지도원이 좋은 우케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처럼 어떤 기술을 펼쳐도 감각적으로 받아낼 수 있는 질 좋은 우케가 많아진다면 기술을 펼침에 있어서도 더 높은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내 기술을 제대로 받아낼 우케가 없는가?

그렇다면 이제 내가 먼저 그런 우케가 되도록 노력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