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 우케가 펼치는 기술!

올 초 컴뱃게임즈 국가대표 선발전을 준비하면서 우케미에 대한 부족함을 많이 느끼게 됐다.

특히 상대의 기술을 받고나서 재빠르게 일어나 다음 공격에 대응하는 것이 미숙하다보니

기술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하고 중간 중간 끊기면서 연무가 전체적으로 늘어지는 느낌이 있었다.

선발전의 결과가 어찌되든 이번 기회에 이 문제는 꼭 해결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우케미 교정을 받기 위해 지난 달 중앙도장에 다녀왔다.

2단을 허락받을 때 까지만 해도 수신이라고 하면 단순히 내 몸이 다치지 않게 상대의 기술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근 들어 수신은 우케가 펼치는 기술이다.’라는 생각을 해보곤 했는데 중앙도장 방문은 이런 나의 생각을 확신으로 굳히는 계기가 되었다.

 

윤준환 사무국장과 기술을 주고 받다보면 마치 내 기술이 잘 걸린 것 같은 착각이 들면서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올 때가 있다.

기술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나의 기술에 저항하지 않고 그 흐름에 따라 감각적으로 대응해주시니 사뭇 나의 기술 수준이 높아진 것 마냥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지금까지 8여년 수련을 해오면서

나게가 기술을 펼쳤을 때 우케가 웃으면서 넘어가야 한다. 우케가 아프거나 기분이 나쁘다면 그건 나게의 기술이 잘못된 것이다.’

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었다. 그래서 항상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수련을 하곤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왜 나게만 상대를 배려해야하는 걸까?’

상대에 대한 배려가 쌍방향이 될 때 비로소 조화로는 모습이 나오는 게 아닐까?’

수신이 단순히 나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을 설명할 때 그 누구도 아무렇게나 해도 상대에게 걸리기만 하면 된다.’ 라고 지도하지 않는다.

어깨를 펴고 허리는 반듯하게 세우고 공격해오는 상대의 흐름에 맞춰 감각적으로 기술을 펼쳐야 한다고 말한다.

수신도 이와 동일하다.

아무렇게나 받아도 내가 다치지만 않으면 된다가 아닌,

허리를 반듯하게 세우고 상대의 흐름을 느끼며 상대가 기술을 펼치는 속도에 맞춰 저항하지 않고 감각적으로 움직여 우케미를 펼치는 것이다.

이렇듯 나게와 우케의 기술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조화를 이뤘을 때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는 기술표현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

윤준환 사무국장의 우케미가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다.

 

나게는 기술을 거는 자, 우케는 기술을 받는자라고들 한다.

하지만 난 우케의 정의를 이렇게 내려 본다.

나게가 기술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는 자.

유단자가 되고 단위가 높아질수록 그 어떤 상대에게도 기술을 걸 수 있어야 하지만 아직은 기술이 미완성이기에 나게의 기술이 완전해질 수 있도록 우케가 도와주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케는 나게를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

 

중앙도장 방문을 계기로 성사된 이번 수신특집지도(2018.05.12.)에선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 평소 기술을 받을 때 내가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움직이는 지와 사무국장에게 교정 받은 수신 방법에 대해 다뤘다.

 

별다른 설명 없이 우케미를 보여주고 해보라고 했을 때와

그런 동작을 하기 위해선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해야 하는 지를 설명한 후 해보라고 했을 때의 수신 동작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아, 단지 기회가 없었을 뿐 이었구나란 안타까움과 앞으로 주기적인 지도가 병행된다면 정말 많이 달라지겠다는 희망이 보였다.

 

몸을 구기고 접고 펴고 뒤집고

처음부터 이런 움직임들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저기 근육들도 비명을 지를 것이다.

나 역시도 사무국장에게 우케미 교정을 받고나서 제주에 내려와 몇날 며칠을 계속 굴러보고 궁리하는 과정에서 이제서야 조금씩 그때 배운 동작이 나오기 시작한다.

무의식중에도 이런 움직임이 자연스레 나올 수 있도록 의식적인 노력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내 몸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방법도 깨치게 되는 것 같다.

 

수련을 하다보면 나를 아프게 하는 상대가 있을 것이다.

상대가 나의 흐름에 저항하고 있음을 느끼게되면 나도 모르게 기술이 거칠어지기 마련이다.

이제부터라도 나게를 탓하기 이전에 내가 공격을 제대로 했는지, 상대의 흐름에 맞춰 움직이려고 노력했는지를 먼저 뒤돌아보자.

이번 수신특집지도를 준비하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그 과정에서 나 또한 많은 것을 배웠다.

참석하셨던 분들에게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길 바란다.

나게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우케.

우케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나게.

너도 나도 느끼는 좋은 기운이 도장 가득 퍼지길 바라며

 

p.s : 기꺼이 우케미의 안 좋은 예가 되어 주신 춘천 정주원 지도원님, 창효오빠, 희숙, 그리고 우케미 교정에 도움을 주신 윤준환 사무국장님과 한 시간 반의 특집수련시간을 내어주신 문영찬 지부장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