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합기도에서 길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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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明治) 시대의 무사 겸 사업가 사카모토 료마(坂本 龍馬, 1836~1867) 사진을 보면 몸매가 가냘프게 보일 정도로 평범합니다. 그 외에도 검술 달인들이 비슷합니다. 合気道(Aikido, 이하 합기도) 달인들과 검술 달인들의 몸은 거의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검술 영화를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반대로 영화 『300』이나 드라마 『스파르타쿠스』를 보면 근육질의 사내가 무거운 검을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동양과 서양이 검을 다루는 원리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몸 만들기도 달라집니다.

여기서는 운동에 따라 만들어지는 몸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일반인들은 아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사람은 두가지 변화가 일어 나는데 좋은 변화와 나쁜 변화가 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는 말이 있지만 가만히 있는 것은 퇴보이므로 변화에 중간은 없습니다.

합기도에서 좋은 변화와 나쁜 변화는 운동을 하고나서 심신(心身), 즉 몸과 마음이 어떻게 변하느냐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합기도는 몸과 마음에 분명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운동만 하면 건강해 진다는 상식적인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좀 더 분명한 것을 원합니다.

합기도는 “수부리(素振り)”라는 검을 올렸다 내려 베는 단순한 동작에서 합기(合氣) 원리를 찾습니다. “합기올리기(合気揚げ)”는 검을 올리는 동작에서 시작합니다. 검을 올릴 때 검 끝 움직임에서 이어져 들어 올리는 팔 근육의 작용을 잘 살피면 힘을 쓰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만약 팔굽을 굽히거나 힘을 쓰게 되면 근육이 긴장합니다. 이른바 보디빌딩 스타일의 근력형 운동은 유술이나 검술에서 활용하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많습니다. 정적인 상황에서 가장 보기 좋은 근육 발달을 추구하기 때문에 단단한 몸은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못하며 부상의 확률도 높아집니다.

검술을 하는 사람의 몸은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하고, 사고(思考)도 그러합니다. 검리에 맞지 않는 근육의 발달과 유연하지 않은 사고는 방해만 될 뿐입니다. 검술의 마지막 표현에서 “아이누케(相抜け)”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만약 두 명의 검술 달인이 동시에 검을 휘두른다면 두 사람 다 죽음을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활인검(不殺)에 대한 서로의 깨달음이 연결되어 마지막 순간에 슨도메(寸止め)로 멈추거나 아니면 각도를 틀어 빗나가게 하는 것을 아이누케라고 합니다. 일촉 즉발의 순간에 검을 거두는 것입니다.

합기도는 최고수준에 도달한 무술의 달인이 아이누케를 기술적 기반으로 만든 평화의 무술입니다. 실제 펼치는 기술을 보면 검술을 알아야만 이해될 수 있는 움직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합기도 창시자를 백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하는 달인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경직된 사람은 합기도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경직된 마음과 경직된 몸은 근성이라고 하는 곤조로 나타나곤 합니다. 스스로 완벽하다거나 변화를 바라지 않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깨달음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과 삶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처럼 말입니다.

합기도는 매우 유연한 운동으로 깨달음을 향한 긍정적 변화를 추구합니다. 오랜기간 태권도를 수련한 지도자가 합기도를 처음 배우고 나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단 한번의 교육으로도 더 나은 세상과 변화에 대한 씨앗을 담았습니다.

몸과 마음을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있게 합기도를 권합니다.

<대한합기도회 안양도장 검술 수련모습>
윤대현
국제합기도연맹(IAF) 한국대표 아시아합기도연맹 한국대표 (사)대한합기도회 회장 국제합기도연맹 공인 6단 신촌 본부도장 도장장 국제합기도연맹(IAF) 공인사범 도장연락처: 02-3275-0727 E-mail:aikido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