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도전

지난해 9월 전국합기도연무대회.

히로아키 선생의 우케로 지목되어 선생의 기술을 직접 받을 기회가 있었다.

연무가 끝나고 내가 제일 많이 들었던 인사는 히로아키 선생의 전용우케 같다.”였다.

이 말을 들을 수 있던 건 결코 내가 잘해서가 아니다.

 

지금까지 나는 나게가 무슨 기술을 할지, 내가 그 기술을 잘 받아낼 수 있을지

약간의 두려움과 걱정을 안고 기술을 받아왔고 무사히 연무가 끝나면 안도의 한숨을 돌리곤 했다.

 

신기하게도 히로아키 선생의 기술은 선생이 지금 무슨 기술을 펼치고 있는 지 나에게 명확히 전달이 되었고 난 그저 선생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면 됐을 뿐이다.

고바야시 도장의 대표기술(?)인 입신던지기 기술을 받을 때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즐겁기까지 했다.

! 연무는 이래야 하는구나.’를 알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다.

 

이번 컴뱃게임즈 국가대표 선발전 연무를 준비하면서 내가 제일 중점을 두고 연습한 부분도 이 부분이다.

 

내가 무슨 기술을 할지 상대가 명확히 알 수 있게 할 것.”

 

첫 연습 영상으로 확인 한 내 연무에서는 보완해야 할 것들이 상당히 많이 눈에 띄었다.

매 연습마다 영상을 촬영하고 반복해서 돌려보며

상대의 움직임에 맞춰 기술을 펼치고 있는지,

타이사바키를 정확히 표현하고 있는지,

중심이 흔들리지는 않는 지 등

기술을 펼침에 있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보완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처음 촬영한 영상과 나중에 촬영한 영상을 비교하니 확실히 내 움직임이 많이 달라져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정규수련 시간이 끝난 후 연습을 하다 보니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가기 일쑤였고, 자려고 누워서도 기술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잠을 설치곤 했다.

수련 전 스트레칭을 하려 도장 바닥에 몸을 뉘일라치면 그냥 이대로 자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피곤함이 쌓여 몸과 마음이 지쳐갔고 하루빨리 평가전이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던 때였다.

피곤해지는 순간 실력이 느는 거야.’

딸과 같이 보던 애니메이션에서 발레리나를 꿈꾸는 주인공이 연습을 힘들어하자 선생이 한 말이다.

위 문구가 내 마음을 울렸고 다시 한 번 힘을 얻고 평가전 준비에 매진할 수 있었다.

<평가전 당일. 북진일도류 김남호 사범께서 피곤해보인다며 직접 건넨 산*배양근>

 

드디어 평가전 당일.

 

서두르지 말 것.

내 기술이 반드시 걸릴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기술을 펼칠 것.

 

이 두 가지에 중점을 두고 연무를 보였고 비록 완벽하진 않았지만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을 만큼 내 기량을 펼칠 수 있었음에 만족한다.

미흡한 점은 앞으로 수련을 거듭하면서 보완할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해야겠지만.

 

나에게 컴뱃게임즈 출전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지만 선발전 준비에 최선을 다했기에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좋은 기회를 주신 윤대현 선생님과 문영찬 지부장님.

같이 선발전을 준비하며 고생하고 평가전 당일 멋지게 기술을 받아 준 정다희양에게 이 글을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