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합기도 조직과 지부장이 가져야할 책임

 

합기도(合氣道, Aikido)는 세계본부(財. 合氣會, AIKIKAI)가 있고 130개국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으며 그중에 49개국이 국제합기도연맹(國際合氣道連盟, International Aikido Federation)에 가맹되어 있는 거대한 조직입니다. 국제합기도연맹이 국제조직으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IOC나 SportAccord, IWGA와 같은 세계적인 연합체에 일원이 되어야 합니다.

 

국제합기도연맹은 SportAccord, IWGA 정회원이며 IOC 산하 조직인 AIMS의 정회원이기도 합니다. IWGA에서는 월드게임을 개최하고 있고 SportAccord는 무술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월드컴뱃게임즈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SportAccord와 같은 조직에 정회원 종목이 되려면 최소 3개 대륙 이상에서 국제적인 행사를 개최할 역량을 갖추어야 그 지위를 유지하게 됩니다.

 

국제합기도연맹은 기술의 통일성과 통합을 관리하고, 기술적 정신적 자질에 따라 단위(段位)를 결정하고 단증을 발행하는 아이키카이(財. 合氣會)를 중심으로 형성된 국제조직입니다. 국제합기도연맹은 국제대회를 개최합니다. 국제합기도연맹에 가맹된 단체는 그 나라의 대표 단체가 됩니다. 한국은 대한합기도회가 대표하며 전국합기도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습니다.

 

대한합기도회는 전국에 지부도장이 있습니다. 앞에서 밝힌 국제조직 형성과 같이 국내조직도 같은 모습입니다. 지부도장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지역 연합체가 구성되고 그 지역을 대표하는 협회장이 지부장이 됩니다. 따라서 지도활동을 하고 있는 사범은 많은 후진을 길러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어느정도 세월이 흐르면 지역을 대표하는 협회를 구성하기 위해 또 노력합니다.

 

먼저 시작한 선배는 선배로서 존중 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먼저 시작했다고 해도 연합체 구성없이 지부장이 되는 권한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저변확대에 대한 책임도 없이 권한만 갖는 것은 오히려 지역 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부와 지부는 서로의 존재에 대한 공감대를 가지고 협력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대한합기도회는 지부도장들로 구성된 연합체(협회) 입니다. 협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부장으로서 합기도의 발전과 저변확대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따라서 전국 각지역에 연합체를 구성해야 하고 그 연합체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승단, 강습회, 연무대회)를 관리, 감독, 지도해야 합니다.

 

지도자는 먼저 솔선수범하여 자질있는 제자를 길러내야 하고 그 자신도 스승을 따르는 제자의 모습으로 수련생들에게 모범을 보였을때 단합된 조직의 힘을 나타내게 됩니다. 지도자를 선택할때는 자질을 잘 살펴야 하고 단지 기술만 전달하는 관계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함께 했던 세월만큼 돈독하고 생기 넘치는 관계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합기도는 인간의 삶을 존중하는 것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복종과 순응을 강요하듯 선배와 후배의 상하관계가 마치 군사조직처럼 강압적인 기류가 흘러서는 안됩니다. 인간 존중이 없는 지식과 관계는 오직 파괴와 분열만 가져올 뿐입니다. 사람을 존중할 줄 아는 교육이 올바른 교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도자에게 인간관계에 대한 옳은 품성이 없다면 분열을 조장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입니다. 합기도가 시합을 하지 않는 것은 결과를 위해 행동하도록 강요되는 것을 경계하고 타인에 대한 존중과 결과에 대한 보상이나 이익을 바라는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깨우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협회라고 해서 모두 같은 것이 아닙니다. 대표가 모범적인 기술을 보여주고 있는 본부도장도 없이 사무실만 있고 단증만 발행하고 있다면 그런 단체에서 아무리 오랜 세월을 보냈다고 해도 형재애와 같은 결속력은 결코 힘을 얻질 못합니다. 대회를 열어도 경쟁만 부추기는 시합만 있을 것입니다. 결국 사이비는 똑같은 협회만 계속 늘어날 뿐입니다.

 

국제합기도연맹이 만들어지게 된 동기를 보면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가노지고로(嘉納治五郞)의 고도칸(講道館) 유도가 동양 무술로써는 처음으로 올림픽 종목이 될 정도로 세계적인 보급이 이루어졌습니다. 유럽에서는 이미 저변이 확대되어 있는 유도장에서 합기도를 함께 가르친 곳이 많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유럽에서 합기도는 유도의 영향으로 인해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는 유럽의 유도 지도자들이 유도 세계본부인 고도칸에 합기도를 위한 국제조직의 필요성을 요청하게 되었고 고도칸에서는 그러한 요구에 대해서 아이키카이에 건의하였고 아이키카이에서는 국제조직의 필요성을 인지하게 되면서 국제합기도연맹을 구성하게 됩니다.

 

1976년에 일본 도쿄에서 첫 국제합기도대회를 개최하면서 합기도의 세계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32년이 지나고 나서야 한국은 대한합기도회(大韓合氣道會)라는 정통한 조직이 만들어지고 드디어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인간존중의 무도(武道)로서 합기도가 검도나 유도처럼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게 될 것입니다.