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合氣道, Aikido) 기법교실(7)

기본동작(상대동작, 호흡력양성법) 종언

글 : 우에시바 깃쇼마루(합기도 2대 도주)

기본동작의 필요성

합기도 뿐만이 아니라, 어떤 도를 수행함에 있어서 기본이 중요하다는 것은 명백하다. 따라서 단독동작, 상대동작, 호흡력 양성법이라는 3종의 기본동작을 올바르게 익혔다면,이미 합기도의 기법의 반절 이상을 수득했다고 할 수 있다. 지금부터는 6회에 걸쳐 기술한 기본동작의 움직임에 대한 설명을 더욱 깊이 파고들어, 그 기본동작의 본질을 추구해 보겠다.

근대무도는 윤리성, 합리성, 아름다움, 강인함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여겨지는데, 합기도는 이 모든 요소가 움직임이면서 표현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즉 합기도의 윤리는 그 자체가 남과 다투지 않는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그 흐름으로 통한다. 이것을 근본으로 하여 성립된 기법은, 획일적인 인의(人意)가 아닌, 원전(圓轉)이 끝없는 자연스러움의 끝에 있다. 따라서, 이는 합리성, 아름다움, 강인함의 극치(極地)이기도 하다.

합기도의 기본동작은 자연의 흐름을 뿜어내는 것이 기초가 되어야만 한다. 이 동작을 더 심도있게 살펴보면, 동작 속에 원과 선의 2개의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거기다 이 원은 평면의 원이 아니라, 입체적인 구를 연상시키는 원이며, 선 또한 단 한줄의 평범한 직선이 아니라 항상 나선과 같이 회전하면서 움직이는 선이다. 그 의미는, 모든것이 구이고, 원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입기호흡법을 예로 들어보면, 그 뿌리를 이루는 움직임에는 원과 구가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즉 자신의 좌우에 2개의 원을 그림으로써 입신과 전환으로 나눠진다. 게다가, 이 원은 (원심력과 구심력의 관계에 따라) 상대의 힘을 흡수하고, 상대의 움직임을 자신의 움직임으로 완전히 융합시킨 형태가 된다.

이러한 원운동을 반복할 수 있으려면, 그 중심이 완전하게 안정되어 있어야만 한다. 가령 움직임의 중심이 되는 사람의 동작을 분석해보면, 그 사람의 배꼽과 양무릎을 있는 선이 정삼각형을 이루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 삼각형은 연속하는 원전과 전환으로 인해, 정삼각 사면체를 원추로 만드는 것과 같은 안정성을 가지고 있다. (합기도의 기법에 생명을 부여하는)입기 호흡력 양성법은, 이러한 안정감을 전제로 한 원의 동작에 의해서 형성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하는것은 이 원의 동작이, 사람의 제하단전에서 나온다고 일컬어지고 있는 인간의 통일력에 의한 힘, 소위 말하는 기의 힘이라고 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제하단전을 중심으로 하여 몸속을 어떠한 걸리적거림 없이 흘러나와 용솟음치는 이 힘은, 역시 신체의 회전과 동시에 나오는 것이다. 이 것에는 상대로써는 멈출 수 없는 힘이 포함되어 있다. 즉 어떠한 사소한 점에 있어서도, 몸의 어느 일부가 움직임을 만들어 원을 그리면, 다른 부위들도 모두 그에 따라서 원운동을 일으키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그렇기 때문에 합기도가 통일된 모습이며, 조화와 안정성의 극치라고 일컬어지는 것이다. 이상으로 합기도의 움직임의 중심인 원(구)전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이 원전이 합기도의 독특한 몸놀림을 형성하고, 아름다움과 합리성의 극치(極致)를 표현한다고 하는 것이다.

다음의 합기도의 동작에서 중요한 움직임은, 스쳐 지나가듯이 상대의 선을 비껴 나가면서 들어가는 입신의 동작이다. 이 동작의 뿌리에는 나선의 움직임을 동반한 강인한 선상의 움직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선과 원의 움직임을 자유자재로 쓰는 것에 완성된 합기도의 움직임이 표현되는 것이다.

기본은 이러한 동작을 잘 이해하고 몸에 익히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의 뿌리를 소홀히 하면, 어떠한 좋은 기법을 습득해도 사상누각과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이 기본동작의 반복은 몇번이고 지속적으로 반복하지 않으면 안된다.

—위 글은 1960년 2월10일 세계본부에서 발행하는 합기도신문 11호에 실린 내용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